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미스테리오의 위협
스파이더맨: 미스테리오의 위협 (Spider Man Mysterio S Menace J Cezar) · 2001 · Acti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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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기어오르는 순간의 쾌감
슈퍼히어로 게임은 그 능력을 손끝으로 느끼게 해 주지 못하면 실패합니다. 하늘을 나는 영웅이라면 나는 맛이 있어야 하고, 거미줄을 쏘는 영웅이라면 매달리고 튕겨 나가는 맛이 있어야 합니다. 이 게임이 다른 판권 게임들 사이에서 평이 좋았던 이유는 거기에 있습니다. 천장에 붙어 기어가고, 벽을 타고 수직으로 올라가고, 줄을 걸어 건너뛰는 동작이 버튼 몇 개로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작은 화면에 들어간 액션이지만, 그림이 꽤 공들여져 있습니다. 캐릭터가 움직이는 동작이 부드럽고, 배경도 색이 진하게 들어가 있어 휴대기기 초기작치고 화면이 풍성한 편입니다.
무슨 게임인가
스파이더맨: 미스테리오의 위협(Spider-Man: Mysterio's Menace)은 스파이더맨을 조종해 도시 곳곳의 무대를 돌파하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화면을 옆에서 보는 구조로, 달리고 뛰고 매달리며 앞으로 나아가면서 마주치는 적을 처리합니다. 각 무대의 끝에는 더 강한 상대가 기다립니다.
조작은 공격, 점프, 그리고 거미줄 관련 동작으로 구성됩니다. 거미줄은 단순한 공격 수단이 아니라 이동 수단이자 적을 묶어 두는 도구이기도 해서, 이 게임에서 가장 많이 쓰게 되는 버튼입니다. 벽에 닿은 상태에서 방향을 주면 기어오르기가 되고, 이 상태에서도 공격이 나갑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알아야 할 것
첫 번째 요령은 땅에 발을 붙이고 싸우지 않는 것입니다. 이 게임의 스파이더맨은 벽과 천장을 자유롭게 다니는데, 초보자는 대개 평범한 액션 게임처럼 바닥에서만 싸우려 듭니다. 그러면 이 게임이 준 가장 큰 무기를 안 쓰는 셈입니다. 적이 몰리면 일단 벽으로 붙어 위로 올라간 뒤, 위에서 상황을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두 번째는 길이 위쪽에도 있다는 것입니다. 무대 구조가 좌우로만 뻗어 있지 않고, 위로 올라가야 나오는 통로나 숨겨진 공간이 곳곳에 있습니다. 진행이 막혔다면 앞으로 더 가려 애쓰기보다 천장을 한 번 훑어보는 쪽이 답인 경우가 많습니다.
세 번째는 체력 관리입니다. 회복 수단이 제한적이라 잔실수가 쌓이면 무대 끝의 강한 상대 앞에서 힘이 남지 않습니다. 지나가도 되는 적은 지나가고, 아슬아슬한 점프는 여유 있게 돌아가는 편이 결과적으로 빠릅니다.
판권 게임이라는 자리
영화나 만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은 대체로 평이 박합니다. 원작 개봉 일정에 맞춰 짧은 기간에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캐릭터만 얹고 속은 성의 없는 물건이 흔했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 휴대기기 시장에는 특히 그런 작품이 많았습니다.
그 사이에서 이 게임은 예외로 꼽히는 축입니다.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의 특징을 조작 자체에 녹였고, 무대 구조도 그 능력을 쓰게끔 짜여 있습니다. 판권 게임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원작의 매력이 손끝에 전달되느냐인데, 그 기준을 통과한 사례입니다.
미스테리오라는 상대
제목에 이름을 올린 미스테리오는 원작 만화에서 오래전부터 등장한 적수입니다. 환영과 속임수를 무기로 삼는 인물이라,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상대로 그려집니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악당들과 성격이 다르고, 그래서 게임으로 옮겼을 때 연출로 써먹을 구석이 많은 쪽입니다.
같은 장르에서 견주면
횡스크롤 액션에서 벽 타기를 넣은 게임은 많지만, 대개 정해진 지점에서만 가능합니다. 이 게임처럼 거의 모든 면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래서 같은 무대라도 사람마다 지나가는 경로가 달라지고, 익숙해질수록 더 편한 길을 찾아내는 재미가 붙습니다.
반대로 자유도가 높은 만큼 방향 감각을 잃기도 쉽습니다. 벽과 천장을 오가다 보면 어디로 가던 중이었는지 놓치는 일이 생깁니다. 그럴 때는 일단 바닥으로 내려와 좌우 어느 쪽이 아직 안 가 본 방향인지 확인하고 다시 올라가면 됩니다. 이 습관만 들이면 무대 전체가 놀이터처럼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