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글보글 (게임보이컬러·일본판)
타이토 메모리얼 버블 보블 (Taito Memorial Bubble Bobble Japan) · 1999 · Ta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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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층짜리 동굴
이 게임의 구조는 놀랄 만큼 단순합니다. 한 화면이 한 판이고, 그 판의 적을 다 없애면 다음 층으로 내려갑니다. 그런데 이런 층이 백 개를 넘습니다. 발판 배치가 조금씩 달라지고 적의 종류와 수가 늘어나면서, 같은 조작으로 끝까지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갑니다.
동전을 넣고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되는 게임이었습니다. 층수가 표시되기 때문에 어디까지 갔는지가 곧 실력의 증표가 되고, 오락실에서 몇 층까지 갔느냐가 자랑거리였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보글보글(Bubble Bobble)은 아기 공룡 버블룬과 보블룬이 입으로 거품을 뱉어 적을 가두고 터뜨리는 고정 화면 액션입니다. 거품에 갇힌 적은 공중에 떠오르고, 뛰어올라 터뜨리면 사라지면서 과일이 떨어집니다.
조작은 이동과 점프, 거품 뱉기 세 가지뿐입니다. 그런데 거품에 올라탈 수 있고, 거품이 바람을 타고 흐르며, 여러 마리를 한 번에 터뜨리면 점수가 크게 붙는 규칙들이 겹치면서 생각할 거리가 계속 나옵니다.
복각판으로서의 성격
이 판본은 타이토가 자사의 오래된 오락실 명작들을 휴대기기로 다시 낸 복각 시리즈의 하나입니다. 화려하게 뜯어고치기보다 원작의 판 구성과 조작 감각을 그대로 옮기는 데 무게를 두었습니다.
컬러 화면을 쓰기 때문에 원작의 알록달록한 색감이 살아 있고, 작은 화면에 맞춰 캐릭터와 발판이 읽히도록 다듬어져 있습니다. 오락실에서 하던 그 게임을 손에 들고 그대로 하는 것에 가까운 이식입니다.
둘이 할 때 완성됩니다
이 게임은 혼자 해도 재미있지만 둘이 할 때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한 명이 적을 거품에 가두고 다른 한 명이 터뜨리는 식으로 손발이 맞기 시작하면 진행이 훨씬 빨라집니다.
반대로 서로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상대가 애써 모아 둔 거품을 먼저 터뜨려 버리면 점수가 반토막 나기 때문입니다. 이 사소한 신경전 덕분에 옆에 앉은 사람과 계속 말을 하게 되는, 흔치 않은 종류의 게임입니다.
오래 사랑받은 이유
규칙이 몇 초 만에 이해되고, 잘하려고 들면 끝이 없습니다. 거품 발판을 이용한 지름길, 여러 마리 동시 터뜨리기, 특수 아이템이 나오는 조건, 진짜 결말에 이르는 조건까지 파고들 거리가 층층이 쌓여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원제보다 보글보글이라는 이름이 압도적으로 널리 쓰였고, 지금도 그 이름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오락실 문화의 상징 같은 게임이라, 짧게 몇 층만 내려가 봐도 그 시절의 감각이 바로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