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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브래츠

트윈 브래츠 (Twin Brats SET 1) · 1995 · Elettronica Video-G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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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에 나온 미로 점 먹기 게임입니다. 팩맨이 세상을 뒤집어 놓은 지 열다섯 해가 지난 시점인데, 이 게임은 그 오래된 형식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다른 점이라면 화면이 훨씬 컬러풀하고, 조종하는 캐릭터가 기저귀를 찬 아기라는 것 정도입니다. 이탈리아 업체가 만든 이 게임은 그 무렵 유럽 오락실에 흔했던, 검증된 옛 형식을 새 그림으로 다시 포장한 기계 중 하나였습니다.

트윈 브래츠(Twin Brats)는 미로 안을 돌아다니며 흩어진 점을 전부 먹으면 다음 판으로 넘어가는 게임입니다. 미로 안에는 적들이 돌아다니고, 닿으면 목숨을 잃습니다. 조작은 8방향 이동이 전부이고, 미로 곳곳에 있는 회전문을 이용해 적을 따돌리거나 가둘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할 수 있어서 각자 미로 한쪽을 맡아 점을 나눠 먹는 진행도 됩니다.

트윈 브래츠 액션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5)

회전문이 이 게임의 전부입니다

팩맨 계열 게임은 대개 파워 아이템으로 상황을 뒤집습니다. 이 게임은 그 자리에 회전문을 놓았습니다. 미로 안 특정 위치에 돌아가는 문이 있어서, 밀고 지나가면 통로 구조가 바뀝니다. 쫓기는 상황에서 문을 밀고 들어가면 뒤따라오던 적이 막히고, 잘 맞추면 적을 좁은 공간에 가둬 놓고 나머지 미로를 편하게 돌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실력은 점을 얼마나 빨리 먹느냐가 아니라 회전문을 얼마나 잘 쓰느냐로 갈립니다. 처음 하는 사람은 회전문을 그냥 통로로만 쓰다가 적에게 잡히는데, 익숙해지면 일부러 적을 문 근처로 끌고 와서 밀어 넣는 식으로 운영하게 됩니다. 미로에서 도망만 다니는 게임과 미로를 조작하는 게임의 차이입니다.

주의할 점은 문을 잘못 돌리면 자기 퇴로가 막힌다는 것입니다. 막다른 길 쪽으로 문을 돌려 놓고 그 안으로 들어가면 스스로 갇힙니다. 문을 밀기 전에 밀고 난 뒤의 통로 모양을 한 번 그려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급할 때 아무 문이나 미는 것이 가장 흔한 사망 원인입니다.

점을 먹는 순서를 정하는 법

미로 게임의 기본은 동선입니다. 아무 데나 가까운 점부터 먹다 보면 마지막에 미로 반대편 구석에 점 두세 개가 남아서, 적이 잔뜩 깔린 판을 가로질러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이 마무리 구간에서 대부분의 목숨이 날아갑니다.

그래서 판을 시작할 때 위험한 구역, 즉 통로가 좁고 도망칠 갈래가 적은 자리부터 먼저 처리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적이 적고 판이 여유로운 초반에 어려운 구역을 비워 두면, 후반에는 넓고 안전한 자리만 남아서 마무리가 훨씬 편합니다.

갈림길에서의 습관도 중요합니다. 막다른 길에 점이 남아 있으면 들어가기 전에 근처 적의 위치를 확인해야 합니다. 들어가는 순간 입구가 막히면 나올 방법이 없습니다. 회전문이 근처에 있으면 그나마 탈출구가 되지만, 없는 자리라면 적이 멀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들어가는 편이 안전합니다.

난이도와 해골

이 게임에는 밟으면 안 되는 해골 같은 장애물이 있습니다. 적처럼 쫓아오지는 않지만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통로를 좁히고 도망 경로를 줄입니다. 판이 올라갈수록 이런 것들이 늘어나 미로가 실질적으로 좁아지고, 적을 따돌릴 공간이 사라집니다.

난이도가 튀는 지점은 적의 수가 늘어나 갈림길마다 하나씩 배치되는 구간입니다. 이때부터는 정면으로 마주치지 않고 도는 경로가 거의 없어져서, 회전문을 계속 써서 길을 새로 만들지 않으면 진행이 안 됩니다. 회전문 위치를 미로마다 외워 두는 것이 후반 판을 넘기는 핵심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이 게임은 판을 넘길 때마다 성인 취향의 그림이 나오는 구성입니다. 1990년대 유럽 오락실 기판 중에는 이런 방식으로 손님을 끌던 기계가 적지 않았고, 이 게임도 그 부류에 속합니다. 게임 자체는 평범한 미로 게임인데 이런 요소를 얹어 차별화를 시도한 셈입니다.

1995년에 나온 팩맨 후예

이 게임을 만든 곳은 이탈리아의 아케이드 기판 업체입니다. 1990년대 유럽에는 일본 대형사와 정면으로 겨루기보다, 술집이나 작은 게임장에 놓을 저렴한 기판을 만들어 파는 회사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화려한 대전 격투나 3D 게임 대신, 규칙이 단순해서 처음 보는 손님도 곧바로 동전을 넣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이들의 방식이었습니다.

트윈 브래츠도 그런 계산 위에 있습니다. 1995년이면 오락실 주류는 대전 격투와 3D였는데, 이 게임은 그 흐름을 따라가지 않고 십수 년 된 미로 게임 형식을 다시 꺼냈습니다. 대신 색을 많이 쓰고 캐릭터를 귀엽게 그려서 겉모습만 그 시절에 맞췄습니다.

한국 오락실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던 게임입니다. 국내에 들어온 기판은 대부분 일본과 국산이었고, 유럽 소규모 업체 기판은 유통 경로 자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브라우저에서 설치 없이 켜 보는 것이 사실상 이 게임을 처음 만나는 방법인데, 미로 게임이라는 형식이 워낙 오래 검증된 것이라 처음 잡아도 몇 초 만에 규칙을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