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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 2

동급생 2 (Doukyuusei 2 Japan Np) · 1997 · Banpres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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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가 흐르는 어드벤처

이 게임을 처음 켜면 화면 한쪽에 날짜와 시각이 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계가 계속 움직입니다. 어디를 걸어가도 시간이 지나고, 누군가를 기다리다 보면 하루가 그냥 끝납니다. 그날 그 시간 그 장소에 있어야만 벌어지는 일이 있는데, 놓치면 그대로 지나갑니다.

선택지를 고르는 게 아니라 지도에서 갈 곳을 찍는 방식이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면 정말로 헤매게 됩니다. 발매 당시 이 게임을 붙잡고 있던 사람들이 달력을 그려 가며 누가 언제 어디 있는지 적어 두던 것도 그래서입니다.

동급생 2 어드벤처 게임 화면 1 - 슈퍼 패미컴 (1997)

어떤 게임인가

동급생 2(Doukyuusei 2)는 여름 방학을 맞은 고등학생이 되어 마을을 돌아다니며 여러 인물과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연애 어드벤처입니다. PC로 나온 원작이 인기를 얻은 뒤 여러 기종으로 옮겨졌고, 슈퍼패미컴판은 가정용에 맞춰 내용을 다듬은 판본입니다.

플레이어가 하는 일은 단순합니다. 시내 지도에서 갈 곳을 정하고, 거기서 만난 사람과 대화하고, 다시 다음 장소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인물마다 자기 일과가 있습니다. 아침에 학교에 있던 사람이 오후에는 다른 곳에 가 있고, 저녁이 되면 아예 만날 수 없기도 합니다. 이 시간표를 몸으로 익히는 게 이 게임의 공략입니다.

동급생 2 어드벤처 게임 화면 2 - 슈퍼 패미컴 (1997)

지도와 시간표

한 장소로 이동할 때마다 정해진 시간이 소모됩니다. 마을 반대편까지 가면 그만큼 크게 지나갑니다. 그래서 오늘 누구를 만날지 정하고 동선을 짜야 합니다. 욕심내서 여러 명을 다 챙기려다 아무도 제대로 못 만나는 날이 생깁니다.

같은 장소를 반복해서 들르는 것도 방법입니다. 어떤 사건은 특정 인물과 몇 번 마주친 뒤에야 열리고, 그 전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진전이 없다고 느껴질 때도 실은 조건을 쌓고 있는 중인 경우가 많습니다.

방학이라는 정해진 기간이 끝나면 게임도 끝납니다. 남은 날짜를 세면서 지금 누구에게 집중할지 결정해야 하고, 이 압박이 이야기에 묘한 긴장을 만듭니다.

인물들

등장인물이 상당히 많고, 각자 다른 사연을 갖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호의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계속 퉁명스럽게 굴다가 어떤 계기를 지나야 태도가 달라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 번의 플레이로는 절반도 보기 어려워서 여러 번 돌리게 됩니다.

인물마다 이야기가 완결되는 구조라, 이번 판은 이 사람 이야기를 보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하는 식으로 즐기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반복 플레이를 전제로 만든 작품인 셈입니다.

이 계열의 원형

이후 나온 수많은 연애 시뮬레이션과 비주얼 노벨이 이 계열에서 갈라져 나왔습니다. 지도를 찍어 이동하고 시간이 흐르며 인물의 일과를 파악하는 구조는 지금도 여러 게임에서 그대로 보입니다.

텍스트 분량이 많은 일본어 게임이라 언어 장벽이 있지만, 당시 이런 형식 자체가 새로웠다는 점을 감안하고 보면 왜 오래 회자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