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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집에

나 홀로 집에 (Home Alone Europe) · 1993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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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보다 먼저 집에 도착하기

같은 영화를 소재로 삼았어도 기기마다 전혀 다른 게임이 나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 작품이 그 대표 사례입니다. 다른 기기로 나온 나 홀로 집에 게임들이 함정을 설치해 도둑을 괴롭히는 구성을 택한 것과 달리, 이쪽은 집 안의 귀중품을 금고에 넣어 지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도둑을 물리치는 게임이 아니라 도둑에게 뺏기지 않는 게임입니다.

나 홀로 집에(Home Alone)는 영화의 주인공 소년 케빈을 조종해 집 안을 돌아다니는 액션 게임입니다. 물건을 훔치러 들어온 두 도둑을 피해 다니며 값나가는 물건을 모아 금고에 넣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버티는 것이 목표입니다. 여러 채의 집을 옮겨 다니며 같은 일을 반복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나 홀로 집에 액션 게임 화면 1 - 마스터 시스템 (1993)

한 집에서 벌어지는 일

집은 여러 층으로 나뉘어 있고, 케빈은 층을 오르내리며 방마다 흩어진 귀중품을 찾습니다. 물건을 손에 들고 금고까지 가져가 넣어야 비로소 안전해지고, 들고 다니는 도중에 도둑과 부딪히면 뺏깁니다. 도둑이 물건을 들고 집 밖으로 나가 버리면 그것으로 실패입니다.

케빈은 무력한 상태로만 도망 다니지 않습니다. 집 안에서 부품을 모으면 무기를 조립할 수 있고, 여기에 영화에서 나온 공기총도 있어서 도둑에게 맞히면 잠시 쓰러뜨리고 들고 있던 물건을 떨어뜨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다음 집으로 이동할 때는 썰매를 타고 움직이는데, 도둑보다 먼저 도착하면 미리 함정을 준비해 둘 여유가 생깁니다.

집 안의 동물들도 변수입니다. 개는 도둑을 공격해 물건을 떨어뜨리게 만들지만 케빈에게도 똑같이 달려들고, 고양이는 물건을 아래층으로 떨어뜨려 동선을 흐트러뜨립니다. 유리한 방향으로만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 게임의 긴장을 만듭니다.

나 홀로 집에 액션 게임 화면 2 - 마스터 시스템 (1993)

시간과 동선의 싸움

이 게임은 결국 시간 관리 게임입니다.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버텨야 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고, 난이도를 올리면 그 시간이 크게 늘어납니다. 짧은 쪽에서도 상당히 긴 시간이라, 초반에 무리하게 움직이다 체력과 물건을 다 잃으면 나머지 시간을 버틸 수단이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요령은 동선입니다. 물건을 하나 찾을 때마다 금고까지 왕복하면 시간이 모자라고, 그렇다고 여러 개를 들고 다니면 한 번 잡혔을 때 손실이 큽니다. 금고와 가까운 방부터 정리하고, 먼 방의 물건은 도둑의 위치를 확인한 뒤에 가져오는 식으로 나누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두 도둑의 움직임을 읽는 것도 필요합니다. 둘이 늘 붙어 다니지 않기 때문에, 한쪽이 어느 층에 있는지 파악해 두면 반대편 층을 마음 편히 돌 수 있습니다. 공기총 탄약은 도둑이 물건을 들고 출구로 향할 때를 위해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판본과 무엇이 다른가

이 시기 영화 게임은 기기마다 다른 개발사에 맡겨지는 일이 흔했고, 그 결과 이름만 같고 내용은 전혀 다른 게임들이 여럿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나 홀로 집에도 마찬가지여서, 8비트 가정용기, 16비트 기기, 휴대용 기기 판본이 각기 다른 구성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판본은 그중에서 집 구조를 활용한 탐색과 수비에 가장 무게를 둔 쪽입니다. 액션의 화려함보다는 어디에 무엇이 있고 누가 어디로 오는지를 관리하는 재미가 중심이고, 그래서 반복해서 하면 실력이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반대로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면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만든 곳과 시절 사정

이 작품은 영국의 개발사가 만들고 세가가 유럽에 내놓았습니다. 마스터 시스템은 일본과 북미에서는 일찍 힘을 잃었지만 유럽과 남미에서는 오래 팔린 기기였고, 그래서 이 시기까지도 유럽 시장을 겨냥한 신작이 계속 나왔습니다. 이 게임도 그런 배경에서 나온 유럽 전용 물건입니다.

같은 소재를 여러 기기로 동시에 내던 당시 관행 덕분에, 8비트 기기에 맞춰 규모를 줄이는 대신 구성을 아예 새로 짜는 선택이 가능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판본은 축소판이 아니라 별개의 게임이 되었습니다.

지금 해 본다면

국내에서 마스터 시스템은 국내 유통 이름으로 보급되긴 했지만 이 유럽판 게임은 접하기 어려웠습니다. 영화 자체가 명절마다 방송되며 널리 알려진 것과 달리, 게임 쪽은 이름조차 낯선 사람이 많습니다.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므로 설치 없이 눌러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난이도를 가장 낮게 두고 한 집만 제대로 지켜 내는 것을 목표로 잡는 편이 좋습니다. 금고 위치와 층 구조를 외우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시간이 아니라 판단이 승부를 가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