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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타임 MSX판

버거타임 (Burger Time) · 1985 · Data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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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를 밟아서 만듭니다

이 게임을 처음 보면 무엇을 하는 건지 한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사다리와 발판이 얽힌 화면 위에 빵과 고기, 양상추 조각들이 널려 있고, 요리사 모자를 쓴 작은 캐릭터가 그 위를 걸어 다닙니다. 그러다 재료 위를 끝까지 밟고 지나가면 재료가 아래층으로 툭 떨어집니다. 그렇게 층층이 떨어뜨려 화면 맨 아래에 쌓으면 햄버거 하나가 완성됩니다.

버거타임(BurgerTime)은 이 단순한 규칙 하나로 굴러가는 액션 게임입니다. 화면에 있는 재료를 전부 아래까지 내려서 햄버거를 완성하면 스테이지가 끝나고, 다음 층으로 넘어갑니다. 규칙은 쉬운데 방해꾼들 때문에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버거타임 MSX판 액션 게임 화면 1 - MSX (1985)

소시지와 계란과 오이

주인공을 쫓아다니는 적은 소시지, 계란, 오이입니다. 이들도 사다리와 발판을 타고 다니며 요리사를 따라오는데, 닿으면 그대로 한 목숨이 사라집니다. 무기라고는 뿌릴 수 있는 후추뿐이고, 그마저도 개수가 정해져 있어서 함부로 못 씁니다.

후추를 맞은 적은 잠깐 멈춥니다. 이때 옆으로 지나갈 수도 있지만, 더 좋은 건 그 자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적이 재료 위에 올라와 있을 때 그 재료를 떨어뜨리면 적도 같이 떨어지면서 사라지고, 점수도 크게 들어옵니다. 여러 마리를 한 재료에 태운 채로 떨어뜨리면 점수가 훨씬 커집니다.

버거타임 MSX판 액션 게임 화면 2 - MSX (1985)

떨어지는 재료를 계산합니다

이 게임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후추를 아끼는 데서 갈립니다. 초보는 적이 다가오면 곧바로 후추를 쓰지만, 익숙해지면 적을 재료 쪽으로 유인해서 밟아 떨어뜨리는 쪽을 택합니다. 후추는 정말 도망칠 곳이 없을 때만 씁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재료가 떨어지는 연쇄입니다. 위쪽 재료가 떨어지면서 아래 재료를 치면 그 아래 재료도 같이 내려갑니다. 위층부터 순서대로 처리하면 한 번에 여러 층을 정리할 수 있어서, 화면 위를 돌아다니는 시간이 크게 줄어듭니다. 어느 재료를 먼저 밟을지 정하는 게 곧 공략입니다.

오래된 게임의 좋은 예

버거타임은 화면 하나가 곧 문제 하나인 구조입니다. 스테이지가 바뀌면 발판 배치와 재료 위치가 달라지고, 그에 맞춰 동선을 새로 짜야 합니다. 액션 게임이면서 동시에 경로를 계획하는 게임이라, 반사신경만으로는 오래 못 가고 반대로 계획만으로도 안 됩니다.

가정용으로도 여러 기종에 옮겨졌고, 어느 기기에서 만나든 규칙이 똑같아 금방 다시 손에 붙습니다. 화면 구성이 한눈에 들어오고 목표가 분명해서, 처음 보는 사람도 몇 초 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게 되는 종류의 게임입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조작은 이동과 후추뿌리기뿐입니다. 그래서 진입은 아주 쉽고, 대신 스테이지가 올라갈수록 적이 늘고 빨라지면서 압박이 커집니다.

한 스테이지를 실패하면 왜 실패했는지가 분명하게 보이는 게 이 게임의 장점입니다. 동선을 조금 바꾸거나 처리 순서를 뒤집으면 다음 시도에서 바로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다시 시작하는 손이 가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