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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보이

수퍼 보이 (Super Boy 1 Unl) · 1989 · Zem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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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보이로 하던 마리오

1980년대 후반 국내 아이들에게 게임기는 대개 두 갈래였습니다. 하나는 패미컴 계열이었고, 다른 하나는 삼성이 들여온 겜보이, 즉 세가 마스터시스템 계열이었습니다. 문제는 마리오였습니다. 그 유명한 점프 액션은 다른 진영의 간판이라, 겜보이를 가진 아이는 남의 집에 가야만 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빈자리를 국내 업체가 메웠습니다. 겜보이에서 돌아가는 점프 액션 게임을 직접 만들어 카트리지로 내놓은 겁니다. 화면을 보면 무엇을 참고했는지 대번에 알 수 있지만, 당시에는 그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내 게임기에서 그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전부였습니다.

수퍼 보이 액션 게임 화면 1 - 마스터 시스템 (1989)

어떤 게임인가

수퍼 보이(Super Boy)는 좌우로 흐르는 화면을 따라 달리고 뛰어 발판을 넘으며 골에 도착하는 횡스크롤 점프 액션 게임입니다. 조작은 이동과 점프, 그리고 달리기뿐이라 설명이 거의 필요 없습니다.

블록을 아래에서 머리로 치면 아이템이나 동전이 나오고, 적은 밟아서 처리합니다. 관을 타고 지하로 내려가는 구간, 물속을 헤엄치는 구간, 마지막에 성이 나오는 구성까지 익숙한 형태를 그대로 따릅니다.

이 기기에서 돌린다는 것

마스터시스템은 원래 이런 종류의 스크롤 액션에 특별히 유리한 기기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화면 흐름이 조금 뻣뻣하고, 캐릭터 움직임에 관성이 다르게 붙습니다. 원본을 손에 익힌 사람이 잡으면 점프 거리 감각이 어긋나 초반에 몇 번 떨어집니다.

반대로 이 판본을 먼저 익힌 사람에게는 이쪽이 표준입니다. 어느 쪽을 먼저 했느냐로 손 감각이 갈리는데, 이건 이 게임을 이야기할 때 늘 나오는 화제입니다.

진행의 요령

기본은 무리해서 달리지 않는 것입니다. 달리기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으면 속도가 붙어 발판을 넘기 쉬워지지만, 대신 멈추는 데 시간이 걸려 좁은 발판에서 미끄러집니다. 짧은 발판 앞에서는 속도를 한 번 죽였다가 뛰는 편이 안전합니다.

적은 밟는 것이 기본이지만, 밟히지 않는 종류도 있습니다. 처음 보는 적은 일단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블록을 전부 쳐 보는 것도 손해가 아닙니다. 숨은 아이템이 들어 있는 자리가 곳곳에 있습니다.

그 시절의 국산 카트리지

이 시기 국내에는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카트리지가 여럿 있었습니다. 공식 허가를 받고 나온 물건이 아니라 청계천 상가와 동네 문구점에서 팔렸고, 상자도 설명서도 없이 카트리지만 비닐에 담겨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 보면 저작권 관념이 흐릿하던 시절의 산물이지만, 동시에 그 시절 국내에서 게임을 만들던 사람들이 남긴 기록이기도 합니다. 화면을 보면 원본을 흉내 내면서도 기기의 한계 안에서 나름의 해법을 찾은 흔적이 보입니다.

조작감은 거칠고 그림도 투박합니다. 그런데 몇 판만 지나면 손이 적응하고, 그때부터는 그냥 점프 액션 게임 한 편이 됩니다. 발판 배치를 외우고 최단 경로를 찾는 재미는 이 장르가 원래 가진 것이라 여기서도 그대로 작동합니다. 겜보이를 가졌던 사람에게는 추억의 물건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 시절 국내 게임 시장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보여 주는 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