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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크 샷

덩크 샷 (Dunk Shot fd1089 317 0022) · 1987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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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코트를 옆에서 길게 보여 주는 화면에, 네 개의 조작부가 나란히 붙은 기체입니다. 두 사람이 한 팀이 되어 다른 두 사람과 붙는 구성이라,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옆 사람과 말을 섞게 됩니다. 혼자 조용히 하는 게임이 아니라 소리를 지르며 하는 게임이었다는 점이 이 기체의 성격을 잘 보여 줍니다.

덩크 샷(Dunk Shot)은 세가가 내놓은 아케이드 농구 게임입니다. 제한 시간 안에 상대보다 많은 점수를 내는 것이 목표이고, 실제 농구처럼 공을 몰고 올라가 패스하고 슛을 넣습니다. 조작은 이동과 패스, 슛으로 단순하게 정리돼 있어 농구 규칙을 잘 몰라도 몇 분이면 붙을 수 있습니다.

덩크 샷 스포츠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7)

한 판의 흐름

공을 잡으면 상대 진영으로 몰고 올라가고, 수비가 붙기 전에 슛을 던지거나 자리가 좋은 동료에게 넘깁니다. 슛은 버튼을 누르는 위치와 타이밍에 따라 성공률이 달라지므로, 무작정 던지기보다 골대에 가까운 자리를 만드는 편이 낫습니다. 수비할 때는 공을 가진 상대에게 붙어 진로를 막고, 패스 길목을 끊는 것이 기본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수 차가 벌어지면 공격이 급해지고, 그때부터 실수가 몰립니다. 이런 스포츠 게임에서 흔히 나오는 무너짐인데, 지고 있을 때일수록 무리한 장거리 슛보다 확실한 자리를 만드는 쪽이 따라잡기 쉽습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 때만 성공률을 포기하고 던지는 것이 맞습니다.

덩크 샷 스포츠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87)

둘이서 한 팀

이 게임의 진짜 재미는 같은 팀 두 사람이 손발을 맞추는 데 있습니다. 한 사람이 공을 몰고 올라가는 동안 다른 한 사람이 빈자리로 미리 뛰어들어야 패스가 살아납니다. 둘 다 공을 쫓아다니면 코트 한쪽에 뭉쳐서 수비에게 막히고, 둘 다 기다리기만 하면 공을 몰고 올라갈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말로 역할을 나누게 됩니다. 누가 올라가고 누가 자리를 잡을지, 슛은 누가 던질지를 판마다 정하는 셈입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오락실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과 한 팀이 되는 일도 흔했고, 몇 판 만에 손발이 맞기 시작하면 묘한 성취감이 생겼습니다. 반대로 손발이 안 맞으면 자기 팀 사람과 공을 놓고 다투는 우스운 장면도 나왔습니다.

덩크 샷 스포츠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87)

네 자리 기체의 의미

네 명이 동시에 붙는 기체는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값도 비싸서, 아무 업장에나 놓이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한 번에 네 명의 동전을 받을 수 있어 자리 효율이 좋았고,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그 앞이 가장 시끄러웠습니다. 스포츠 장르가 이런 다인용 기체와 잘 어울렸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 세가는 여러 사람이 같은 화면에 붙는 대전 구조를 여러 장르에서 실험했습니다. 혼자서 기록을 다투는 방식에서 벗어나, 옆 사람과 직접 붙는 재미를 상품으로 만든 흐름입니다. 이 게임도 그 흐름 위에 있고, 농구라는 소재가 그 목적에 잘 맞았습니다.

스포츠 게임으로서의 성격

이 시기 아케이드 농구 게임은 실제 경기의 규칙을 세밀하게 재현하기보다, 짧은 시간 안에 점수가 오가는 쪽을 택했습니다. 코트를 가로지르는 데 오래 걸리지 않고, 슛이 자주 들어가며, 시간이 빠르게 흐릅니다. 한 판에 십 분씩 붙잡고 있으면 기체 회전이 나빠지기 때문에 당연한 설계입니다.

그래서 실제 농구를 잘 아는 사람이 기대하는 전술적인 깊이는 크지 않습니다. 대신 공을 뺏고 뺏기는 속도가 빨라서 지루할 틈이 없고, 마지막 몇 초에 승부가 뒤집히는 일이 자주 벌어집니다. 스포츠 시뮬레이션이라기보다 스포츠를 소재로 한 대전 게임에 가깝게 받아들이는 편이 맞습니다.

국내에서의 자리

한국 오락실에서 농구를 소재로 한 기판은 격투나 슈팅만큼 흔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여럿이 붙을 수 있는 스포츠 기체는 사람이 몰리는 자리에 하나쯤 놓이는 경우가 있었고, 특히 학교 근처나 번화가의 큰 오락실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규칙 설명이 필요 없다는 점이 이런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조작이 단순하고 판이 짧아서 부담 없이 붙기 좋습니다. 혼자 해도 컴퓨터를 상대로 진행할 수 있지만, 이 게임의 성격상 사람과 붙을 때 훨씬 살아납니다. 옆에 사람을 앉히고 한 팀을 짜는 순간, 이 기체가 왜 네 자리로 만들어졌는지가 바로 이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