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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 존스와 인퍼널 머신

인디아나 존스와 인퍼널 머신 (Indiana Jones and the Infernal Machine USA Europe En Fr de) · LucasArts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채찍 하나로 유적을 건너다

인디아나 존스라는 인물이 게임에 잘 어울리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가 하는 일이 대부분 게임에서 시키기 좋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무너지는 다리를 건너고, 함정이 깔린 방을 통과하고, 벽에 새겨진 수수께끼를 풀고, 마지막에 무언가를 손에 넣어 도망칩니다. 이걸 그대로 규칙으로 옮기면 액션 어드벤처가 됩니다.

그중에서도 채찍은 게임 도구로 대단히 쓸모가 많습니다. 무기이면서 동시에 이동 수단이고, 멀리 있는 물건을 끌어당기는 손이기도 합니다. 버튼 하나에 이렇게 여러 용도를 담을 수 있는 소품은 흔치 않습니다.

인디아나 존스와 인퍼널 머신 어드벤처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컬러

어떤 게임인가

인디아나 존스와 인퍼널 머신(Indiana Jones and the Infernal Machine)은 주인공이 유적과 지하 통로를 탐험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액션 어드벤처입니다. 적을 쓰러뜨리는 것도 있지만 비중이 크지 않고, 게임 시간의 대부분은 길을 찾고 장치를 조작하고 발판을 건너는 데 쓰입니다.

원작은 3차원 공간을 돌아다니는 게임이었고, 이 휴대용 기기판은 그것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2차원 화면으로 다시 만들었습니다. 화면을 한 칸씩 이동하면서 방마다 놓인 문제를 풀고 다음 방으로 넘어가는 구조입니다. 공간을 옮겨 놓은 방식은 완전히 달라졌지만, 탐험하고 궁리한다는 핵심은 남아 있습니다.

인디아나 존스와 인퍼널 머신 어드벤처 게임 화면 2 - 게임보이 컬러

한 방을 푸는 방법

이런 게임에서 새로운 방에 들어섰을 때 할 일은 정해져 있습니다. 먼저 출구가 어디인지 찾습니다. 그다음 왜 지금 거기로 갈 수 없는지를 확인합니다. 문이 잠겨 있거나, 발판이 없거나, 함정이 가로막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 방 안에서 그것을 해결할 물건을 찾습니다.

해결책은 대체로 세 가지 중 하나입니다. 어딘가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는 것, 무거운 물건을 밀어 옮기는 것, 아니면 채찍을 걸 지점을 찾아 건너뛰는 것. 처음에는 방마다 헤매지만, 이 세 가지 패턴이 몸에 익으면 방에 들어서자마자 어떤 종류의 문제인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막혔을 때 가장 좋은 습관은 방 전체를 천천히 한 바퀴 도는 것입니다. 작은 화면에서는 중요한 물건이 구석에 작게 그려져 있어 지나치기 쉽습니다. 급하게 출구만 노려보다가는 바로 옆에 있는 답을 못 봅니다.

휴대용 기기의 한계와 그 안의 궁리

게임보이 컬러는 성능이 넉넉한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화면은 작고, 쓸 수 있는 색도 제한되어 있으며, 담을 수 있는 자료의 양도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3차원 탐험 게임을 여기로 옮긴다는 것은 사실상 다른 게임을 새로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이식판을 평가할 때는 기준을 다르게 잡아야 합니다. 원작만큼 웅장하냐가 아니라, 주어진 그릇 안에서 원작의 무엇을 지켜 냈느냐를 봐야 합니다. 탐험의 막막함과 한 방을 풀었을 때의 후련함, 함정 앞에서 망설이는 순간. 이런 감각이 남아 있다면 옮기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루카스아츠라는 회사

루카스아츠는 영화사에서 갈라져 나온 게임 회사입니다. 자기 영화 판권을 게임으로 만들기에 더없이 좋은 위치였고, 실제로 그 판권을 오래 굴렸습니다.

다만 이 회사가 이름을 얻은 진짜 이유는 영화 판권이 아니라 어드벤처 게임이었습니다. 1990년대 내내 화면을 클릭해 물건을 조합하고 대화로 수수께끼를 푸는 게임을 연달아 내놓았고, 그 분야에서 가장 잘 만드는 곳으로 통했습니다. 그 회사가 액션 어드벤처로 방향을 튼 시기의 작품이 바로 이 계열입니다.

그 시절 휴대용 이식판이라는 것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는 유명 작품을 휴대용 기기로 옮기는 일이 가장 활발하던 때입니다. 기기를 산 아이들에게는 팔 게임이 필요했고, 회사에는 이미 이름값을 갖춘 제목이 쌓여 있었습니다.

결과물의 품질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이름만 빌려 와 급하게 만든 것도 많았고, 작은 그릇에 맞게 정성껏 다시 설계한 것도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런 팩을 정식으로 구하기 쉽지 않아서, 대개는 문방구나 상가의 작은 가게에서 낱개로 사고팔았습니다. 무슨 게임인지도 모르고 표지 그림만 보고 고르던 시절이라, 뽑기처럼 사서 집에 와 켜 보는 재미가 따로 있었습니다.

지금 다시 켜 보면 화면은 작고 소박하지만, 낯선 유적의 방문을 하나씩 열어 보는 그 기분은 여전히 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