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버맨 스페셜
봄버맨 스페셜 (Bomberman Special) · 1986 · Hudson 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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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폭탄에 죽는 게임
이 게임에서 가장 많이 죽는 이유는 적이 아닙니다. 자기가 놓은 폭탄입니다. 폭탄을 놓고 도망쳤는데 길이 막혀 있거나, 불길이 예상보다 길게 뻗어 있거나, 화력을 잔뜩 올려 놓은 걸 잊고 코앞에 폭탄을 두는 식입니다. 이 게임이 오래 사랑받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자업자득의 웃음입니다.
봄버맨(Bomberman Special)은 벽돌로 이루어진 미로 안에서 폭탄을 놓아 벽을 부수고 적을 잡는 액션 게임입니다. 화면은 격자로 나뉘어 있고, 부술 수 없는 단단한 기둥과 폭탄으로 깰 수 있는 벽돌이 섞여 있습니다. 폭탄은 놓고 나서 잠시 뒤에 십자 모양으로 터지며, 그 불길에 닿은 것은 벽이든 적이든 자기 자신이든 전부 사라집니다.
벽을 부수며 넓혀 가는 시야
한 판을 시작하면 대부분의 공간이 벽돌로 막혀 있습니다. 폭탄으로 벽돌을 하나씩 부수며 길을 넓히는 것이 기본 진행입니다. 부순 벽돌 아래에서는 아이템이 나오기도 하고, 다음 판으로 넘어가는 문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문을 폭탄 불길로 다시 때리면 적이 무더기로 쏟아지기 때문에, 문을 찾은 뒤에는 그 근처에서 함부로 폭탄을 놓으면 안 됩니다.
판을 넘어가려면 화면 안의 적을 전부 잡고 문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무작정 벽을 다 부수는 것보다, 적의 이동 경로를 보고 좁은 길목에 폭탄을 놓아 가두는 쪽이 효율적입니다.
화력과 개수, 그리고 특수 능력
아이템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뉩니다. 한 번에 놓을 수 있는 폭탄 개수를 늘리는 것, 폭발 불길의 길이를 늘리는 것, 그리고 이동 속도를 올리는 것입니다. 이 셋이 쌓이면 화면 절반을 한 번에 날려 버릴 수 있게 되지만, 동시에 자기가 도망칠 공간도 그만큼 줄어듭니다. 화력이 세질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는 게 이 게임의 아이러니입니다.
그 밖에 벽돌을 통과하게 해 주는 능력, 폭탄을 통과하게 해 주는 능력, 원할 때 폭탄을 터뜨리는 원격 기폭 같은 특수 아이템도 있습니다. 특히 원격 기폭은 게임의 성격을 바꿔 놓습니다. 폭탄을 미리 깔아 두고 적이 그 자리에 들어온 순간 터뜨릴 수 있게 되어서, 사냥이 훨씬 능동적으로 바뀝니다.
적의 습성 읽기
적은 종류마다 움직이는 방식이 다릅니다. 벽을 따라 단순하게 도는 놈, 무작위로 방향을 바꾸는 놈, 플레이어를 쫓아오는 놈, 그리고 벽을 통과해 버리는 놈까지 있습니다. 벽을 통과하는 적이 나오는 판에서는 안전한 자리가 사라지기 때문에, 먼저 그놈부터 처리하는 게 정석입니다.
적이 몰려 있을 때는 한 번에 정리하려는 욕심을 참아야 합니다. 폭탄 하나로 여럿을 잡으려다 자기 퇴로까지 막히는 일이 흔합니다. 한 마리씩 유인해서 막다른 길로 몰아넣는 편이 안전합니다.
MSX 시절의 봄버맨
이 시리즈는 이후 여러 대 잇는 대전 게임으로 유명해졌지만, MSX 시절에는 혼자 판을 하나씩 깨 나가는 형태가 중심이었습니다. 화면 하나에 한 판이 통째로 들어가고, 짧게 끊어 즐기기 좋은 구성입니다.
단순한 규칙 안에 퇴로 계산과 유인, 아이템 관리가 전부 들어 있어서, 처음 하는 사람도 금방 시작할 수 있으면서 계속 나아질 여지가 있습니다. 지금 해 봐도 폭탄이 터지기 직전에 모퉁이를 돌아 빠져나가는 순간의 긴장감은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