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 더 퓨처 3
백 투 더 퓨처 3 (Back to the Future Part Iii Europe) · 1991 · Image 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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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시대 한복판에서 총 대신 파이 접시를 던져 악당을 물리칩니다. 영화 속 한 장면을 그대로 옮긴 것인데, 게임으로 보면 꽤 기묘한 그림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시속 88마일까지 올려야 하는 기관차 위에 올라탑니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이 숫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바로 알아볼 것입니다.
백 투 더 퓨처 3(Back to the Future Part III)은 같은 이름의 영화 3편을 소재로 만든 액션 게임입니다. 영화의 굵직한 장면 세 개를 각각 하나의 판으로 만들었고, 판마다 진행 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 말을 타고 달리는 구간, 파이 접시를 던지는 사격 구간, 달리는 기관차 위를 오가는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 개의 판, 세 개의 다른 게임
첫 판은 말을 타고 사막을 가로지릅니다. 마차가 폭주하고 있고, 그것을 따라잡아 사람을 구해야 합니다. 옆에서 보는 화면으로 달리면서 앞을 막는 바위와 구덩이, 선인장을 피합니다.
둘째 판은 사격입니다. 술집 앞에서 무리를 상대하는데, 무기가 총이 아니라 파이 접시입니다. 화면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상대를 조준해 맞히는 방식이고, 엉뚱한 사람을 맞히면 손해를 봅니다. 순간적으로 판단해서 조준하고 쏘는 반사 신경이 필요한 구간입니다.
셋째 판은 기관차 위입니다. 앞뒤로 이어진 객차 지붕을 오가며 필요한 것들을 모으고 그것을 정해진 자리에 넣어야 합니다. 기관차의 속도를 올리는 것이 목표인데, 그 사이에도 열차는 계속 달리고 있어 앞에서 다가오는 장애물을 피해야 합니다. 세 판 가운데 가장 정신없고 긴장감 있는 구간입니다.
외워야 넘어가는 구조
이 게임을 처음 하면 첫 판부터 벽에 부딪힙니다. 사막 구간의 장애물이 화면 오른쪽에서 갑자기 나타나는데, 반응해서 피하기에는 다가오는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즉 실력으로 피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무엇이 나오는지를 외워야 넘어갈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첫 판은 여러 번 죽어 가며 순서를 머리에 넣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방식이 답답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반대로 외우고 나면 첫 판은 순식간에 끝납니다. 게임 자체가 짧기 때문에 이 외우는 과정이 사실상 게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사격 구간에서는 조준을 옮기는 속도가 관건입니다. 상대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간격이 짧아, 미리 조준점을 다음 위치 근처에 두고 기다리는 습관을 들이면 훨씬 편해집니다. 열차 구간은 위치 파악이 중요합니다. 지금 몇 번째 객차에 있는지, 필요한 것을 어디에 두고 왔는지를 놓치면 시간을 낭비하게 됩니다.
짧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
이 작품에 대한 평가에서 빠짐없이 나오는 지적은 분량입니다. 판이 셋뿐이고, 각 판이 그리 길지도 않습니다. 익숙해지면 한 번에 끝까지 갈 수 있고, 그러고 나면 다시 할 이유가 별로 남지 않습니다.
각각의 판 자체는 잘 만들어졌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세 판이 서로 다른 방식이라 지루하지 않고, 영화의 장면을 게임 규칙으로 옮긴 솜씨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잘 만든 것이 너무 적습니다. 세 판을 다 만들고 나서 여기서 멈춘 인상이 강합니다.
그림과 소리는 이 기기의 성능을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축입니다. 사막의 배경이 층을 이루어 흘러가고, 캐릭터도 큼직하게 그려졌습니다. 상위 기기용으로 나온 판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다른 기기판과의 관계
이 작품은 여러 기기로 동시에 나왔습니다. 상위 16비트 기기용으로도 같은 제목의 게임이 있는데, 그쪽에는 이 판에 없는 구간이 하나 더 들어가 있습니다. 이 기기판은 성능 제약 때문에 그 구간을 빼고 세 판으로 정리한 형태입니다.
당시에는 영화 개봉에 맞춰 여러 기기용 게임을 한꺼번에 만들어 내는 것이 흔한 방식이었습니다. 개발 기간이 짧게 잡히기 마련이었고, 그 사정이 분량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영화 원작 게임이 대체로 짧고 급하게 만들어진 인상을 주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국내에서의 자리
한국에서는 이 기기 자체를 가진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8비트 시절 주류는 다른 기기였고, 이 기기는 소프트웨어를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실제로 해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만 원작 영화는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와 자동차가 시속 88마일에서 사라지는 장면은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것이라, 게임 화면에서 그 숫자가 올라가는 것을 보면 원작을 아는 사람은 곧바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원작을 아는 것이 이 게임의 재미를 크게 좌우한다는 점에서, 영화 원작 게임의 전형적인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별도의 통칭 없이 영화 제목 그대로 백 투 더 퓨처 3으로 불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