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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머슬 보머

머슬 보머 듀오 (Muscle Bomber Duo Ultimate Team Battle 931206 Etc) · 1993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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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 위에 네 명이 올라오는 순간

격투 게임이 일대일로 굳어 가던 시절에, 이 게임은 링 안에 네 명을 올려놓습니다. 내 파트너가 코너에 서 있고 상대편도 둘입니다. 두들겨 맞다가 코너까지 밀려가 파트너에게 손을 뻗어 태그를 성공시키면, 지쳐 있던 캐릭터가 빠지고 멀쩡한 몸이 뛰어 들어옵니다. 이 교대 한 번으로 판이 뒤집히는 장면이 이 게임의 백미입니다.

반대로 태그를 노리다가 잡혀서 상대 진영 코너로 끌려가면 그때부터는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습니다. 프로레슬링 중계에서 보던 그림이 그대로 게임 규칙이 되어 있습니다.

슈퍼 머슬 보머 스포츠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3)

어떤 게임인가

슈퍼 머슬 보머(Muscle Bomber Duo: Ultimate Team Battle)는 캡콤이 만든 프로레슬링 대전 게임입니다. 앞서 나온 머슬 보머의 태그 매치 버전으로, 근육질 레슬러들이 링 위에서 잡기 기술과 타격을 주고받습니다. 일반 격투 게임처럼 체력을 깎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쓰러진 상대를 눌러 카운트를 세거나 서브미션으로 항복을 받아내야 승부가 납니다.

버튼은 크게 타격과 잡기로 나뉩니다. 서로 붙었을 때 레버를 어느 방향으로 꺾느냐에 따라 나오는 던지기가 달라지고, 잡기 싸움에서는 버튼을 빠르게 눌러 밀어내는 힘겨루기가 벌어집니다. 결국 이 게임의 핵심은 거리 재기가 아니라 붙었을 때의 판단입니다.

슈퍼 머슬 보머 스포츠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3)

태그와 링 밖

태그는 코너에 서 있는 파트너 쪽으로 다가가 손을 맞대면 됩니다. 문제는 그 코너까지 가는 길입니다. 상대는 태그를 막으려고 몸으로 길을 막고, 잡아서 반대편으로 던져 버립니다. 체력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코너로 향하는 몇 걸음이 이 게임에서 가장 긴장되는 구간입니다.

로프에 튕겨 되돌아오는 반동 공격, 코너 기둥에 올라가서 뛰어내리는 공격도 있습니다. 링 밖으로 떨어지면 카운트가 시작되고, 시간 안에 돌아오지 못하면 불이익을 받습니다. 링이라는 좁은 공간과 그 경계를 계속 의식하게 만드는 설계입니다.

캐릭터들

등장하는 레슬러들은 체격과 기술 성향이 뚜렷하게 갈립니다. 몸집이 크고 느린 대신 잡기 한 번의 위력이 큰 타입, 빠르게 움직이며 공중 기술을 쓰는 타입, 타격 위주로 거리를 두고 싸우는 타입이 섞여 있습니다. 태그 매치이다 보니 파트너를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곧 전략이 됩니다. 무거운 캐릭터와 빠른 캐릭터를 섞어 상황에 따라 바꿔 쓰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캐릭터마다 화려한 필살기가 있어서, 조건을 채우면 링 위에서 크게 들어 올려 내리꽂는 연출이 나옵니다. 프로레슬링 팬이라면 어디선가 본 듯한 기술들이 많습니다.

다시 해 보면

대전 격투가 넘쳐나던 1990년대 중반에 이 게임은 조금 다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파동승룡 같은 커맨드 싸움 대신 붙었다 떨어지는 리듬과 카운트 싸움으로 승부가 나기 때문에, 격투 게임을 잘 못 하는 사람도 어느 정도 재미를 볼 수 있습니다.

둘이서 한 팀을 이뤄 다른 두 사람과 붙으면 분위기가 확 살아납니다. 파트너에게 언제 넘길지, 상대의 태그를 어떻게 끊을지 서로 소리치게 되는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