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커니어스
버커니어스 (Buccaneers SET 1) · 1989 · Duintro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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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기판이 전 세계에 두 대뿐이라고 알려진 게임입니다. 수집가들 사이에서도 실물을 본 사람이 거의 없고, 자료조차 드문드문 남아 있습니다. 그런 게임을 지금 화면으로 띄워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경험입니다.
Buccaneers는 미친 해적 선장에게 붙잡힌 동료 선원들을 구하러 나선 뱃사람의 이야기입니다. 화면을 따라 오른쪽으로 걸어가며 달려드는 해적들을 주먹과 발로 쓰러뜨리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항구에서 지하 감옥까지
무대는 네 단계로 이어집니다. 배가 정박한 항구에서 시작해 해적들이 점거한 마을을 지나고, 성으로 들어간 뒤 마지막에는 성의 지하 감옥까지 내려갑니다. 각 단계 끝에는 반드시 보스가 기다립니다.
적은 계속해서 좌우에서 몰려듭니다. 앞만 보고 걷다가 뒤에서 붙잡히는 일이 흔해서, 화면 양쪽을 번갈아 살피며 위치를 잡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장애물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무작정 달려 나가면 금방 체력이 깎입니다.
조작은 8방향 레버와 두 개의 버튼으로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화려한 연계 기술은 없고, 때리고 차고 피하는 기본 동작으로 승부를 봅니다.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어디서 본 듯한 감촉
이 게임을 해 보면 어딘가 낯익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실제로 이 작품은 1년 앞서 나온 다른 회사의 유명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쳐 만든 것입니다. 배경과 캐릭터를 해적 테마로 바꾸고 구성을 손봤지만, 뼈대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속도입니다. 원본에 비해 전체적으로 느리게 움직이고, 그래서 공격을 넣는 감촉도 더 둔합니다. 원본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차이가 금세 느껴지고,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냥 묵직한 게임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런 개조 작품은 당시 오락실 시장에서 드물지 않았습니다. 인기 있는 기판의 구조를 빌려 새 게임처럼 내놓는 방식이었는데, 대부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이 게임이 이름이라도 남은 건 오히려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희소성이 만든 이야기
현존하는 기판 수가 극히 적다 보니, 이 게임은 내용보다 희귀함으로 먼저 알려졌습니다. 오락실 게임 수집 기록에서도 최하위권의 보급률로 집계되고, 실물 거래 사례를 찾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게임 자체의 완성도를 놓고 보면 걸작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개조 작품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분명하고, 원본이 가지고 있던 시원한 타격감도 상당 부분 잃었습니다.
그럼에도 해 볼 이유는 있습니다. 해적을 소재로 한 오락실 액션 게임 자체가 많지 않고, 항구와 성을 배경으로 한 그림에는 나름의 분위기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라질 뻔한 게임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이 게임의 가장 큰 가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