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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 1편 컬렉터판

젤다의 전설 (Zelda no Densetsu the Hyrule Fantasy Japan Collector S Edition) · 1986 ·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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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길을 알려주지 않는 게임

시작하면 링크는 그냥 들판 한가운데에 서 있습니다. 목표도, 화살표도, 다음에 갈 곳을 알려주는 안내도 없습니다. 왼쪽으로 한 화면 걸어가면 동굴이 하나 있고, 그 안의 노인이 나무 검을 건네주며 "혼자 가면 위험하다"고 말할 뿐입니다. 그다음부터는 전부 플레이어 몫입니다.

이 무심함이야말로 이 게임의 정체입니다. 당시 게임들이 정해진 코스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달리게 만들어 놓았다면, 이 게임은 넓은 땅을 통째로 열어 두고 어디로 가든 내버려 둡니다. 벽에 폭탄을 던져 보고, 수상한 바위를 밀어 보고, 덤불을 태워 보다가 숨은 계단을 찾아내는 그 순간이 이 게임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젤다의 전설 1편 컬렉터판 어드벤처 게임 화면 1 - 패미컴 (1986)

하이랄이라는 한 장의 지도

젤다의 전설(Zelda no Densetsu: The Hyrule Fantasy)은 링크라는 소년이 흩어진 힘의 트라이포스 조각 여덟 개를 모아 대마왕 가논을 쓰러뜨리고 젤다 공주를 구하는 액션 어드벤처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필드를 돌아다니고, 검과 방패로 싸우고, 곳곳의 던전에 들어가 아이템과 보스를 상대합니다.

필드는 한 화면씩 넘어가는 방식으로 이어져 있는데, 그 화면들이 전부 하나의 커다란 대륙을 이룹니다. 북쪽 산악지대, 동쪽 해안, 서쪽 숲, 남쪽 사막까지 각 구역의 지형이 다르고 나오는 적도 다릅니다. 처음에는 나무 검 하나로 옥토록의 돌팔매질에도 쩔쩔매지만, 하트 컨테이너가 늘고 장비가 갖춰지면 같은 화면이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

젤다의 전설 1편 컬렉터판 어드벤처 게임 화면 2 - 패미컴 (1986)

던전 아홉 개와 열쇠가 되는 도구

지상에 흩어진 던전은 모두 아홉 개입니다. 앞의 여덟 개에 트라이포스 조각이 하나씩 들어 있고, 마지막 아홉 번째 데스 마운틴이 가논의 소굴입니다. 던전마다 그 안에서 얻는 핵심 도구가 있고, 그 도구가 다음 던전의 열쇠가 되는 구조입니다.

부메랑은 적을 잠시 굳히고 멀리 있는 아이템을 끌어옵니다. 활과 화살은 방어력 높은 적에게 통하고, 사다리는 물을 한 칸 건너게 해 줍니다. 뗏목이 있어야 갈 수 있는 섬이 있고, 팔찌가 있어야 밀리는 바위가 있습니다. 폭탄은 벽을 뚫는 도구인데, 어떤 벽이 뚫리는지는 알려주지 않으므로 수상한 곳마다 하나씩 던져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던전 안은 방을 하나씩 이동하는 구조라 처음 들어가면 길을 잃기 쉽습니다. 그래서 던전마다 지도와 나침반이 숨어 있고, 나침반을 얻으면 트라이포스 조각이 어느 방에 있는지 표시됩니다. 손으로 종이에 방 배치를 그려 가며 진행하던 시절의 기억이 이 게임에 특히 진하게 남아 있습니다.

체력이 가득 차면 날아가는 검

전투에서 가장 인상적인 규칙은 하트가 전부 채워져 있을 때 검을 휘두르면 검기가 앞으로 날아간다는 점입니다. 원거리 공격이 부실한 초반에 이게 실질적인 주무기 노릇을 하기 때문에, 피격을 아끼며 만피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실력이 됩니다. 한 대 맞는 순간 검기가 사라지고 다시 근접전을 해야 하니 긴장감이 다릅니다.

적들의 움직임도 종류마다 명확합니다. 돌을 던지는 옥토록, 벽을 타고 미끄러지는 스탈포스, 검을 던지는 다크너트, 그리고 뒤에서 튀어나와 방패를 먹어 치우는 라이크라이크까지 각각 대응법이 다릅니다. 방패를 잃으면 원거리 공격을 그대로 다 맞게 되므로 라이크라이크는 유독 미움을 삽니다.

돈을 모아 상점에서 사야 하는 물건도 있습니다. 파란 옷과 빨간 옷은 받는 피해를 줄여 주고, 물약은 죽음을 한 번 되돌려 줍니다. 루피가 늘 모자라기 때문에 어디서 돈이 잘 나오는지를 알아 두는 것도 요령입니다.

두 번째 모험, 그리고 이후

한 번 끝내면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클리어하면 던전 배치와 아이템 위치가 전부 바뀐 두 번째 모험이 열리는데, 난도가 상당히 올라가서 첫 판을 외운 사람도 처음부터 다시 헤매게 됩니다. 이름을 특정한 문자열로 지어 처음부터 두 번째 모험을 시작하는 방법도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여기서 만들어진 문법 — 넓은 필드를 자유롭게 오가고, 던전에서 얻은 도구로 갈 수 있는 곳을 넓혀 가는 방식 — 은 이후 수십 년 동안 이어지는 시리즈의 뼈대가 되었습니다. 시간의 오카리나든 최근작이든 결국 하는 일은 이 첫 작품과 같습니다. 지금 해 봐도 화면 하나하나를 뒤지며 다음 길을 스스로 찾아내는 재미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