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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 전사 요코짱

UFO 전사 요코짱 (Ufo Senshi Yohko Chan Mc 8123 317 0064) · 1988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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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일본 오락실에는 실제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세운 게임이 종종 있었습니다. UFO 전사 요코짱도 그런 경우로, 당시 인기 있던 배우 미나미노 요코를 앞세운 세가의 아케이드 게임입니다. 그런데 정작 게임 자체는 아이돌 홍보물처럼 만만하지 않습니다. 체력이 짧고 시간 제한까지 붙어 있어서, 몇 대만 맞으면 그대로 끝납니다.

UFO 전사 요코짱(UFO Senshi Yohko Chan)은 성격이 다른 두 종류의 스테이지를 번갈아 진행하는 액션 게임입니다. 각 월드의 전반부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짧은 미로이고, 후반부는 옆으로 흐르는 액션 구간에 보스전으로 마무리됩니다. 요코는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총을 쏠 수 있고, 월드는 모두 네 개입니다.

UFO 전사 요코짱 액션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8)

미로에서 벌어 와야 합니다

전반부 미로는 몇 개 화면이 상하좌우로 이어져 있고, 끝에서 반대편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목표 지점으로 곧장 달려가면 미로 자체는 금방 끝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후반부에서 고생합니다.

미로에서 적을 잡으면 금화가 떨어지고, 이 돈으로 상점에서 추가 무기와 보조 아이템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전반 미로는 후반 액션을 위한 준비 구간입니다. 얼마나 벌어 두느냐가 곧 보스전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으로 바뀝니다.

문제는 시간 제한이 걸려 있다는 것입니다. 돈을 무한정 모을 수는 없어서, 어디까지 사냥하고 언제 출구로 갈지 판단해야 합니다. 처음 하는 사람은 대개 두 극단으로 갑니다. 미로를 그냥 통과해서 빈손으로 후반부에 들어가 순식간에 죽거나, 욕심내서 사냥하다가 시간을 다 써 버리거나 하는 식입니다. 이 게임의 요령은 그 중간 지점을 찾는 데 있습니다.

체력 두세 대가 전부입니다

후반부는 평범한 횡스크롤 액션처럼 보이지만 인심은 후하지 않습니다. 체력 게이지가 짧아서 대체로 두세 대만 맞아도 쓰러집니다. 그래서 이 구간은 적을 다 처리하며 나아가는 게임이 아니라, 맞지 않고 지나가는 게임에 가깝습니다.

앞에서 사 둔 무기가 여기서 차이를 만듭니다. 기본 사격만으로는 적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시간이 걸리는 만큼 맞을 기회가 늘어납니다. 화력을 챙겨 온 판과 그렇지 않은 판은 체감 난이도가 아예 다릅니다. 미로에서 조금 더 벌어 오는 것이 결국 후반부에서 목숨을 사는 셈입니다.

보스전에서는 무리하게 접근하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체력이 짧으니 한 번 무리한 대가가 곧바로 판 종료로 이어집니다. 거리를 두고 패턴을 지켜본 뒤, 안전한 간격이 보이면 그때 화력을 쏟는 편이 낫습니다.

두 장르를 한 판에 담은 구성

한 스테이지 안에 부감 미로와 횡스크롤 액션을 함께 넣은 구성은 이 시기 아케이드에서 그렇게 흔하지 않았습니다. 대개는 하나의 시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밀고 가는 게 보통이었으니까요. 이 게임은 성격이 다른 두 구간을 붙여 놓고, 앞 구간의 결과가 뒤 구간의 조건이 되게 연결했습니다.

덕분에 한 판의 리듬이 단조롭지 않습니다. 탐색하고 모으는 시간과, 몰아붙이는 시간이 번갈아 옵니다. 월드가 네 개뿐이라 전체 분량이 길지는 않지만, 그 안에서 두 번씩 성격이 바뀌니 지루할 틈은 없습니다.

다만 이 구조 때문에 실패의 원인이 한 판 뒤에 나타납니다. 후반부에서 죽었다면 실제 원인은 그 앞 미로에서 준비를 덜 한 것인 경우가 많습니다. 몇 번 죽어 보고 나서야 앞 구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종류의 게임입니다.

세가의 1988년

1988년의 세가는 아케이드에서 체감형 대형 기기와 스크롤 액션으로 존재감이 컸던 시기입니다. 그런 가운데 나온 이 게임은 규모가 큰 축은 아니고, 일본 시장을 겨냥한 연예인 기획물 성격이 짙습니다. 주인공의 인지도에 기대는 만큼 일본 밖으로 널리 퍼지기는 어려운 구성이었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 이 게임을 흔히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주인공이 누구인지 아는 손님도 많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그 배경을 몰라도 게임 자체는 성립합니다. 미로에서 벌어 무기를 사고, 짧은 체력으로 조심스럽게 나아가는 구조는 설명 없이도 몇 판이면 파악됩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오히려 그 짧은 체력이 이 게임의 성격을 만듭니다. 화력을 갖추고 조심스럽게 나아가면 넘어가지고, 준비 없이 밀어붙이면 벌을 받는 정직한 구조라, 몇 번 지고 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가 분명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