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구왕 통키 2
불꽃의 투구아 도지 단페이 2 (Honoo no Doukyuuji Dodge Danpei 2 Japan) · 1992 · Technos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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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하나가 불덩이가 되어 날아가고, 받아 낸 사람이 그대로 뒤로 밀려 나가떨어집니다. 현실의 피구에서는 있을 수 없는 장면이지만, 한국에서 이 만화를 본 사람이라면 그 장면을 정확히 기억합니다. 방과 후 운동장에서 공을 던지며 불꽃 슛을 흉내 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피구왕 통키 2(Honoo no Doukyuuji Dodge Danpei 2)는 그 만화를 원작으로 한 피구 게임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코트를 위에서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화면에서, 선수들을 조종해 공을 던지고 받고 피하며 상대 팀을 하나씩 코트 밖으로 몰아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피구를 게임으로 옮기면
규칙은 우리가 아는 피구 그대로입니다. 코트 안에 선수들이 서 있고, 공을 맞으면 밖으로 나갑니다. 밖으로 나간 선수는 외야에서 공을 받아 다시 안쪽으로 던질 수 있어서, 안과 밖이 서로 공을 주고받으며 상대를 흔듭니다. 안쪽 선수가 모두 아웃되면 그 팀이 집니다.
조작은 크게 셋입니다. 공을 가진 선수를 움직이고, 던지는 방향과 세기를 정하고, 상대가 던진 공을 받거나 피합니다. 공을 받는 조작이 특히 중요합니다. 타이밍이 맞으면 그대로 잡아서 반격으로 이어지지만, 늦으면 그대로 맞습니다. 자신이 없으면 옆으로 몸을 빼서 피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패스도 그냥 넘기는 동작이 아닙니다. 안쪽과 바깥쪽을 오가며 공을 돌리다 보면 상대 수비가 한쪽으로 쏠리고, 그때 빈 자리를 노려 던지면 훨씬 잘 들어갑니다. 무작정 세게 던지는 것보다 자리를 만들고 던지는 쪽이 결과가 좋습니다.
필살 슛이 이 게임의 얼굴입니다
원작에서 그렇듯 이 게임에서도 필살 슛이 승부를 가릅니다. 조건을 채운 뒤 던지면 평범한 공과는 비교가 안 되는 위력의 슛이 나가고, 받기도 어렵습니다. 게이지를 모으거나 특정 상황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언제 쓸지를 재는 것 자체가 전술이 됩니다.
상대 팀도 필살 슛을 씁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강한 팀이 나오고, 그쪽의 필살 슛 한 방에 이쪽 주력이 순식간에 빠지는 일이 생깁니다. 그래서 상대가 슛을 준비하는 동작이 보이면 미리 선수들을 흩어 두는 대비가 필요합니다. 한 줄로 몰려 있으면 한 번에 여럿이 당합니다.
처음 하면 답답한 부분
첫 판은 대개 조작 때문에 헤맵니다. 여러 선수 중 지금 내가 조종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놓치기 쉽고, 공이 오는 방향과 내 선수의 위치를 동시에 보다가 둘 다 놓칩니다. 공을 가진 쪽에 집중하고, 공이 없을 때는 다음에 공이 갈 자리로 미리 움직이는 습관을 들이면 훨씬 편해집니다.
두 번째는 성급한 슛입니다. 공을 잡자마자 던지면 상대가 편하게 받습니다. 몇 번 돌려서 상대를 움직이게 만든 다음 던지는 것이 기본이고, 이것만 지켜도 승률이 크게 올라갑니다.
원작과 그 시절
원작은 피구를 주제로 한 소년 만화이고,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여러 나라에서 방영됐습니다. 한국에서는 제목이 바뀌어 방송됐는데, 그 이름이 워낙 널리 알려져서 지금도 원작 제목보다 그쪽 이름이 먼저 떠오릅니다.
방송의 영향은 게임보다 훨씬 컸습니다. 학교 체육 시간과 쉬는 시간의 피구 판이 눈에 띄게 늘었고, 공을 세게 던지는 아이는 자연스럽게 별명을 얻었습니다. 이 게임은 그 유행의 한복판에서 나온 물건이라, 화면만 봐도 당시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납니다.
가정용 스포츠 게임 중에서
이 시기 가정용 기기에는 야구와 축구 게임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피구를 정면으로 다룬 게임은 드물었고, 그래서 이 작품은 소재만으로도 자리를 얻었습니다. 규칙이 단순해 설명이 필요 없고, 한 경기가 짧아 부담이 적다는 점도 어울렸습니다.
원작이 있는 게임이 대체로 그렇듯, 만화를 본 사람과 보지 않은 사람의 인상이 크게 갈립니다. 만화를 안다면 등장인물과 필살 슛이 나올 때마다 반갑고, 모른다면 조금 과장된 피구 게임으로 보입니다. 다만 어느 쪽이든 둘이서 붙었을 때 재미있다는 점은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