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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나가의 야망 게임보이판 2

노부나가의 야망 게임보이판 2 (Nobunaga no Yabou Game Boy Ban 2 Japan En By Opus v20010207 Nobunaga S Ambition 2) · 1999 · Ko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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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위의 전국시대

노부나가의 야망은 원래 큰 화면에 지도를 펼쳐 놓고 하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런 게임을 게임보이의 작은 흑백 화면에 밀어 넣는다는 발상 자체가 당시로서는 무모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 보면 놀랍게도 돌아갑니다. 지도는 잘게 나누어 스크롤로 보여 주고, 복잡한 수치는 메뉴 안에 정리해 넣는 식으로 화면 크기의 한계를 정면 돌파했습니다.

덕분에 원래는 책상 앞에 앉아 몇 시간씩 붙들고 해야 했던 장르가, 이동하는 틈틈이 한 턴씩 진행할 수 있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노부나가의 야망 게임보이판 2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컬러 (1999)

어떤 게임인가

노부나가의 야망 게임보이판 2(Nobunaga no Yabou: Game Boy Ban 2)는 일본 전국시대의 다이묘 한 명을 골라 영지를 경영하고 주변 세력을 흡수해 천하 통일을 노리는 역사 시뮬레이션입니다. 한 턴은 계절 단위로 흘러가고, 그 안에서 내정과 외교와 전쟁 중 무엇을 할지 골라 명령을 내립니다.

전투는 실시간으로 치고받는 게 아니라, 병력과 무장의 능력, 지형, 보급 상태를 계산해 결판이 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싸움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승부가 결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쟁은 결과를 확인하는 절차에 가깝고, 진짜 승부는 그 전의 준비 단계에서 납니다.

내정이 곧 전력이다

영지에서는 개간을 해서 농지를 넓히고, 치수를 해서 수해를 막고, 상업을 키워 자금을 모읍니다. 이 수치들이 올라가면 세금과 군량이 늘고, 그게 곧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의 규모가 됩니다. 전쟁을 서두르는 사람이 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밑천 없이 군대를 굴리면 군량이 떨어져 스스로 무너집니다.

민심 관리도 중요합니다. 세금을 무겁게 매기면 당장 자금은 늘지만 백성이 떠나고 반란이 일어납니다. 반대로 너무 후하게 굴면 곳간이 비어 아무것도 못 합니다. 어느 정도 선에서 균형을 잡을지 매 턴 결정하게 되는데, 이 조절이 이 시리즈의 기본 감각입니다.

무장을 모으고 쓰는 일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기 때문에, 능력 있는 무장을 얼마나 데리고 있느냐가 세력의 실력입니다. 무장마다 전투와 정치, 지력 같은 능력치가 다르므로 싸움에 강한 사람은 출진시키고 내정에 밝은 사람은 영지에 남기는 식으로 역할을 나눕니다.

다른 세력의 무장을 등용하거나, 적장을 사로잡아 설득해 자기 편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름난 무장을 손에 넣었을 때의 만족감은 병력 몇 천을 얻는 것과는 다른 종류입니다. 반대로 충성심이 낮은 무장을 방치하면 다른 세력으로 떠나 버리므로, 사람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짧게 끊어 하는 천하 통일

턴제 게임이라 언제든 끊을 수 있다는 점이 휴대기기와 잘 맞습니다. 한 계절 명령을 내리고 결과를 본 뒤 덮어 두었다가, 나중에 다시 열어서 다음 계절을 진행해도 흐름이 끊기지 않습니다.

그렇게 한 턴씩 쌓다 보면 처음에 성 하나뿐이던 세력이 어느새 여러 지방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화려한 연출 하나 없이 숫자와 지도만으로 이만한 몰입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이 시리즈가 왜 그렇게 오래 사랑받았는지 알 수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