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행진곡
다운타운 열혈행진곡 (Downtown Nekketsu Koushin Kyoku Soreyuke Daiundoukai Japan) · 1990 · Technos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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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회인데 싸운다
종목 이름만 보면 평범한 운동회입니다. 장애물 달리기, 계주, 격투 대회. 그런데 시작하면 선수들이 서로를 때립니다. 앞서가는 놈을 밀어 넘어뜨리고, 돌을 던지고, 물에 빠뜨립니다. 규칙에 반칙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이 뻔뻔함이 이 게임의 전부이자 매력입니다.
그 게임이 열혈행진곡(다운타운 열혈행진곡: 가자 대운동회)입니다. 테크노스 재팬의 쿠니오군 시리즈 중 한 편이고, 여럿이 모여 하는 게임으로는 패미컴 시절을 통틀어 손에 꼽힙니다.
네 명이 동시에
최대 네 명이 동시에 붙습니다. 각자 학교 팀을 골라 대표 선수를 정하고, 종목을 하나씩 치릅니다. 화면 하나에 넷이 다 나와서 서로 밀치고 때리는데, 이게 정신없이 재미있습니다. 앞서가던 사람이 결승선 직전에 뒤통수를 맞고 넘어지는 장면이 매번 나옵니다.
종목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순수하게 빨리 달려야 하는 것도 있고, 팀 단위로 이어 달리는 것도 있고, 아예 대놓고 서로 때려눕히는 격투 종목도 있습니다. 잘 달리는 선수와 잘 싸우는 선수가 다르니, 종목에 맞춰 사람을 배치하는 판단이 생깁니다.
선수를 키운다
선수마다 능력치가 있고, 종목을 치르며 얻은 점수로 올릴 수 있습니다. 힘, 속도, 체력 같은 항목을 어디에 넣느냐로 팀 성격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필살기를 사서 배울 수 있습니다.
이 필살기가 이 게임의 별미입니다. 회전하며 날아가 부딪히는 기술, 상대를 잡아 던지는 기술, 화면을 가로지르는 기술 같은 것들이 있고, 종목 도중에 갑자기 터뜨리면 판이 뒤집힙니다. 어떤 기술을 누구에게 붙여 둘지 미리 계산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쿠니오군 시리즈 안에서
쿠니오군은 열혈경파에서 시작해 축구, 피구, 격투로 갈래를 넓혔습니다. 이 작품은 그중에서 여럿이 동시에 참여하는 방향을 끝까지 밀어붙인 쪽입니다. 캐릭터는 머리 큰 2등신이고 분위기도 밝지만,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여전히 난장판입니다.
국내에서도 패미컴을 통해 널리 퍼진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일본어를 몰라도 종목만 골라 들어가면 바로 놀 수 있는 구조라, 언어 장벽이 거의 없었습니다.
지금 해 볼 때
혼자 해도 되지만, 이 게임은 여럿이 붙어야 제 맛입니다. 사람이 늘수록 판이 예측 불가능해지고, 실력 차이도 반칙 앞에서는 별 의미가 없어집니다.
종목 초반에 무리해서 앞서 나가는 것보다, 뒤에서 따라가다가 결승선 근처에서 앞사람을 무너뜨리는 쪽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이 게임을 오래 한 사람들은 대체로 그렇게 합니다. 필살기를 언제 쓰느냐가 승부를 가르니, 아껴 뒀다가 마지막 구간에서 터뜨리는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