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크스
고크스 (Ghox Spinner no Sound Undumped Mcu) · 1991 · Toa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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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회사가 만든 벽돌깨기
토아플랜은 슈팅으로 이름을 알린 회사입니다. 화면을 총알로 가득 채우고 그 사이를 헤집는 방식의 게임을 여럿 만들었고, 이후 이 회사에서 나온 사람들이 그 계보를 계속 이어 갔습니다.
그런 회사가 벽돌깨기를 내놓았다는 점이 이 작품의 첫인상입니다. 고크스(Ghox)는 아래쪽의 판을 좌우로 움직여 공을 튕겨 올리고, 위에 놓인 것들을 깨 나가는 게임입니다. 규칙 자체는 오래된 방식이지만, 만든 곳이 슈팅 회사인 만큼 화면의 밀도가 보통의 벽돌깨기와 다릅니다.
어떻게 하는 게임인가
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계속 위로 올려 보내는 것이 기본입니다. 위쪽 블록을 다 없애면 다음 판으로 넘어갑니다.
조작은 다이얼을 돌리는 방식입니다. 레버를 미는 것과 달리 손목의 힘 조절로 판의 위치를 정하게 되어 있어서, 잘 다루면 아주 미세하게 움직일 수 있고 서투르면 크게 지나칩니다. 이 조작 장치에 익숙해지는 것이 첫 관문입니다.
판이 넘어갈수록 나오는 것이 늘어나고 방해하는 것도 생깁니다. 단순히 공만 튕기는 것이 아니라 화면에 나타나는 것들을 함께 처리해야 하므로, 벽돌깨기라기보다 액션에 가까운 순간이 나옵니다.
아이템을 얻어 상황을 바꾸는 요소도 들어 있습니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그 판이 훨씬 수월해지기도 하고 오히려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화면 위쪽의 구성이 판마다 달라집니다. 어디부터 뚫어야 남은 것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는지 보는 눈이 붙으면 진행 속도가 확실히 달라집니다.
오래 버티는 요령
공의 각도를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판의 가운데로 받으면 곧게 올라가고, 끝으로 받으면 비스듬히 갑니다. 지금 없애야 할 것이 어디 있는지 보고 그쪽으로 보내는 각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판을 크게 움직이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공이 오는 자리에 미리 가 있으면 되는데, 뒤늦게 쫓아가려다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의 궤적을 미리 읽고 그 자리에서 기다리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아이템을 무작정 먹지 않는 것도 요령입니다. 지금 상황이 나쁘지 않다면 굳이 바꿀 필요가 없고, 잘못 먹으면 오히려 흐름이 끊깁니다.
공이 여러 개로 늘어났을 때는 욕심을 줄이는 편이 낫습니다. 전부 살리려다 하나도 못 받는 것보다, 하나를 확실히 따라가는 쪽이 안전합니다.
토아플랜이라는 회사
토아플랜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 오락실 슈팅의 한 축을 이룬 회사입니다. 만든 작품들이 지금까지도 이 장르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됩니다.
이 회사가 문을 닫은 뒤 소속되어 있던 사람들이 여러 회사로 흩어졌고, 그곳에서 다시 슈팅을 만들었습니다. 지금 이 장르를 대표하는 회사들 상당수가 그 갈래에 닿아 있습니다.
그런 회사가 벽돌깨기를 만들었다는 것은 당시 오락실이 얼마나 여러 방향을 시도하고 있었는지 보여 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같은 시기 오락실에는 벽돌깨기 계열 작품이 여럿 있었습니다. 아르카노이드가 이 방식을 되살린 뒤로 여러 회사가 비슷한 물건을 내놓았고, 이 작품도 그 흐름 안에 놓여 있습니다.
지금 해 본다면
벽돌깨기라는 방식 자체는 누구나 압니다. 그래서 설명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다이얼 조작이 낯설어서 처음에는 판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 적응하는 데 몇 판이 걸리고, 그 뒤부터 진짜 게임이 시작됩니다.
슈팅 회사가 만든 벽돌깨기라는 점이 화면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잘 알려진 작품은 아니지만 짧게 붙잡아 볼 만한 물건입니다. 슈팅으로 이름난 회사가 다른 장르에서 어떤 물건을 만들었는지 확인해 보는 재미가 있고, 조작 장치가 특이해서 그 자체로도 기억에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