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버스터즈 (마스터시스템)
고스트버스터즈 (Ghostbusters USA Europe) · 1987 · Sega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영화 주제가로 시작하는 게임
전원을 켜면 8비트 음원으로 편곡된 영화 주제가가 흘러나옵니다. 지금 들어도 바로 알아챌 수 있는 그 후렴구가, 당시 가정용 기기의 좁은 음원으로도 놀랄 만큼 그럴듯하게 재현되어 있었습니다. 게임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이 오프닝만큼은 기억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더 인상적인 것은 게임의 구성이었습니다. 영화 판권 게임 대부분이 옆으로 걸어가며 적을 때리는 식이던 시절에, 이 게임은 회사를 차리고 장비를 사고 돈을 벌어 다시 투자하는 경영에 가까운 흐름을 담았습니다. 유령을 잡는 것보다 통장 잔고를 보는 시간이 더 길었던 게임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고스트버스터즈(Ghostbusters)는 유령 퇴치 회사의 사장이 되어 도시에 나타나는 유령을 잡는 액션 게임입니다. 시작하면 자금을 받아 차량과 장비를 고르고, 도시 지도를 보며 유령이 나타난 건물로 출동합니다. 출동해 유령을 잡으면 보수를 받고, 그 돈으로 더 좋은 장비를 사는 순환이 게임의 뼈대입니다.
출동 장면은 차를 몰고 목적지까지 달리는 구간과, 도착해 유령을 포획하는 구간으로 나뉩니다. 포획 장면에서는 두 명의 대원이 양쪽에서 광선을 쏘아 유령을 가운데로 몰고, 바닥에 놓아 둔 포획 장치의 뚜껑이 열리는 순간 그 위로 밀어 넣습니다. 광선이 자기 동료에게 닿으면 안 되기 때문에 각도 조절이 은근히 까다롭습니다.
장비를 고르는 재미
처음 주어지는 자금으로는 모든 것을 살 수 없어서, 무엇을 포기할지 정해야 합니다. 차량은 속도가 빠를수록 출동이 수월하지만 비싸고, 유령 감지 장치가 있으면 어느 건물이 위험한지 미리 알 수 있으며, 진공 흡입 장치가 있으면 이동 중에 떠다니는 유령을 돈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가장 아쉬운 것은 포획 장치의 수입니다. 이것이 부족하면 유령을 눈앞에 두고도 잡지 못합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화려한 장비보다 기본에 충실하게 사 두고, 몇 번 출동해 자금을 불린 뒤 확장하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돈만 모아서도 안 됩니다. 유령을 방치하면 도시의 심령 에너지 수치가 계속 올라가고, 이 수치가 한계에 닿으면 최종 국면으로 넘어갑니다. 준비가 덜 된 상태로 그 순간을 맞으면 손쓸 도리가 없기 때문에, 벌이와 출동 속도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마지막 관문
최종 국면은 영화의 그 건물 앞입니다. 대원들을 문 앞까지 밀어 넣어야 하는데, 위에서 떨어지는 방해물과 지키고 선 존재를 피해야 합니다. 여기서는 그동안 모은 자금이 아니라, 그 자금으로 어떤 장비를 갖췄는지가 결과를 가릅니다.
무사히 안으로 들어가면 옥상에서 마지막 상대를 만납니다. 여기까지 오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탓에, 이 마지막 화면을 봤다는 이야기 자체가 학교에서 자랑거리였습니다.
8비트 판권 게임의 모범
같은 시기 영화 판권 게임들이 대체로 급하게 만들어져 실망을 안겼던 것과 달리, 이 작품은 영화의 설정을 게임 규칙으로 옮기려는 시도를 분명히 했습니다. 유령을 잡는 일이 곧 사업이라는 원작의 설정이 자금과 장비라는 형태로 그대로 들어와 있습니다.
조작이 투박하고 반복되는 구간이 많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주제가가 흐르는 첫 화면에서 손이 멈추고, 결국 한 번 더 출동 버튼을 누르게 되는 힘이 이 게임에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