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빅쿠리만 게임보이
슈퍼 빅쿠리만: 전설의 석판 (Super Bikkuriman Densetsu no Sekiban Japan) · 1991 · Hudson 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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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에 딸려 오던 스티커가 게임이 되기까지
빅쿠리만은 원래 초콜릿 과자에 들어 있던 스티커였습니다. 천사와 악마, 신비한 문양의 캐릭터들이 그려진 스티커를 모으려고 일본 아이들이 과자를 사들이면서 사회 현상급 유행이 됐고, 그 인기가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게임으로 번졌습니다.
이 작품도 그 흐름에서 나왔습니다. 게임 자체보다 캐릭터를 보러 오는 사람이 더 많았던 종류의 기획이고, 그래서 원작 팬이라면 반가운 얼굴들이 화면에 계속 나옵니다. 국내에서는 이 캐릭터 문화가 낯설어 유명해지지 못했지만, 일본 아이들에게는 자기가 모으던 스티커 속 인물을 직접 조종한다는 것 자체가 사건이었습니다.
석판을 찾아 떠나는 액션 게임
슈퍼 빅쿠리만 게임보이(Super Bikkuriman: Densetsu no Sekiban)는 원작의 캐릭터들이 전설의 석판을 둘러싸고 벌이는 이야기를 다룬 휴대용 액션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주인공을 조종해 스테이지를 헤쳐 나가며 적을 물리치고 목표 지점에 도달합니다.
기본 구성은 좌우로 진행하는 액션입니다. 점프로 지형을 넘고, 공격으로 적을 처리하며 나아갑니다. 스테이지 사이사이에는 대화 장면이 들어가 이야기를 이어 주는데, 원작을 모르면 이름들이 낯설게 지나가지만 아는 사람에게는 이 부분이 본편입니다.
제목의 석판은 이야기 전체를 굴리는 물건입니다. 이것을 손에 넣으려는 세력과 지키려는 세력의 대립이 진행의 명분이 됩니다.
짧은 판, 반복해서 다듬는 재미
휴대용 게임답게 한 스테이지가 길지 않습니다. 잠깐 꺼내서 한두 판 하기 좋은 길이인데, 적 배치와 지형이 정해져 있어서 반복할수록 확실히 쉬워집니다. 처음에는 무작정 부딪히다가 나중에는 어디서 점프하고 어디서 기다릴지를 알고 움직이게 됩니다.
적을 정면으로 상대하기보다 피해서 지나가는 게 나은 구간이 있고, 반대로 확실히 정리하고 가야 뒤가 편한 구간도 있습니다. 이 판단이 붙기 시작하면 진행 속도가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캐릭터 상품으로 태어난 게임의 자리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일본에서는 인기 캐릭터를 게임으로 옮기는 일이 아주 흔했습니다. 그중 상당수는 게임성보다 캐릭터를 보여 주는 데 무게가 실려 있었고, 이 작품도 그 계보에 놓입니다.
그렇다고 대충 만든 물건은 아닙니다. 작은 화면에 캐릭터 특징을 알아볼 수 있게 그려 넣었고, 스테이지 진행도 흐름이 끊기지 않게 짜여 있습니다. 지금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원작 지식 없이도 단순한 옛 휴대용 액션 게임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고, 빅쿠리만이라는 이름이 반가운 사람이라면 그 시절 유행의 한 조각을 확인하는 셈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