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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프로거 (Frogger) · 1981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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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건너기만 하면 되는 게임

이 게임에는 총도 점수를 올리는 콤보도 없습니다. 개구리 한 마리를 화면 아래에서 위로 옮겨 놓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8차선 도로가 있고, 그 위에는 강이 흐릅니다. 목표가 이렇게 단순한데도 손바닥에 땀이 나는 게임은 흔치 않습니다.

개구리(Frogger)는 위로 한 칸씩 뛰어 오르며 장애물을 피해 목적지에 도달하는 아케이드 게임입니다. 조이스틱을 한 번 밀면 딱 한 칸 뛰고, 되돌아올 수도 있지만 시간은 계속 줄어듭니다. 화면 맨 위에는 다섯 개의 빈 자리가 있고, 그 다섯 자리를 모두 개구리로 채워야 한 판이 끝납니다.

개구리 액션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1)

도로와 강, 성격이 정반대인 두 구간

아래쪽 도로는 가만히 서 있는 것이 안전합니다. 차선마다 차가 다른 속도로 지나가고, 승용차와 트럭에 이어 아주 빠른 경주용 차까지 섞여 나오므로 차 사이의 빈틈을 눈으로 재고 있다가 한 칸씩 밀어 넣으면 됩니다.

강은 규칙이 뒤집힙니다. 물에 닿으면 그대로 죽습니다. 개구리인데 헤엄을 못 친다는 이 설정은 이 게임을 이야기할 때 늘 따라붙는 농담입니다. 그래서 떠내려가는 통나무와 거북의 등을 밟고 건너야 하는데, 밟고 있는 발판이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도로와 달리 가만히 있으면 화면 밖으로 밀려나 죽습니다. 게다가 거북 무리 중 일부는 주기적으로 물속으로 잠겨 버리고, 통나무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은 악어인 경우도 있습니다.

개구리 액션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81)

파리와 분홍 개구리

목적지 다섯 자리 중 한 곳에 가끔 파리가 앉습니다. 그 자리로 들어가면 보너스 점수가 붙기 때문에, 안전한 자리를 두고 굳이 먼 쪽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강 위를 떠다니는 분홍색 암컷 개구리를 등에 태우고 집까지 데려가면 점수가 더 크게 오릅니다. 반대로 벌어진 악어 입에 뛰어들면 그대로 잡아먹힙니다.

시간도 점수입니다. 한 마리를 집에 넣을 때마다 남은 시간만큼 보너스가 붙어서, 안전하게 돌아가는 길과 빠르게 뚫는 길 사이에서 계속 저울질을 하게 됩니다. 판이 올라가면 차와 통나무가 빨라지고, 도로 중간의 안전지대에 뱀이 기어 다니기 시작하며, 나중에는 그 뱀이 통나무 위까지 올라옵니다.

개구리 액션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81)

단순해서 오래 남았습니다

이 게임은 조작이 네 방향뿐이라 처음 보는 사람도 십 초면 규칙을 이해합니다. 그런데 다섯 마리를 다 넣으려면 도로의 리듬과 강의 리듬을 동시에 머릿속에 담고 있어야 해서, 쉬워 보이는 첫인상과 실제 난도의 간격이 큽니다. 오락실에서 옆 사람이 죽는 걸 보고 웃다가 자기 차례에 똑같이 죽는 장면이 반복되던 게임입니다.

배경에 흐르는 짧은 곡들은 일본 동요를 편곡한 것으로, 몇 초마다 곡이 바뀌며 판의 리듬을 만듭니다. 발매 이후 셀 수 없이 많은 아류작과 패러디를 낳았고, 개구리가 길을 건넌다는 발상 자체가 하나의 장르 이름처럼 쓰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