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트레이시
딕 트레이시 (Dick Tracy USA Europe) · 1990 · Sega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이 게임에서 가장 먼저 익혀야 하는 것은 총구를 화면 안쪽으로 돌리는 감각입니다. 옆으로 흐르는 화면에서 앞뒤로 걸어 다니다 보면, 적이 길가가 아니라 저 안쪽 건물 창문에서 튀어나옵니다. 그때 버튼을 눌러 조준선을 배경 쪽으로 옮기고 쏴야 합니다. 평범한 횡스크롤 액션인 줄 알고 시작했다가 이 조작에서 한 번 걸리게 되는 게임입니다.
딕 트레이시(Dick Tracy)는 세가가 낸 액션 슈팅 게임입니다. 노란 코트를 입은 형사가 도시를 돌며 갱단을 잡는 내용으로, 1989년 나온 동명의 영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걷고, 점프하고, 권총을 쏘고, 필요하면 주먹을 쓰는 것이 기본 조작입니다.
두 개의 층으로 나뉜 화면
이 게임의 핵심은 앞쪽 길과 뒤쪽 배경이 따로 논다는 점입니다. 길 위의 적은 평소대로 쏘면 되지만, 뒤쪽 창문이나 골목에서 총구를 내미는 적은 조준 모드로 전환해야 맞출 수 있습니다.
조준 모드에 들어가면 화면에 조준선이 나타나고, 방향키로 이를 움직여 목표를 맞춥니다. 문제는 그 사이에도 앞쪽 적들이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안쪽을 정리하는 동안 앞쪽에서 얻어맞는 상황이 계속 생기므로, 두 층 사이를 얼마나 빨리 오가느냐가 실력입니다.
요령은 순서입니다. 새 화면에 들어서면 우선 앞쪽 적을 정리해 안전을 확보한 뒤 안쪽을 처리합니다. 반대로 하면 조준하는 동안 무방비로 맞습니다. 그리고 안쪽 적은 총을 겨누는 예비 동작이 있으니, 그 동작이 보이는 순간 바로 조준 모드로 바꾸면 늦지 않습니다.
화력과 자원
기본 권총은 탄이 넉넉하지만 위력이 약합니다. 스테이지 곳곳에서 얻는 강한 무기가 있는데, 탄이 제한되어 있어 아무 데나 쓰면 정작 필요할 때 없습니다. 몰려나오는 구간이나 보스 앞에서 쓰는 것이 맞습니다.
주먹 공격도 쓸모가 있습니다. 바짝 붙은 적은 총보다 주먹이 빠르고, 탄을 아낄 수 있습니다. 다만 맞을 위험이 크니 확실히 붙었을 때만 씁니다.
체력 회복 수단이 흔치 않아서, 잔실수로 깎인 체력이 후반에 그대로 부담이 됩니다. 특히 조준 모드에서 어정쩡하게 멈춰 있다가 맞는 손실이 누적되면 스테이지 끝까지 버티기 어려워집니다.
스테이지 진행
각 스테이지는 거리와 건물 내부, 부두 같은 무대를 오가며 갱단을 정리하는 식으로 흘러갑니다. 도시 배경은 원작 영화의 강한 색감을 흉내 내려 한 흔적이 보이는데, 마스터시스템의 색 표현 안에서 나름대로 분위기를 살렸습니다.
구간 끝에는 두목급 적이 기다립니다. 이 상대들은 패턴이 단순한 편이라, 움직임을 두세 번 지켜보고 나면 안전한 공격 타이밍이 보입니다. 급하게 달려들기보다 거리를 두고 패턴을 익히는 편이 빠릅니다.
마스터시스템이라는 자리
같은 시기 메가드라이브로도 딕 트레이시 게임이 나왔지만 내용이 다릅니다. 마스터시스템판은 8비트 기기 성능에 맞춰 따로 만들어진 것으로, 조준 모드를 중심에 둔 구성이 특징입니다.
영화를 바탕으로 한 게임이 쏟아지던 시기의 작품인데, 그런 게임 상당수가 이름만 빌리고 내용이 부실했던 것에 비하면 이쪽은 나름의 독자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앞뒤 두 층을 오가며 쏘는 방식은 당시 액션 게임 중에서 흔한 구성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에서
마스터시스템은 국내에서 삼성이 들여온 기기로 보급되어 패미컴 다음으로 익숙한 가정용 기기였습니다. 그 목록 안에서 이 게임은 널리 알려진 축은 아니었지만, 노란 코트를 입은 형사가 나오는 게임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영화를 못 본 사람에게는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 길이 없었으니, 그냥 총 쏘는 형사 게임으로 통했습니다. 조준 모드를 이해하지 못하고 앞쪽 적만 쏘다가 계속 죽는 경우도 흔했는데, 그 조작을 깨닫는 순간 게임이 완전히 달라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