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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퀘스트 2 MSX

드래곤 퀘스트 2 (Dragon Quest 2) · 1987 · En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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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에서 셋으로 늘어났습니다

전작에서는 용사 한 명이 모든 것을 혼자 감당했습니다. 2편은 여기서 크게 달라집니다. 왕자 한 명으로 시작하지만, 곧 사촌인 왕자와 공주를 만나 셋이 함께 다니게 됩니다. 전투 화면에 세 줄의 이름이 나란히 뜨는 순간, 게임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세 명은 성능이 확실히 다릅니다. 주인공은 힘이 세지만 주문을 못 쓰고, 둘째는 공격과 주문을 어느 정도 겸하며, 공주는 몸이 약한 대신 강력한 주문을 여럿 익힙니다. 누구를 살려 두고 누구를 먼저 회복시킬지 판단하는 것이 이 작품의 새로운 재미입니다.

드래곤 퀘스트 2 MSX RPG 게임 화면 1 - MSX (1987)

일행을 이끌고 세계를 도는 RPG입니다

드래곤 퀘스트 2(Dragon Quest II)는 세 명의 일행을 이끌고 넓어진 세계를 여행하며 적의 본거지를 찾아가는 RPG입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마을에서 장비를 갖추고 들판에서 싸우며 레벨을 올리는 흐름이지만, 규모가 훨씬 커졌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배입니다. 배를 손에 넣으면 바다를 건너 어디든 갈 수 있게 되고, 그 순간 세계가 한꺼번에 열립니다. 어디로 갈지 스스로 정해야 하는 자유가 생기는 대신, 길잡이 없이 넓은 바다에서 헤매게 되기도 합니다.

전투도 달라졌습니다. 전작은 몬스터 한 마리와 붙었지만, 이번에는 여러 마리가 무리를 지어 나옵니다. 그래서 광역 주문의 가치가 크고, 어떤 순서로 적을 정리할지 판단하는 것이 승패를 가릅니다.

드래곤 퀘스트 2 MSX RPG 게임 화면 2 - MSX (1987)

회복과 주문 관리가 핵심입니다

셋이 함께 다니면 편할 것 같지만, 관리해야 할 것도 셋으로 늘어납니다. 특히 공주는 체력이 낮아 광역 공격 한 번에 위험해지고, 그 공주가 회복 주문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쓰러지면 곧장 전멸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기본은 회복을 미루지 않는 것입니다. 아직 버틸 만하다고 판단해 공격을 이어 가다가 다음 턴에 몰살당하는 일이 흔합니다. 위험 구간에서는 한 턴을 회복에 쓰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주문을 쓰는 자원도 유한합니다. 던전 깊숙이 들어가면 돌아 나올 몫까지 남겨 둬야 하는데, 초반에 다 써 버리면 나오는 길에 당합니다. 회복 도구를 넉넉히 사 두고 주문은 아껴 쓰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난이도가 뚜렷하게 올라갑니다

이 작품은 시리즈 안에서도 어려운 편으로 유명합니다. 후반부에 나오는 던전은 구조가 복잡하고 등장하는 적이 강하며,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몰려나와 순식간에 전멸시킵니다.

특히 최종 목적지로 가는 길에 있는 던전은 많은 사람이 좌절한 구간으로 회자됩니다. 여기서는 레벨과 장비를 충분히 갖추지 않으면 몇 걸음 못 가서 돌아 나오게 됩니다. 무리하게 밀어붙이기보다 바깥에서 준비를 더 하는 편이 결국 빠릅니다.

배를 얻은 뒤 목적지를 못 찾아 헤매는 것도 흔한 상황입니다. 이럴 때는 아직 가보지 않은 항구 도시를 찾아 사람들의 말을 들어 보는 것이 정답입니다. 이 시리즈에서 마을 사람의 대사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안내입니다.

시리즈가 형태를 갖춘 작품

1편이 RPG라는 장르를 대중에게 알렸다면, 2편은 그 위에 파티 전투와 넓은 세계라는 뼈대를 얹었습니다. 이후 시리즈가 이어 가는 형태가 여기서 거의 완성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MSX판은 이 작품을 해당 기기 사양에 맞춰 옮긴 판본입니다. 화면과 소리에서 차이가 있지만 내용은 그대로이고, MSX가 널리 쓰이던 시절 국내에서 이 시리즈를 접하는 통로 중 하나였습니다.

이 시기의 국내 사정에서는 정식으로 발매된 물건을 구하기보다 여러 경로로 흘러든 것을 붙잡고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일본어를 모르는 채로 그림과 숫자만 보고 진행하다가, 마을 사람 대사에 담긴 단서를 놓쳐 몇 주씩 같은 자리를 맴돌기도 했습니다.

지금 해 보면 확실히 손이 많이 갑니다. 레벨을 올리는 데 시간이 걸리고 안내도 없습니다. 그래도 셋이 함께 강해지는 과정과, 배를 타고 처음 넓은 바다로 나가는 순간의 감각은 지금도 충분히 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