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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코 뮤지엄

남코 뮤지엄 (Namco Museum U the Corporation) · 2001 · Na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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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 한 구석을 통째로 옮겨 놓았습니다

1980년대 초 오락실에 들어서면 벽을 따라 놓여 있던 기계들이 있습니다. 노란 동그라미가 점을 먹고 다니는 화면, 벌 떼처럼 대열을 지어 내려오는 적기, 땅속을 파고 다니는 작업복 차림의 사내. 이 모음집은 그 기계들을 한 판에 모아 놓은 물건입니다.

한 게임을 골라 시작하면 화면 비율과 규칙이 그 시절 그대로입니다. 판이 끝없이 반복되고, 목숨이 셋이고, 점수가 유일한 목표입니다. 요즘 게임에 익숙한 손으로 잡으면 몇 분 만에 끝나 버리는데, 그 몇 분이 계속 다시 시작하게 만듭니다.

남코 뮤지엄 기타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어드밴스 (2001)

어떤 게임인가

남코 뮤지엄(Namco Museum)은 남코가 1980년대에 오락실에 내놓은 대표작들을 한데 묶은 모음집입니다. 게임보이 어드밴스판에는 팩맨, 갤러가, 디그더그, 갤럭시안, 폴 포지션 같은 초기 명작들이 들어 있습니다.

각 작품은 장르가 전부 다릅니다. 미로를 돌며 점을 먹는 게임, 대열을 이룬 적기를 쏘는 슈팅, 땅을 파고 적을 터뜨리는 액션, 그리고 뒤에서 본 시점의 자동차 경주까지 한 자리에 있습니다. 하나씩 성격이 뚜렷해서 질리면 다른 걸 켜면 됩니다.

수록작마다 다른 재미

팩맨은 유령 넷의 성격이 각각 다릅니다. 하나는 정면으로 쫓아오고, 하나는 앞질러 가로막고, 하나는 변덕스럽게 움직입니다. 이 차이를 알면 몰릴 것 같은 자리에서 빠져나가는 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큰 점을 먹었을 때 유령을 몇 마리나 연속으로 잡느냐가 점수를 좌우합니다.

갤러가는 적기가 대열에서 빠져나와 급강하하며 공격합니다. 여기서 보스 기체에 내 기체가 붙잡히면 빼앗기는데, 그 기체를 다시 쏘아 되찾으면 두 대가 나란히 붙어 화력이 두 배가 됩니다. 일부러 한 대를 내주고 되찾는 것이 이 게임의 기본 전략입니다.

디그더그는 땅을 파서 적을 유인한 뒤 공기를 불어넣어 터뜨리거나, 바위를 떨어뜨려 한 번에 여러 마리를 깔아뭉갭니다. 바위로 잡는 쪽이 점수가 훨씬 높아서, 위험을 무릅쓰고 적을 바위 밑으로 끌고 오게 됩니다.

점수를 겨루는 게임들

이 시절 게임에는 엔딩이 없습니다. 판이 계속 반복되면서 조금씩 빨라지고, 결국은 죽습니다. 그러니 목표는 클리어가 아니라 기록입니다. 어제의 나보다 한 판 더 넘어가는 것, 점수 자리 수를 하나 더 늘리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 단순함 덕분에 조작을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방향키와 버튼 하나면 되고, 규칙은 한 판 해 보면 알게 됩니다. 짧은 시간에 한 판씩 붙기에 이만한 게 없습니다.

남코라는 회사의 초기 기록

여기 실린 작품들은 대부분 1979년부터 1982년 사이에 나왔습니다. 오락실이라는 공간이 자리를 잡아 가던 시기이고, 이후 수십 년간 반복될 게임 장르의 원형이 이때 만들어졌습니다.

팩맨은 캐릭터로 게임을 파는 방식을 처음 성공시킨 작품이고, 갤러가는 슈팅에 이야기와 위험 감수 요소를 넣었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그래픽은 소박하지만, 규칙 설계만큼은 여전히 촘촘하다는 걸 금방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