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T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 (Final Fantasy Tactics) · 1997 · Squ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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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를 두고 벌어지는 전쟁
이 게임의 이야기는 마왕을 물리치러 떠나는 모험이 아닙니다. 왕이 죽고 후계가 어려서 섭정 자리를 두고 두 세력이 갈라지고, 그 사이에 낀 귀족과 기사와 용병들이 서로를 배신합니다. 주인공 라무자 베오르브는 명문가의 아들인데, 어릴 적 친구였던 델리타가 신분 때문에 겪는 일을 지켜보며 자기 집안이 서 있는 자리를 의심하게 됩니다.
역사에 기록된 영웅과 실제로 그 일을 해낸 사람이 다르다는 이야기 구조가 특히 유명합니다. 게임을 끝내고 나면 왜 라무자의 이름이 역사에서 지워졌는지를 알게 됩니다.
격자 위의 파이널 판타지
FFT(Final Fantasy Tactics)는 1997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나온 전략 RPG입니다. 전투는 높낮이가 있는 격자 지형 위에서 벌어지고, 유닛마다 정해진 이동력과 사거리 안에서 한 번씩 움직이고 행동합니다. 높은 곳에 선 쪽이 유리하고, 등 뒤에서 때리면 잘 맞습니다.
파이널 판타지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실시간으로 흘러가는 전투가 아니라, 한 수 한 수를 놓고 고민하는 게임입니다. 방향과 지형, 행동 순서까지 계산해야 해서 한 전투가 길게는 삼십 분 넘게 이어지기도 합니다.
잡을 갈아 끼우는 재미
이 게임의 핵심은 잡, 즉 직업 체계입니다. 견습 전사에서 시작해 나이트와 궁수, 백마도사와 흑마도사로 갈라지고, 조건을 채우면 몽크와 시프, 음유시인과 무희, 나아가 닌자와 사무라이, 용기사와 소환사 같은 상급 직업이 열립니다.
여기서 진짜 재미는 조합입니다. 한 캐릭터가 여러 직업을 거치며 배운 기술을 다른 직업에 얹어 쓸 수 있어서, 흑마법을 쓰는 나이트나 검을 든 시프 같은 조합이 나옵니다. 어떤 순서로 직업을 올려 무엇을 배워 둘지 계획하는 것이 곧 캐릭터 육성입니다.
어려운 구간과 유명한 인물들
초반에 도라 화산 부근에서 벌어지는 전투는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자리로 악명 높습니다. 준비 없이 들어가면 진영이 갈라진 채 포위당해 전멸하기 쉬워서, 미리 직업을 올려 두고 진형을 짜야 넘어갑니다.
동료로 들어오는 인물들도 기억에 남습니다. 성기사 아그리아스, 몰락한 귀족 무스타디오, 그리고 나중에 합류하는 시드는 성능 자체가 압도적이라 한 사람만으로 판을 뒤집기도 합니다. 여기에 다른 작품에서 건너온 손님 캐릭터가 등장하는 숨은 이벤트까지 있어서, 알고 찾아가면 파티가 크게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