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메트로이드 유럽판
슈퍼 메트로이드 (유럽판) (Super Metroid Europe En Fr de) · 1994 ·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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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없이 사람을 우주에 던져 놓습니다
이 게임은 대사도, 안내도 거의 없이 시작합니다. 폭발이 일어나는 우주 정거장에서 겨우 빠져나온 뒤, 비 내리는 어두운 행성 표면에 착륙하고, 거기서부터는 알아서 하라는 식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길을 잃지 않습니다. 화면 구성과 조명과 소리가 계속 다음에 가야 할 곳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말로 설명하지 않고 공간으로 설명하는 이 설계는 지금까지도 게임 디자인의 교과서로 인용됩니다.
어떤 게임인가
슈퍼 메트로이드 유럽판(Super Metroid)은 닌텐도가 슈퍼패미컴으로 내놓은 액션 어드벤처의 유럽 발매 버전입니다. 현상금 사냥꾼 사무스 아란이 우주 해적에게 빼앗긴 메트로이드 유생체를 되찾기 위해 혹성 제베스로 향합니다.
옆에서 본 화면으로 넓은 지하 세계를 탐험하며, 새 장비를 얻으면 갈 수 있는 곳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지금 흔히 메트로배니아라고 부르는 장르의 이름 절반이 이 시리즈에서 나왔습니다.
장비가 곧 열쇠입니다
모프볼로 몸을 말아 좁은 틈을 지나고, 하이 점프와 스페이스 점프로 더 높이 오르며, 그래플링 빔으로 천장에 매달려 건너갑니다. 그래비티 슈트를 얻으면 물속과 용암 지대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습니다.
무기도 겹쳐 쌓입니다. 아이스 빔, 웨이브 빔, 플라즈마 빔, 차지 빔 같은 것들이 동시에 적용되어 사무스의 사격이 점점 강해집니다. 아이스 빔으로 적을 얼려 발판으로 삼는 활용은 이 게임의 상징적인 기술입니다.
미사일과 슈퍼 미사일, 파워 폭탄은 특정 색깔의 문을 여는 열쇠 역할도 합니다. 어떤 문이 안 열린다는 건 아직 그 장비가 없다는 뜻이고, 그게 곧 다음 목적지를 알려 주는 신호가 됩니다.
제베스라는 하나의 공간
제베스는 스테이지로 잘려 있지 않고 전부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물이 찬 마리디아, 용암이 흐르는 노르페어, 우주 해적의 기지 등 구역마다 색과 소리와 적이 전혀 다르지만, 그 사이를 걸어서 오갈 수 있습니다.
덕분에 지도를 머릿속에 그리게 됩니다. 아까 지나쳤던 그 벽이 지금 얻은 장비로 부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굳이 안내가 없어도 되돌아가게 됩니다. 이 되돌아가는 즐거움이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곳곳에 숨겨진 에너지 탱크와 미사일 확장을 얼마나 찾았는지가 클리어 후 통계로 표시되어, 전부 찾겠다고 다시 도는 사람이 많습니다.
지금도 살아 있는 게임
이 작품은 발매 후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스피드런 종목으로 활발히 플레이됩니다. 개발자가 의도하지 않은 이동 기술이 여럿 발견되어, 순서를 뒤집어 진행하는 공략이 계속 갱신되고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벌어지는 일도 오래 회자됩니다. 대사 한 줄 없이 연출만으로 감정을 전하는 그 장면은, 이 게임이 왜 명작으로 불리는지를 압축해 보여 줍니다. 유럽판은 화면 규격 차이로 진행 속도가 조금 다르지만, 게임 내용은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