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과 제리 메가드라이브
톰과 제리: 프랜틱 앤틱스 (Tom and Jerry Frantic Antics USA 1994) · 1994 · Alt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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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 한 마리가 온 집 안을 뒤집습니다
만화 속 톰과 제리를 떠올리면 늘 같은 그림이 그려집니다. 작은 생쥐 한 마리가 부엌을 가로지르고, 그 뒤를 커다란 고양이가 접시를 깨뜨리며 쫓아갑니다. 이 게임은 딱 그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화면 속 제리는 사람 손바닥만 한 크기로 그려져 있고, 대신 주변 사물이 전부 거인의 물건처럼 커집니다. 식탁 다리가 절벽이 되고, 접시 한 장이 발판이 됩니다.
크기 대비를 이렇게 밀어붙인 덕분에 익숙한 집 안이 낯선 모험지가 됩니다. 부엌 싱크대는 물살이 흐르는 계곡이고, 다락방은 먼지 쌓인 미로입니다. 만화를 본 사람이라면 첫 화면만 봐도 무슨 게임인지 알아차립니다.
어떤 게임인가
톰과 제리 메가드라이브(Tom and Jerry: Frantic Antics)는 원작 만화를 소재로 삼은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제리를 조작해 스테이지 끝까지 나아가고, 도중에 톰의 방해를 피하거나 되받아칩니다.
조작은 단순합니다. 좌우로 걷고, 점프하고, 주워 든 물건을 던집니다. 던질 것은 바닥과 선반 곳곳에 놓여 있어서 탄약 걱정 없이 계속 싸울 수 있습니다. 다만 제리는 몸집이 작은 만큼 한 대만 맞아도 크게 밀려나므로, 무작정 앞으로 가기보다 적의 움직임을 한 박자 보고 들어가는 편이 안전합니다.
무대는 집 안, 그리고 그 너머
스테이지는 집이라는 공간을 층층이 쪼개서 만들었습니다. 부엌에서는 조리대와 찬장을 오르내리고, 정원으로 나가면 화분과 담장이 발판이 됩니다. 지하실과 다락은 어둡고 좁아 점프 거리가 더 빡빡하게 잡혀 있습니다.
각 구역 끝에는 톰이 기다립니다. 톰은 빗자루나 도구를 들고 나와 넓은 범위를 휩쓸기 때문에, 정면으로 붙지 않고 거리를 벌린 채 물건을 던져 깎아 내는 쪽이 정석입니다. 톰이 크게 휘두른 직후에 잠깐 생기는 빈틈이 유일한 반격 기회입니다.
만화의 질감을 옮겨 온 방식
이 게임이 공을 들인 부분은 연출입니다. 제리가 맞을 때 눈이 뱅글 도는 모습이나, 톰이 벽에 부딪혀 납작해지는 장면 같은 만화 특유의 과장이 스프라이트 애니메이션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효과음도 만화처럼 통통 튀는 소리를 골라 붙였습니다.
난도는 높은 편은 아닙니다. 발판 배치가 친절하고 회복 아이템도 넉넉해서, 액션 게임을 처음 잡아 보는 사람도 몇 스테이지는 무리 없이 넘어갑니다. 원작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그 정서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만한 작품입니다.
짧게 즐기기 좋은 만화 게임
같은 시기 메가드라이브에는 캐릭터를 앞세운 액션 게임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중에서 이 작품은 화려한 기술이나 복잡한 시스템 대신, 원작의 장면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재현했느냐로 승부를 봅니다. 그래서 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고, 짧게 앉아 몇 판 하기에 잘 맞습니다.
어릴 때 텔레비전에서 보던 그 추격전을 직접 조작해 본다는 것, 그 하나로 기억에 남는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