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퀘스트 3
드래곤 퀘스트 III 그리고 전설로 (Dragon Quest Iii Soshite Densetsu E Japan REV 0a) · 1988 · Enix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동료를 직접 만들어 데려갑니다
앞선 두 작품에서 동료는 이야기가 정해 준 인물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다릅니다. 주인공 혼자 성을 나선 뒤, 어느 술집에서 함께 갈 사람들을 직접 만듭니다. 이름을 정하고 직업을 고릅니다. 전사로 할지, 마법사로 할지, 승려로 할지, 아니면 무엇이든 어중간하게 하는 상인을 데려갈지가 전부 자기 선택입니다.
이 한 가지 변화가 게임 전체를 바꿔 놓았습니다. 같은 게임을 하는 두 사람의 여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앞에서 밀어붙이는 팀을 만든 사람과 마법으로 정리하는 팀을 만든 사람은 같은 던전에서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됩니다.
무엇을 하는 게임인가
드래곤 퀘스트 3(Dragon Quest III)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세계를 여행하는 RPG입니다. 마을에서 정보를 얻고 장비를 갖추고, 밖으로 나가 몬스터와 싸우며 강해지고, 더 먼 곳으로 나아갑니다. 순서대로 명령을 넣어 싸우는 전투 방식은 시리즈의 것을 그대로 따릅니다.
이 작품의 세계는 앞선 작품들보다 훨씬 넓습니다. 배를 얻어 대륙을 오가고, 나중에는 하늘을 나는 수단까지 손에 넣습니다. 갈 수 있는 곳이 계속 늘어나는 구조라, 지도를 채워 가는 재미가 큽니다.
직업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의 진짜 깊이는 중반에 드러납니다. 특정 장소에서 동료의 직업을 바꿀 수 있게 되는데, 직업을 바꿔도 배운 주문은 그대로 남습니다. 즉 마법사로 키워 주문을 익힌 뒤 전사로 바꾸면, 마법도 쓰고 검도 휘두르는 동료가 됩니다.
이걸 알고 나면 팀 구성 계획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처음부터 최종 형태를 정해 두고, 그리로 가기 위해 어떤 순서로 직업을 거칠지를 설계하게 됩니다. 물론 직업을 바꾸면 능력치가 일부 떨어지고 레벨도 내려가므로, 다시 키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비용을 감수할 만한지 판단하는 것도 재미의 일부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이걸 너무 일찍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기본 구성으로도 충분히 끝까지 갈 수 있고, 직업 변경은 두 번째로 할 때의 즐거움으로 남겨 둬도 좋습니다.
성격이라는 요소
동료를 만들 때 능력치와 별개로 성격이 정해집니다. 성격에 따라 어느 능력치가 잘 오르는지가 달라져서, 같은 직업이라도 성장 곡선이 다릅니다. 겁이 많은 성격은 민첩함이 잘 오르고, 무모한 성격은 힘이 잘 오르는 식입니다.
이 요소 덕분에 동료를 만드는 과정이 단순한 직업 선택 이상이 됩니다. 몇 번을 다시 돌려 가며 마음에 드는 조합을 만드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난이도와 진행
전작에 비하면 이 작품은 진행이 훨씬 친절해졌습니다. 갈 곳을 알려 주는 힌트가 더 명확하고, 난이도 곡선이 급하게 튀지 않습니다. 시리즈 중에서 처음 해 보기에 가장 무난한 작품으로 꼽히는 이유입니다.
그래도 후반에는 만만치 않은 구간이 있습니다. 특히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나오는 몬스터 무리를 만나면 준비 없이는 위험합니다. 광범위 공격 주문을 쓸 수 있는 동료를 하나쯤 데리고 다니는 것이 안전합니다. 회복 담당이 쓰러지면 그때부터 무너지므로, 회복 담당을 지키는 것이 전투의 기본 원칙입니다.
또 하나 기억해 둘 것은 이동 수단입니다. 배를 얻은 뒤에도 갈 수 없던 곳들이 있는데, 후반에 하늘을 나는 수단을 손에 넣으면 그동안 지도에서 비어 있던 자리들이 한꺼번에 열립니다. 그때 세계가 갑자기 넓어지는 감각이 이 작품의 가장 인상적인 순간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작품이 남긴 것
이 작품이 나왔을 때 일본에서는 발매일에 줄이 길게 늘어섰고, 그 광경 자체가 뉴스가 되었습니다. RPG라는 장르가 소수 취향에서 대중적인 것으로 넘어가는 분기점이 이 게임이었다고 이야기됩니다.
게임 안에서도 마지막에 준비된 것이 있습니다. 이야기가 끝나 가는 지점에서 이 세계가 무엇이었는지 드러나는 장면이 있는데, 그것이 시리즈 전체를 하나로 묶어 줍니다. 그 순간의 감각 때문에 이 작품을 시리즈 최고작으로 꼽는 사람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