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과 제리
톰과 제리 프랜틱 앤틱스 (Tom and Jerry Frantic Antics USA 1993) · 1993 · Hi Tech Expressions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쫓기는 쪽이 주인공
톰과 제리는 늘 쫓고 쫓기는 이야기입니다. 고양이 톰이 생쥐 제리를 잡으려 하고, 제리는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톰을 골탕 먹입니다. 만화를 본 사람이라면 그 구도가 몸에 배어 있습니다.
이 게임은 그 구도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것은 작은 쪽인 제리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화면은 유난히 큽니다. 생쥐의 눈높이에서 보니 의자와 식탁이 절벽처럼 보이고, 부엌 한 칸이 넓은 스테이지가 됩니다. 익숙한 집 안 풍경을 이렇게 낯설게 만드는 게 이 게임의 첫 인상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톰과 제리 프랜틱 앤틱스(Tom and Jerry: Frantic Antics)는 만화를 소재로 삼은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제리를 조작해 집 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장애물을 넘고, 톰과 그 밖의 방해꾼들을 따돌립니다.
기본 조작은 달리기와 점프입니다. 여기에 물건을 던지는 공격이 더해집니다. 접시나 구슬 같은 것을 주워 던져 적을 잠시 멈춰 세울 수 있습니다. 제리는 몸이 작고 약해서 정면으로 싸우기보다 피하고 도망치는 쪽에 맞춰져 있습니다.
집 안이 곧 스테이지
스테이지는 만화에 나오던 공간들로 짜여 있습니다. 부엌, 거실, 다락, 마당 같은 곳들입니다. 각 공간마다 생쥐 크기에서만 성립하는 장치들이 놓여 있습니다. 흘러가는 물, 돌아가는 선풍기, 굴러오는 병 같은 것들이 전부 목숨을 위협하는 함정이 됩니다.
높이 있는 선반에 오르려면 쌓인 책을 밟고 뛰어야 하고, 서랍 사이를 건너뛰어야 하는 구간도 있습니다. 일상적인 사물이 발판과 함정으로 바뀌는 이 발상이 스테이지 설계의 중심입니다.
톰을 다루는 법
톰은 적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장치입니다. 스테이지 곳곳에서 나타나 제리를 쫓아오는데, 정면으로 물리칠 수는 없고 따돌리거나 잠시 방해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물건을 던져 멈춰 세우고 그 틈에 지나가거나, 좁은 쥐구멍으로 들어가 따돌립니다.
만화에서처럼 톰이 스스로 사고를 치는 장면도 있습니다. 제리를 쫓다가 물건에 부딪히거나 함정에 걸리는 식인데, 이런 연출이 원작의 웃음을 잘 살립니다.
아이들을 위한 만듦새
이 게임은 어린 사람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습니다. 조작이 단순하고, 화면이 밝고, 잔혹한 장면이 없습니다. 음악도 만화의 경쾌한 분위기를 따라갑니다.
그렇다고 아주 쉽지는 않습니다. 발판 사이 간격이 애매한 자리가 있고, 함정 배치를 모르면 반복해서 떨어집니다. 결국 몇 번 해 보며 길을 외우게 되는데, 그 과정이 짜증날 만큼 가혹하지는 않아서 처음 액션 게임을 접하는 사람에게 알맞은 정도입니다. 만화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익숙한 장면들이 게임 안에서 어떻게 옮겨졌는지 확인하는 재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