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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로봇대전 A 유럽판

슈퍼로봇대전 A (Super Robot Taisen a J Eurasia) · 2001 · Banpres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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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기기에서 처음 만난 본격 슈퍼로봇대전

게임보이 어드밴스가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등장한 이 작품은, 휴대용 기기에서도 거치기용과 똑같은 밀도의 로봇 전쟁을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버렸습니다. 작은 화면 안에서 로봇들이 무기를 뽑아 들고 상대에게 달려드는 전투 연출을 보고 있으면, 이게 정말 손바닥만 한 기계에서 돌아가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특히 좋았던 건 언제든 끊고 다시 이어붙일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한 맵을 끝내는 데 30분씩 걸리는 장르인데, 휴대기기라서 이동 중에 조금씩 진행해도 되니 부담이 훨씬 덜했습니다.

슈퍼로봇대전 A 유럽판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어드밴스 (2001)

어떤 게임인가

슈퍼로봇대전 A(Super Robot Taisen A)는 여러 로봇 애니메이션의 기체와 파일럿이 한 세계관에 모여 함께 싸우는 시뮬레이션 RPG입니다. 사각형 칸으로 나뉜 지도 위에서 아군 유닛을 한 기씩 움직여 적을 공격하고, 정해진 승리 조건을 만족하면 다음 화로 넘어갑니다.

조작은 단순합니다. 유닛을 고르고, 이동할 칸을 찍고, 공격할 상대와 쓸 무기를 고르면 전투 장면이 재생됩니다. 대신 그 단순한 선택이 쌓여서 맵 전체의 승패를 가르기 때문에, 한 수 한 수를 놓고 오래 고민하게 되는 게임입니다.

슈퍼로봇대전 A 유럽판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2 - 게임보이 어드밴스 (2001)

기력과 정신 커맨드

이 시리즈의 핵심은 자원 관리입니다. 파일럿마다 정신 포인트를 가지고 있고, 그걸 써서 명중률을 100퍼센트로 올리거나, 받는 피해를 한 번 무효로 만들거나, 얻는 경험치를 두 배로 불리는 등의 효과를 씁니다. 이 포인트가 유한하기 때문에, 어디서 아끼고 어디서 몰아 쓰느냐가 실력 차이로 그대로 드러납니다.

기력 수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을 쓰러뜨리거나 피해를 입으면 기력이 오르고, 강한 필살기일수록 높은 기력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일부러 약한 적을 상대로 기력을 쌓아 두고, 보스가 나올 즈음에 최대 화력을 쏟아붓는 식으로 판을 짜게 됩니다.

부대를 키우는 재미

격추 수가 쌓인 파일럿은 에이스가 되고, 획득한 자금으로는 기체의 장갑과 운동성, 무기 공격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자금이 늘 모자란다는 점입니다. 모든 기체를 골고루 올리면 다 어중간해지고, 소수 정예에 몰아주면 그 기체가 쓰러졌을 때 대책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마다 부대 운영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맷집 좋은 기체를 앞에 세워 적을 끌어모은 뒤 뒤에서 화력을 퍼붓는 정석부터, 회피율이 높은 기체 한 기로 적진 한가운데를 휘젓는 방식까지, 자기 스타일이 생기는 게 이 게임의 오래가는 재미입니다.

익숙한 로봇들이 한자리에

서로 다른 작품에서 온 주인공들이 같은 편으로 싸운다는 설정 자체가 이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원래대로라면 만날 일이 없는 캐릭터들이 대사를 주고받고, 특정 조합으로 출격시키면 전용 대화가 나오기도 합니다. 좋아하던 애니메이션의 기체를 직접 조종해 본다는 감각이 여기 다 들어 있습니다.

원작에서 강했던 기체는 여기서도 강하고, 원작에서 후반부에 각성하는 캐릭터는 여기서도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힘을 얻습니다. 그 대응 관계를 알아보는 재미 때문에, 로봇 애니메이션을 챙겨 보던 사람일수록 진행 속도가 느려집니다. 매 화 대사를 다 읽고 싶어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