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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2 (GBA)

스파이더맨 2 (Spider Man 2 I Independent) · 2004 · Acti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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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의 스파이더맨 2는 게임 쪽에서도 사건이었습니다. 거치형 기기판이 도시 전체를 거미줄로 날아다니게 만들어 놓으면서, 영화를 바탕으로 한 게임은 시시하다는 통념을 뒤집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감각을 작은 휴대용 기기로 어떻게 옮기느냐였습니다. 3차원 도시를 통째로 넣을 수는 없으니, 휴대용판은 아예 다른 답을 내놨습니다. 화면을 옆으로 눕히고, 그 안에서 거미줄의 손맛만큼은 살리는 쪽입니다.

이 게임은 스파이더맨이 되어 도시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횡스크롤 액션입니다. 원제는 스파이더맨 2(Spider-Man 2)이고, 주먹과 발로 싸우는 격투 동작에 거미줄을 쓰는 이동과 공격이 얹혀 있습니다. 건물 사이를 줄로 건너고, 벽에 붙어 기어오르고, 적을 줄로 묶어 무력화하는 동작들이 기본 조작에 들어 있습니다.

스파이더맨 2 (GBA) 어드벤처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어드밴스 (2004)

거미줄로 움직이기

이 게임에서 가장 신경 써서 만든 부분은 이동입니다. 그냥 걷고 뛰는 것만으로는 지도를 제대로 돌아다닐 수 없고, 줄을 쏴서 매달려 흔들리는 동작을 써야 합니다. 흔들리는 궤적을 읽고 적당한 순간에 줄을 놓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벽에 붙어 기어오르는 동작도 자주 씁니다. 높은 곳으로 가야 할 때, 혹은 아래쪽 적을 피해 우회할 때 쓰는데, 천장에 매달린 채로 아래를 내려다보며 상황을 살피는 일이 잦습니다. 이 자세 자체가 스파이더맨답다는 인상을 줍니다.

익숙해지기 전에는 줄을 쏘다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 떨어지는 일이 반복됩니다. 붙을 곳이 있어야 줄이 걸린다는 점을 기억하고, 걸릴 곳을 먼저 보고 쏘는 습관을 들이면 금방 편해집니다.

싸움의 짜임

적은 대개 무리로 나옵니다. 주먹만 휘두르면 뒤에서 맞고, 뒤를 보면 앞에서 맞습니다. 그래서 한 자리에 서서 싸우기보다 줄로 위치를 계속 바꾸면서 하나씩 떼어 내는 쪽이 안전합니다.

거미줄은 공격에도 쓸모가 큽니다. 적을 묶어 잠깐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 수 있고, 그 사이에 다른 적을 정리하면 수적 열세를 뒤집을 수 있습니다. 총을 든 적처럼 위험한 쪽부터 묶어 두는 게 정석입니다.

공중에서 내려찍는 식의 동작도 있어서, 높은 곳에서 기습하는 전개가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바닥에서만 싸우는 사람과 위아래를 쓰는 사람의 체감 난이도가 꽤 다릅니다.

도시를 돌아다니는 구조

한 줄로 이어진 무대를 차례로 지나가는 형태가 아니라, 도시를 돌아다니며 사건을 처리하는 형태에 가깝습니다. 범죄가 벌어지면 거기로 가서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얻는 것으로 능력을 키웁니다.

이런 구조 덕분에 반복해서 돌아다니며 실력을 올릴 여지가 생깁니다. 어려운 구간에서 막히면 잠깐 다른 일을 처리해 능력을 올린 뒤 다시 붙는 식입니다. 거치형판이 주는 자유로운 감각을 나름의 방식으로 흉내 낸 셈입니다.

막히는 지점과 요령

가장 흔한 실패는 체력을 아끼지 않는 것입니다. 잡졸과 싸우면서 조금씩 깎인 체력으로 큰 싸움에 들어가면 손쓸 방법이 없습니다. 굳이 싸울 필요 없는 적은 줄로 지나쳐 버리는 편이 이득일 때가 많습니다.

두 번째는 거미줄 자원입니다. 줄을 쓸 수 있는 양에 한도가 있어서, 이동에 마구 쓰면 정작 싸울 때 못 씁니다. 회복되는 속도를 감안해 아껴 쓰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큰 적을 정면으로 상대하는 것입니다. 덩치 큰 상대는 대개 정해진 동작을 하고, 그 동작이 끝난 직후에만 안전하게 때릴 수 있습니다. 조급하게 달려들면 반격에 크게 맞습니다.

작은 화면으로 옮긴다는 것

영화를 바탕으로 한 게임의 휴대용판은 대개 급하게 만들어져 내용이 얇습니다. 이 작품은 그 함정을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거미줄로 움직이는 감각 하나만큼은 제대로 붙잡아 놨습니다. 그게 스파이더맨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거치형판의 도시를 기대하고 켜면 작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옆으로 흐르는 액션 게임 하나로 놓고 보면, 조작할 거리가 많고 손이 바쁜 편에 속합니다. 짧게 나눠 하기에도 적당한 호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