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플리프터 III
초플리프터 III (Choplifter Iii Rescue Survive Europe) · 1994 · Oc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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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에서 점수를 올리는 방법은 적을 많이 부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을 많이 데려오는 것입니다. 헬리콥터를 몰고 적진으로 날아가 포로 수용소 앞에 내려앉으면, 갇혀 있던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달려 나와 기체에 올라탑니다. 정원이 차면 다시 아군 기지로 돌아가 내려놓아야 합니다. 총을 쏘는 게임이면서 실제로는 운송 게임이라는 이 뒤틀린 구조가, 1982년 첫 작품 때부터 이 시리즈를 남다르게 만들어 온 부분입니다.
초플리프터 III(Choplifter III)는 옆에서 본 화면으로 진행하는 헬리콥터 액션 슈팅입니다. 기체는 좌우로 기울여 날고, 정지 비행이 되며, 아래로 내려 착륙할 수 있습니다. 앞뒤 어느 쪽으로든 총을 쏠 수 있게 기수를 돌릴 수 있고, 대공 미사일과 지상 목표를 상대하는 무기가 따로 준비돼 있습니다. 임무는 정해진 수 이상의 인질을 구출해 무사히 귀환하는 것입니다.
기수를 돌리는 조작
이 게임을 처음 잡으면 가장 낯선 것이 방향 전환입니다. 헬리콥터는 오른쪽을 보고 날다가 왼쪽으로 가려면 기체를 돌려야 하고, 그 사이 잠깐 정면을 보는 자세를 거칩니다. 정면 자세에서는 화면 안쪽으로 총을 쏘게 되어 있어, 벽 뒤에 붙은 적을 처리할 때 씁니다. 이 세 가지 자세를 상황에 맞게 바꾸는 것이 조작의 핵심입니다.
익숙해지기 전에는 적을 마주친 뒤 돌리다가 그대로 얻어맞기 십상입니다. 요령은 진입 방향을 미리 정하는 것입니다. 앞쪽 지형에 무엇이 있는지 파악하고 필요한 자세를 먼저 잡은 채로 들어가면 훨씬 안전합니다. 급할 때는 사격보다 고도를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대공포는 대부분 정해진 각도로 쏘기 때문에, 높이를 바꾸는 것만으로 회피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착륙이 진짜 위험합니다
인질을 태우려면 반드시 지면에 내려앉아야 하는데, 이때가 가장 무방비한 순간입니다. 착륙 지점 주변에 대공 진지나 전차가 남아 있으면 사람을 태우는 동안 그대로 두들겨 맞습니다. 그래서 정석은 착륙 전에 주변 위협을 먼저 정리하고, 지면 가까이 낮게 접근해 빠르게 내려앉는 것입니다.
수용소 문을 여는 것도 신경 써야 합니다. 건물을 부수거나 정해진 방식으로 열어야 사람들이 나오는데, 잘못 쏘면 인질이 함께 다칩니다. 인질을 잃으면 임무 목표를 채우지 못하니, 지상 사격은 반드시 목표를 확인하고 눌러야 합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임무를 실패하는 이유는 격추당해서가 아니라, 자기 사격에 인질을 잃거나 정원을 다 채우기 전에 무리하게 더 들어가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연료와 기체 관리
기체에는 연료와 내구도가 있습니다. 연료가 떨어지면 추락하므로, 멀리 나갔다면 돌아올 몫을 반드시 남겨 둬야 합니다. 인질을 한 명이라도 더 태우려는 욕심과 무사히 돌아와야 한다는 조건이 계속 부딪히는데, 이 줄다리기가 이 게임의 긴장감을 만듭니다.
기지로 돌아가면 인질을 내려놓는 동시에 기체가 정비됩니다. 그래서 상태가 나쁘면 정원을 다 못 채웠더라도 일단 복귀하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무리해서 한 번 더 들어갔다가 격추되면 그때까지 태운 사람이 전부 사라지므로, 손해가 훨씬 큽니다. 임무 목표를 여러 차례 왕복으로 나눠 채운다는 생각으로 움직이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시리즈 안에서의 자리
첫 작품은 가정용 컴퓨터에서 나와 화제가 되었고, 오락실판을 거치며 화면이 화려해졌습니다. 이 세 번째 작품은 슈퍼패미컴에 맞춰 만들어진 것으로, 배경이 사막과 도시, 설원, 해상 등으로 다양해지고 적 종류와 무기가 늘었습니다. 미션 사이에 상황을 설명하는 화면이 들어가면서 임무를 이어 가는 형태가 되었고, 원작의 담백함보다는 그 시절 슈퍼패미컴 액션 게임다운 볼륨을 갖췄습니다.
개발은 호주의 빔 소프트웨어 계열이 맡았고, 유럽에서는 오션이 유통했습니다. 지역마다 유통사가 달랐던 탓에 같은 게임이 여러 이름으로 팔린 것도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한국에서는
한국에서는 슈퍼패미컴판보다 초창기 컴퓨터판 초플리프터로 이 시리즈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학교 앞 컴퓨터 학원이나 잡지 부록을 통해 접했던 그 헬리콥터 게임의 후속이 이렇게까지 커졌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는 식입니다.
지금 해 보면 조작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목표가 뚜렷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헷갈리지 않습니다. 적을 다 부수는 것보다 사람을 데리고 살아 돌아오는 쪽이 우선이라는 규칙이, 총만 쏘는 슈팅들과는 다른 종류의 긴장을 만들어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