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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과 엑스맨

스파이더맨과 엑스맨: 아케이드의 복수 (Spider Man and the x Men in Arcade S Revenge Europe) · 1993 · LJ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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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명, 여섯 가지 게임

이 게임의 구조가 재미있습니다. 스파이더맨이 중심에 있지만, 실제로 하는 일은 엑스맨 다섯 명을 차례로 구해 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각 인물의 스테이지가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사이클롭스는 화면을 걸어가며 광선을 쏘고, 아이스맨은 얼음판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고, 스톰은 물속을 헤엄칩니다. 울버린은 발톱으로 근접전을 하고, 갬빗은 카드를 던집니다.

그래서 한 게임 안에서 여섯 가지 다른 조작을 익혀야 합니다. 하나에 익숙해질 만하면 다음 인물로 넘어가 처음부터 다시 감을 잡는 구성이라, 좋게 보면 다채롭고 나쁘게 보면 정신없습니다.

스파이더맨과 엑스맨 액션 게임 화면 1 - 슈퍼 패미컴 (1993)

어떤 게임인가

스파이더맨과 엑스맨(Spider-Man and the X-Men in Arcade's Revenge)은 아케이드라는 이름의 악당이 만든 함정 놀이공원에 갇힌 동료들을 구출하는 액션 게임입니다. 기본 무대는 스파이더맨이 이동하는 구역이고, 여기서 각 동료의 스테이지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습니다.

스파이더맨은 거미줄을 쏘아 매달리고 벽을 타고 오릅니다. 다른 인물들의 스테이지를 다 끝내야 마지막 대결로 갈 수 있고, 순서는 어느 정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습니다.

각 스테이지에는 그 인물에 맞춘 목표가 따로 있습니다. 정해진 것을 부수고 지나가기도 하고, 제한 시간 안에 특정 지점까지 도달해야 하기도 합니다. 무작정 앞으로 가는 게 아니라 스테이지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게 먼저입니다.

인물별 성격

울버린 구간이 가장 직관적입니다. 발톱으로 때려 부수며 나아가면 되고, 체력이 조금씩 회복되는 특성 덕에 밀어붙이기가 가능합니다. 반대로 사이클롭스 구간은 광선의 각도와 사거리를 재야 해서 신중해집니다.

스톰의 수중 스테이지는 관성이 붙어 조작이 미끄럽고, 아이스맨 구간은 얼음길을 만들며 나아가는 특이한 이동이 핵심입니다. 갬빗은 던진 카드가 날아가는 궤적을 계산해야 합니다. 각각 다른 게임을 하는 기분이 드는 게 이 작품의 개성입니다.

어려운 게임

솔직히 말하면 쉬운 게임이 아닙니다. 목숨이 넉넉하지 않고, 스테이지마다 요구하는 조작이 다른데 연습할 기회를 잘 주지 않습니다. 처음 하는 사람은 어느 구간에서든 몇 번씩 막히게 됩니다.

특히 발판을 딛고 올라가는 구간에서 실수가 잦습니다. 점프 거리가 인물마다 다르고, 스파이더맨의 거미줄은 매달릴 수 있는 지점이 정해져 있어서 아무 데서나 되지 않습니다. 어디에 걸리는지 눈에 익히기 전까지는 떨어지는 일이 반복됩니다.

요령이 있다면 자신 있는 인물의 스테이지부터 끝내 두는 것입니다. 남은 목숨은 공유되므로, 잘 되는 구간에서 안정적으로 넘어가 두면 어려운 구간에 쓸 여유가 생깁니다.

원작 만화를 옮기는 방식

1990년대 초는 만화 원작 게임이 쏟아지던 시기였습니다. 대부분은 주인공 하나를 두고 옆으로 진행하는 액션으로 만들었는데, 이 게임은 여러 인물의 능력을 각각 다른 게임 규칙으로 옮기려 한 점이 다릅니다. 완성도에서 편차가 생긴 것도 그 욕심 때문입니다.

그림과 소리는 이 기기에서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인물들의 동작이 원작 그림체를 잘 살렸고, 스테이지마다 배경이 확실히 구분됩니다.

그 시절의 기억

국내에서는 엑스맨이라는 이름이 만화보다 오락실 벨트스크롤 게임으로 먼저 알려진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처음 잡은 사람들은 여럿이 몰려나오는 적을 때려눕히는 그림을 기대했다가, 전혀 다른 구성에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난이도 때문에 끝까지 본 사람은 많지 않지만, 여섯 인물의 스테이지가 각각 다른 게임처럼 만들어졌다는 점은 지금 봐도 흥미로운 시도입니다. 좋아하는 인물의 구간만 골라 다시 해 보는 것도 이 게임을 즐기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