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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맨

팩맨 (Puck Man Japan SET 1) · 1980 · Na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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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바뀐 사연

이 게임의 원래 이름은 팩맨이 아니라 퍽맨이었습니다. 입을 뻐끔거린다는 뜻의 일본어 의성어에서 따온 이름인데, 해외로 나갈 때 문제가 생겼습니다. 간판에 적힌 P의 획 하나만 그으면 전혀 다른 단어가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캐비닛에 낙서가 남을 것을 걱정해 이름을 한 글자 바꿨고,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이름이 만들어졌습니다.

팩맨(Puck Man)은 미로 안을 돌아다니며 바닥에 깔린 점을 모두 먹는 게임입니다. 미로에는 유령 네 마리가 함께 돌아다니고, 이들에게 닿으면 끝입니다. 조작은 방향 네 개뿐이고 공격 버튼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규칙만으로 사십 년이 넘도록 사람들이 붙잡고 있습니다.

팩맨 액션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0)

미로와 파워 쿠키

미로 네 귀퉁이에는 다른 점보다 큰 것이 하나씩 놓여 있습니다. 이것을 먹으면 잠깐 동안 관계가 뒤집혀서, 파랗게 질린 유령들이 도망치고 이쪽이 쫓아갑니다. 이때 유령을 연달아 먹으면 점수가 배로 뛰기 때문에, 큰 점을 언제 먹느냐가 곧 점수 관리가 됩니다. 유령이 흩어져 있을 때 급히 먹어 버리면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시간만 흘려보냅니다.

미로 양옆에는 반대편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있습니다. 여기로 빠져나가면 화면 반대쪽에서 나오는데, 유령은 이 통로 안에서 느려지기 때문에 쫓길 때 도망칠 곳으로 유용합니다. 가운데에는 가끔 과일이 나타나 점수를 얹어 주고, 판이 올라갈수록 나오는 과일도 바뀝니다.

팩맨 액션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80)

유령 넷은 생각이 다릅니다

네 마리 유령은 색만 다른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방식이 다릅니다. 빨간 쪽은 집요하게 뒤를 따라붙고, 분홍 쪽은 지금 가는 방향의 앞쪽을 노려 길을 막습니다. 하늘색 쪽은 다른 유령의 위치까지 끌어들여 예측하기 어렵게 움직이고, 주황 쪽은 가까워지면 오히려 거리를 두려는 듯 떨어져 나갑니다.

이 차이를 알고 나면 화면을 보는 방식이 바뀝니다. 뒤에 붙은 빨간 쪽은 코너를 돌며 떼어 낼 수 있지만, 앞을 막으러 오는 분홍 쪽은 미리 방향을 틀어 피해야 합니다. 네 마리가 동시에 몰려오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오래 사는 요령이고, 그러려면 남은 점을 어느 쪽부터 먹을지 순서를 정해 두어야 합니다.

팩맨 액션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80)

패턴과 256번째 화면

유령의 움직임에는 규칙이 있기 때문에, 정해진 경로대로 움직이면 같은 결과가 반복됩니다. 이 성질을 파고들어 한 판을 통째로 외워 버리는 공략이 일찍부터 돌았습니다. 잘하는 사람의 플레이를 보면 도망치는 것처럼 보이지 않고, 정해진 길을 순서대로 밟아 나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유명한 마지막이 있습니다. 판을 세는 값이 한 바이트로 관리되던 탓에, 256번째 화면에 이르면 오른쪽 절반이 알아볼 수 없는 문자들로 깨져 버립니다. 점을 다 먹을 수 없으니 더 나아갈 수도 없습니다. 게임을 끝까지 밀어붙인 사람들이 발견한 이 벽은 지금도 이 게임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