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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그 더그 2

디그 더그 II (Dig Dug Ii New Ver) · 1985 · Na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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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서 하던 일과 이 게임에서 하는 일은 완전히 다릅니다. 디그 더그에서는 땅속을 파고 다니며 적에게 펌프를 꽂아 부풀려 터뜨렸습니다. 그런데 이 속편에서는 땅속이 아예 없습니다. 무대가 바다 위에 뜬 섬이고, 플레이어는 그 위를 걸어다니며 곡괭이로 지면에 금을 냅니다. 금이 섬을 가로질러 이어지면 그 조각이 통째로 바다에 잠기고, 그 위에 있던 적들도 함께 가라앉습니다.

디그 더그 2(Dig Dug II)는 전작의 주인공이 다시 나오지만 진행 방식은 새로 짠 액션 게임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한 화면 안에서 적을 전부 없애면 다음 판으로 넘어갑니다. 적을 처리하는 방법이 두 가지인데, 하나는 예전처럼 펌프로 부풀려 터뜨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섬을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디그 더그 2 액션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5)

섬을 자르는 감각

곡괭이로 지면을 두드리면 그 자리에 금이 갑니다. 이 금을 계속 이어 섬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연결하면, 잘려 나간 조각이 바다로 떨어집니다. 그 순간 조각 위에 서 있던 적은 도망칠 수 없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계산이 이 게임의 전부입니다. 한 번에 여러 마리를 태운 조각을 떨어뜨리면 점수가 크게 오릅니다. 그러려면 적들이 한쪽으로 몰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반대편에서 금을 완성해야 합니다. 급하게 아무 데나 잘라 봐야 적 한 마리도 못 잡고 섬만 좁아집니다.

그리고 섬이 좁아진다는 게 문제입니다. 잘라낸 땅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남은 발판이 줄어들면 나중에는 이쪽이 도망칠 자리도 사라집니다. 크게 잘라 한몫 챙기려다 자기 발밑까지 없애 버리는 것이 이 게임에서 가장 흔한 자멸 방식입니다.

디그 더그 2 액션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85)

펌프와 곡괭이 사이

펌프는 여전히 쓸 수 있습니다. 적에게 붙어 몇 번 부풀리면 터집니다. 확실하지만 시간이 걸리고, 그동안 다른 적이 다가오면 위험합니다. 한 마리만 남았을 때나 급할 때 쓰는 수단에 가깝습니다.

곡괭이는 여러 마리를 한 번에 처리하는 수단입니다. 대신 준비 시간이 필요합니다. 금을 다 잇기 전까지는 아무 효과도 없으니, 그동안 적을 피해 다니면서 작업을 이어 가야 합니다. 이 두 수단을 상황에 맞게 갈아 쓰는 것이 요령입니다.

적의 움직임도 두 종류로 나뉩니다. 그냥 쫓아오는 것과 불을 뿜는 것이 있는데, 뒤쪽은 거리를 두고 있어도 위협이 됩니다. 금을 내는 동안 그 자리에 묶이게 되니, 불을 뿜는 적이 가까이 있으면 작업을 잠시 멈추고 자리를 옮기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남코의 속편 만들기

남코는 1980년대 초에 히트작을 연달아 내면서 속편도 부지런히 만들던 회사입니다. 그런데 그 속편들이 전작을 그대로 늘리는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팩맨과 슈퍼 팩맨이 다르고, 갤러그와 갤라가의 후속작들도 그때마다 규칙을 손봤습니다.

디그 더그 2도 그 흐름 위에 있습니다. 이름과 주인공만 가져오고 게임 자체는 다시 짰습니다. 이건 야심 찬 선택이지만 위험하기도 합니다. 전작을 좋아해서 온 사람이 원하던 것이 여기에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게임은 전작만큼의 이름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한국 오락실에서도 디그 더그는 알려진 편이었지만 이 속편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기판이 널리 돌지 않은 탓도 있고, 땅속을 파는 그 특유의 그림이 없어서 같은 게임으로 알아보기 어려웠던 탓도 있습니다.

지금 잡아 보면

전작과 비교하지 않고 그냥 새 게임으로 대하면 꽤 재미있습니다. 한 화면 안에서 지형 자체를 무기로 쓴다는 발상이 지금 봐도 신선하고, 크게 한 번 잘라 여러 마리를 동시에 빠뜨렸을 때의 쾌감이 분명합니다.

처음 몇 판은 욕심을 줄이는 게 좋습니다. 작게 잘라 한두 마리씩 확실히 처리하면서 섬을 최대한 남겨 두는 식으로 하면 오래 버팁니다. 그러다 적들이 몰리는 흐름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크게 노려도 늦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