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퀘스트 3 북미판
드래곤 워리어 III (Dragon Warrior Iii USA) · 1991 · En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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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를 직접 만듭니다
이 게임의 시작은 조금 다릅니다. 이야기를 진행하다 동료를 만나는 게 아니라, 술집에 들러 직접 사람을 만들어 데려갑니다. 이름을 정하고 직업을 고르고 성별을 정합니다. 전사 셋으로 밀고 나갈지, 마법사를 둘 넣을지, 승려를 반드시 챙길지가 전부 플레이어의 선택입니다. 이 한 화면에서 자기만의 파티를 짜는 순간이 이 작품의 첫 번째 매력입니다.
드래곤 퀘스트 3(Dragon Warrior III)은 마을을 돌며 단서를 모으고 필드에서 몬스터와 싸우며 세계를 넓혀 가는 롤플레잉 게임입니다. 전투는 명령을 고르는 턴제이고, 레벨을 올리고 장비를 갖추며 강한 지역으로 나아가는 구조입니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자, 앞선 두 작품과 이야기가 이어지는 완결편에 해당합니다.
직업을 고르는 재미
직업마다 할 수 있는 일이 뚜렷하게 다릅니다. 전사는 맞고 때리는 역할을 맡고, 마법사는 공격 주문으로 여럿을 한 번에 정리하며, 승려는 회복과 보조를 담당합니다. 무기 상인이나 놀이꾼처럼 능력치는 낮지만 특이한 쓸모가 있는 직업도 있습니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도중에 직업을 바꿀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지금까지 익힌 주문을 유지한 채 다른 직업으로 전직할 수 있습니다. 마법사로 주문을 배운 뒤 전사로 바꾸면 주문도 쓰고 힘도 센 인물이 만들어집니다. 이 조합을 궁리하는 게 이 게임을 오래 붙잡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처음 시작한다면 무난한 구성을 권합니다. 주인공에 전사, 승려, 마법사를 붙이면 공격과 회복이 모두 갖춰져서 어디서든 버틸 수 있습니다. 특이한 조합은 한 번 끝까지 가 본 다음에 시도해도 늦지 않습니다.
세계가 열리는 방식
이 게임의 무대는 상당히 넓습니다. 배를 얻으면 갈 수 있는 곳이 크게 늘어나고, 더 나아가면 하늘을 나는 이동 수단까지 손에 넣습니다. 이동 수단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세계가 확 넓어지는 감각이 있습니다.
목적지를 화살표로 알려 주지 않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의 말이 유일한 안내입니다. 한 마을에 들어가면 모든 집에 들어가 보고 모든 사람과 말해 보는 것이 기본입니다. 어떤 단서는 한참 뒤에야 쓸모가 생기니, 들은 이야기는 기억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밤과 낮이 바뀌는 것도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같은 마을이라도 낮에는 문이 닫혀 있던 곳이 밤에 열리고, 낮에 만났던 사람이 밤에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진행이 막혔을 때 시간대를 바꿔 보면 길이 열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막힐 때의 요령
전멸하면 소지금의 절반을 잃습니다. 그래서 큰돈을 들고 위험한 지역에 들어가는 건 좋지 않습니다. 은행 격의 시설에 돈을 맡겨 두고 다니는 습관을 들이면 손해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몬스터가 갑자기 세게 느껴진다면 대개 레벨이나 장비가 부족한 것입니다. 이 시리즈는 조금 더 싸우고 조금 더 좋은 무기를 사는 것만으로 대부분의 벽이 풀립니다. 조급하게 앞으로 밀기보다 뒤로 물러나 준비하는 편이 결국 빠릅니다.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는 회복 도구와 마을로 돌아가는 수단을 챙겨야 합니다. 깊숙이 들어갔다가 돌아올 방법이 없어 그대로 전멸하는 것이 이 게임에서 가장 흔한 사고입니다.
시리즈 안에서의 자리
이 작품은 앞선 두 편의 이야기와 이어집니다. 그 연결이 드러나는 후반부의 전개는 지금도 시리즈 최고의 장면으로 꼽힙니다. 무엇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직접 보는 게 좋으니 여기서는 말을 아끼겠습니다.
시스템 면에서도 이 작품이 세운 틀이 이후 시리즈의 표준이 됐습니다. 직업 선택, 전직, 넓은 세계와 이동 수단의 단계적 개방 같은 요소들이 여기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8비트 기기에서 이만한 분량을 담아낸 것 자체가 당시로서는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지금 처음 한다면
턴제 전투와 정보 수집이 중심이라 진행이 빠르지는 않습니다. 대신 한 번 몰입하면 세계가 조금씩 넓어지는 재미가 오래갑니다. 이동 수단을 처음 얻어 새 대륙에 발을 디딜 때의 기분은 지금 해도 그대로입니다.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니, 술집에서 동료를 만들어 이름을 붙이던 그 첫 화면부터 다시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