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해시대 2
대항해시대 2 (Daikoukai Jidai Ii Japan) · 1994 · Ko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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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거스르면 배가 안 갑니다
목적지가 눈앞인데 배가 앞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바람이 정면에서 불어오면 돛이 힘을 못 받기 때문입니다. 하는 수 없이 항로를 비스듬히 틀어 지그재그로 나아가야 하고, 그 사이 식량과 물이 계속 줄어듭니다. 바다에서는 지도상의 최단 거리가 실제로 가장 빠른 길이 아니라는 걸 몸으로 배우게 됩니다.
이 사소한 규칙 하나가 항해 전체의 감각을 만듭니다. 계절과 해류까지 감안해 언제 출항할지 고르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어떤 게임인가
대항해시대 2(Daikoukai Jidai II)는 16세기 대항해 시대를 배경으로 한 항해 시뮬레이션입니다. 한 명의 항해자를 골라 배를 몰고 세계 각지의 항구를 오가며, 무역으로 돈을 벌고 미지의 땅을 발견하고 해적과 싸웁니다.
주인공마다 시작 지점과 목표가 다릅니다. 명예를 되찾으려는 인물, 재물을 좇는 인물, 미지의 땅을 밝히려는 인물이 각각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서, 누구를 고르느냐에 따라 사실상 다른 게임이 됩니다.
세 가지 길
무역은 가장 기본이 되는 돈벌이입니다. 항구마다 특산품과 시세가 다르고, 같은 물건을 계속 실어 나르면 값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여러 항로를 돌려 가며 쓰고, 새 항구가 열릴 때마다 시세표를 다시 짜야 합니다.
해전은 대포로 상대 배를 두들기다 접근해 백병전으로 넘어가는 흐름입니다. 배를 침몰시키는 것보다 빼앗는 쪽이 이득이라, 선원을 넉넉히 태우고 다니면 해적 사냥이 짭짤한 수입원이 됩니다. 탐험은 지도의 빈 곳으로 나가 곶과 섬, 유적을 찾아 보고하는 일입니다. 돈은 안 되지만 명성이 올라가고, 새 항로가 열립니다.
배와 선원 관리
배 종류마다 적재량, 속도, 방향 전환 능력, 내구도가 다릅니다. 무역에 특화된 큰 배는 짐을 많이 싣지만 해적을 만나면 도망도 못 갑니다. 그래서 함대를 짤 때 무역선 몇 척에 호위할 전투선을 섞는 편성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선원은 많을수록 백병전에 유리하지만 식량 소모가 큽니다. 항해가 길어져 식량이 떨어지면 선원의 사기가 떨어지고 반란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먼바다로 나가기 전에는 중간에 들를 항구를 미리 정해 두는 계획이 필요합니다.
오래 사랑받은 이유
시리즈 중에서 2편은 자유도와 이야기의 균형이 좋다는 평이 오래 이어졌습니다. 목표를 향해 달려도 되고, 무시하고 세계 일주만 해도 됩니다. 어느 쪽을 골라도 게임이 성립한다는 점이 이 작품의 힘입니다.
국내에서도 코에이 게임 중 손꼽히게 인기가 많았고, 지금도 대항해시대 하면 이 편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지도를 펼쳐 놓고 다음 항로를 고민하는 그 시간이 이 게임의 전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