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르텟
콰르텟 (Quartet REV a 8751 317 Unknown) · 1986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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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 기계 앞에 조이스틱이 네 개 나란히 붙어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986년의 콰르텟이 딱 그런 기계였습니다. 네 명이 동시에 붙어 앉아 각자 캐릭터 하나를 잡고, 제트팩을 등에 멘 채로 같은 화면을 날아다닙니다. 혼자 하면 그냥 무난한 슈팅인데 넷이 붙으면 화면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면서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됩니다. 서로의 총알에 가려 자기 캐릭터를 놓치고, 누가 열쇠를 먹었는지 몰라 문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그 소란이 이 게임의 본질입니다.
콰르텟(Quartet)은 옆으로 흐르는 화면 안에서 제트팩으로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적을 쏘는 액션 슈팅입니다. 발판을 밟고 걸어다닐 수도 있고, 버튼을 눌러 붕 떠올라 위아래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각 판마다 목표는 명확합니다. 어딘가에 있는 열쇠를 찾아 챙긴 다음, 출구 문까지 가서 열고 나가면 됩니다. 그 사이를 온갖 적이 채우고 있고, 시간 제한이 있어서 마냥 뭉그적거릴 수도 없습니다.
날아다니는 감각이 전부입니다
이 게임을 처음 잡으면 조작이 미끄럽게 느껴집니다. 제트팩은 헬리콥터처럼 정확히 멈춰 주지 않고, 관성이 붙어 원하는 자리를 지나쳐 버리기 일쑤입니다. 좁은 통로를 통과하려다 벽에 부딪히고, 아래로 내려가려다 너무 많이 떨어지는 일이 계속 생깁니다.
요령은 버튼을 길게 누르지 않는 것입니다. 짧게 툭툭 끊어 눌러 고도를 조금씩 조절하면 훨씬 정밀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완전히 상승 버튼에서 손을 떼면 그대로 떨어지므로, 떨어지는 힘과 뜨는 힘을 번갈아 쓰면서 원하는 높이를 유지하는 감각을 익히는 게 첫 관문입니다.
이 감각이 붙고 나면 게임이 갑자기 편해집니다. 바닥으로만 다니던 사람이 공중을 자유롭게 쓰기 시작하면 적을 피할 길이 훨씬 많아지고, 구석에 놓인 아이템도 챙길 수 있게 됩니다.
열쇠와 문, 그리고 시간
한 판의 흐름은 간단합니다. 넓지 않은 구역을 돌며 열쇠를 찾고, 문으로 가서 다음 판으로 넘어갑니다. 문제는 열쇠가 어디 있는지 미리 알 수 없고, 화면은 한 번에 다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적을 상대하며 지형을 훑는 탐색이 한 판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시간 제한이 있다는 점이 이 게임의 긴장감을 만듭니다. 여유롭게 적을 다 잡고 다니면 시간이 모자라고, 무시하고 달리면 몰려든 적에게 둘러싸입니다. 어느 정도 정리하고 어느 정도 무시할지를 판단하는 게 실력입니다.
바닥에는 무기 강화 아이템이 떨어져 있습니다. 기본 총은 위력이 약해서 적 하나를 잡는 데도 여러 발이 필요한데, 강화된 무기를 손에 넣으면 진행 속도가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목숨을 잃으면 강화가 풀리므로, 좋은 무기를 들고 있을 때 최대한 멀리 가 두는 것이 요령입니다.
넷이 함께할 때 벌어지는 일
네 명 동시 플레이는 이 게임의 간판이었습니다. 캐릭터가 서로 다른 색으로 구분되지만, 화면이 좁고 총알이 사방으로 날아다니다 보니 실제로는 자기 캐릭터를 놓치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옆 사람과 어깨를 부딪히며 어느 게 내 거냐고 묻는 풍경이 이 기계 앞의 기본값이었습니다.
협동의 이점은 분명합니다. 화력이 네 배가 되니 적이 훨씬 빨리 정리되고, 넷이 흩어져 다른 방향을 훑으면 열쇠도 금방 찾습니다. 반대로 한 사람이 죽어 나가면 나머지가 그만큼 더 감당해야 해서, 다 같이 무너지는 것도 순식간입니다.
동전을 넣으면 언제든 중간에 끼어들 수 있었기 때문에, 잘하는 사람이 붙어 있으면 구경하던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채우는 광경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콰르텟은 혼자 파고드는 게임이라기보다, 사람이 모이라고 만든 기계였습니다.
세가와 그 시절 기판
제작사인 세가는 이 시기에 자사 아케이드 기판을 여러 대작에 두루 돌려 쓰고 있었습니다. 같은 기판 위에서 옆으로 흐르는 액션과 슈팅이 줄줄이 나오던 때였고, 콰르텟도 그 계보에 속합니다. 캐릭터가 큼직하고 색이 선명하며, 배경이 여러 겹으로 흐르면서 깊이감을 주는 화면 만듦새는 당시 세가 아케이드 게임의 공통된 인상이었습니다.
음악도 이 게임에서 빼놓기 어렵습니다. 판을 도는 내내 흐르는 곡이 상당히 경쾌해서, 게임 자체보다 그 음악을 기억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시끄러운 오락실 안에서도 귀에 남을 만큼 선명한 소리였습니다.
처음이라면 이렇게
첫 판에서는 진도를 빼려 하지 말고 제트팩부터 길들이시길 권합니다. 뜨고 내리는 감각만 잡히면 그다음은 훨씬 수월합니다. 위험한 자리는 대개 좁은 통로와 천장 아래인데, 여기서는 무리해서 밀고 들어가기보다 넓은 공간으로 적을 끌어낸 뒤 정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혼자 하실 때는 화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적을 다 잡으려 들면 시간에 쫓기니, 지나칠 수 있는 적은 과감히 지나치고 열쇠와 문을 우선하는 편이 오래 갑니다. 반대로 여럿이 할 때는 각자 다른 방향을 맡되, 완전히 흩어지지는 마시고 서로 부를 수 있는 거리 안에 있는 편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