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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기어 솔리드

메탈 기어 솔리드 디스크 1 (Metal Gear Solid Disc 1) · 1998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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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지 않고 숨는 게임

총을 들고 있는데도 정면으로 붙으면 안 됩니다. 이 게임의 목표는 적을 쓰러뜨리는 게 아니라 들키지 않는 것입니다. 벽에 등을 붙이고 모퉁이 너머를 살피고, 감시 카메라의 시야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발소리가 나지 않는 바닥을 골라 걷습니다. 들키면 경보가 울리고 사방에서 병사가 몰려오는데, 그때는 싸우기보다 숨을 자리를 찾는 편이 낫습니다.

메탈기어 솔리드(Metal Gear Solid)는 코나미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내놓은 잠입 액션 게임입니다. 눈 덮인 섬의 핵무기 처분 시설을 무장 세력이 점거하고, 스네이크라는 요원이 홀로 잠입해 들어갑니다. 앞선 시리즈의 2D 잠입 게임을 3D로 옮기면서 장르 자체를 널리 알린 작품입니다.

메탈기어 솔리드 어드벤처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1998)

무전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이 게임에는 무전이 끊임없이 들어옵니다. 지원 인력이 상황을 설명하고, 장비 사용법을 알려 주고, 때로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무전을 켜면 캐릭터의 얼굴이 화면에 뜨고 음성이 나오는데, 당시로서는 이 정도 분량의 음성 대사가 들어간 게임이 드물었습니다.

덕분에 이야기가 게임 진행과 촘촘하게 붙어 있습니다. 다음 문을 열기 위한 정보도, 세계관의 배경도 대부분 이 무전을 통해 전해집니다. 굳이 걸지 않아도 되는 상대에게 무전을 걸어 보면 숨은 이야기가 나오는 식이라, 여기저기 걸어 보게 됩니다.

레이더와 소리

화면 구석에 레이더가 있어서 근처 병사의 위치와 시야 방향이 보입니다. 이 레이더를 보며 움직이는 게 기본인데, 경보가 울리면 레이더가 꺼져 버립니다. 그때부터는 순수하게 눈과 귀로만 움직여야 해서 난이도가 확 올라갑니다.

소리도 중요합니다. 철판 위를 뛰면 발소리가 크게 나고, 눈밭에는 발자국이 남습니다. 노크로 병사의 주의를 끌어 다른 곳으로 유인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정면 돌파 대신 이런 장치들을 조합해 지나가는 게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입니다.

기억에 남는 인물들

이 작품은 보스전으로도 유명합니다. 저격수와 넓은 방에서 겨루고, 전차와 헬기를 상대하고, 초자연적인 능력을 가진 상대와 붙습니다. 각각의 보스가 정면 전투와는 다른 방식을 요구해서, 무기를 바꾸거나 아예 조작 방식 자체를 다르게 생각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적으로 나오는 인물들에게도 저마다의 사연이 붙어 있어, 쓰러뜨리고 나서도 뒷맛이 남습니다. 이 점이 단순한 액션 게임과 이 작품을 구분하는 큰 차이입니다.

디스크 두 장의 분량

이 게임은 CD 두 장으로 나왔고, 이 첫 번째 디스크에 이야기의 앞부분이 담겨 있습니다. 침투부터 시설 내부를 파고들며 주요 인물들을 만나는 구간이라, 게임의 규칙과 세계관을 익히는 과정이 여기에 다 들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정식 한글판이 없던 시절에도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퍼졌습니다. 무전 내용을 알아듣지 못해도 화면 연출만으로 전달되는 부분이 많았고, 그만큼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입니다. 처음 접한다면 이 첫 디스크부터 순서대로 따라가는 편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