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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 카게

닌자 카게 (Ninja Kage) · 1984 · Hudson 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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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계속 위를 봐야 합니다. 적은 언제나 위에 있고, 무기는 위로 던지는 수리검뿐입니다. 담장 위에서, 문틈에서, 지붕에서 적이 표창을 던져 내리고 나는 아래에서 맞받아 던집니다.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이 구도 하나로 게임 전체가 굴러갑니다.

닌자 카게(Ninja Kage)는 이가의 닌자 카게가 되어 적의 성을 정리하는 액션 게임입니다. 마당에서 시작해 성 안으로 들어가고 마지막에 지붕에 올라서면 한 바퀴가 끝납니다. 상대는 코가의 닌자들입니다. 이가와 코가라는 대립 구도는 일본 닌자물에서 가장 흔한 설정입니다.

닌자 카게 어드벤처 게임 화면 1 - MSX (1984)

세 구역, 그리고 할당량

한 바퀴는 세 구역으로 나뉘고 각 구역의 생김새가 다릅니다.

첫 구역은 성 바깥입니다. 앞에 도랑이 있어 길을 막고, 담장 위에 자리 잡은 코가 닌자들이 아래를 향해 표창을 던집니다. 이 구역만 배경이 옆으로 흐릅니다. 걸어가면 풍경이 반복되며 지나가는 방식입니다. 나머지 두 구역은 화면이 고정되어 있어, 첫 구역의 이동감이 오히려 예외에 가깝습니다.

두 번째 구역은 성문이 열린 뒤 들어가는 실내입니다. 화면 위쪽에 미닫이문이 세 개 있고 적이 그 문에서 나옵니다. 어느 문이 열릴지 모르니 가운데에 서서 양쪽을 다 볼 수 있는 자리를 잡는 게 기본입니다. 세 번째 구역은 지붕입니다. 여기까지 정리하면 한 바퀴가 끝납니다.

각 구역에는 쓰러뜨려야 할 적의 수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 수를 채워야 다음으로 넘어가는 문이 열립니다. 그래서 도망 다니며 시간을 끄는 전략이 통하지 않습니다. 결국 앞으로 나가 맞서야 합니다.

끝이 없는 게임

이 게임에는 엔딩이 없습니다. 세 구역을 다 돌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고, 그게 계속 반복됩니다. 80년대 초중반 게임에서 흔한 구성입니다. 클리어가 목표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버티며 점수를 쌓느냐가 목표인 방식입니다.

한 바퀴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다는 평이 많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반복될수록 적이 늘고 빨라지므로, 몇 바퀴를 도느냐가 실력의 척도가 됩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한 바퀴를 도는 게 아니라 안정적으로 도는 방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위만 보는 게임의 요령

무기가 위로만 나가기 때문에 좌우 이동이 곧 조준입니다. 적의 바로 아래로 들어가는 게 공격이고, 벗어나는 게 회피입니다. 이 두 가지가 같은 조작이라는 점이 이 게임의 핵심 긴장감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죽는 이유는 쏘려고 적 아래에 머무르는 것입니다. 적도 아래로 던지니 그 자리는 가장 위험한 자리입니다. 한 발 던지고 바로 옆으로 빠지는 리듬을 익혀야 합니다. 던지고 옮기고, 다시 던지고 옮기는 식입니다.

또 하나는 여러 적을 동시에 상대하려는 욕심입니다. 화면에 적이 셋 넷 있을 때 다 잡으려 들면 반드시 어느 하나에게 맞습니다. 한 명씩 확실히 정리하고, 나머지는 그 시간 동안 피하는 데 집중하는 편이 훨씬 오래 삽니다.

허드슨과 MSX

허드슨은 MSX 시절 가장 활발했던 소프트 회사 중 하나입니다. 봄버맨을 만든 곳이고, 나중에는 PC엔진을 NEC와 함께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 시기 허드슨 소프트는 대체로 규칙이 단순하고 손에 붙는 물건이 많았는데, 닌자 카게도 그런 계열입니다.

이 게임은 나라마다 다른 제목으로 나갔습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그냥 닌자라는 이름이었고, 스페인에서는 또 다른 제목이 붙었습니다. 일본 소프트가 유럽으로 나갈 때 제목이 통째로 바뀌는 건 이 시기에 흔한 일이었습니다.

카트리지 외에 테이프로도 나왔습니다. 테이프는 값이 싼 대신 불러오는 데 몇 분씩 걸렸습니다. 게임을 시작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게임의 일부였던 시절입니다.

한국에서의 닌자물

한국에서 MSX는 학습용을 표방한 집 컴퓨터였습니다. 대우 아이큐 같은 국산 기종이 팔렸고, 문방구와 전자상가에서 복사한 소프트가 활발히 돌았습니다. 닌자를 소재로 한 게임은 그 시절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축이었습니다. 만화와 영화에서 닌자가 자주 나오던 때였기 때문입니다.

다만 1984년 소프트라 국내에 널리 퍼진 건 아닙니다. 한국에 MSX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건 몇 년 뒤였고, 그때는 이미 훨씬 화려한 닌자 게임들이 나와 있었습니다. 그래도 규칙이 단순해서 지금 처음 잡아도 몇 초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위를 보고 던지고 옆으로 피하는 것, 그게 전부인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