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소리
아임 소리 (Im Sorry 315 5110 Us) · 1985 · Core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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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제목이 미안하다는 뜻의 영어 문장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일본어로 총리를 뜻하는 말과 발음이 비슷합니다. 즉 제목 자체가 말장난이고, 주인공은 당시 뇌물 사건으로 물러난 실존 일본 총리를 본뜬 캐릭터입니다. 그가 미로를 돌며 금괴를 쓸어 담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입니다. 1985년 오락실에 이런 게임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습니다.
아임 소리(I'm Sorry)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미로 안에서 흩어진 금괴를 모두 모으는 액션 게임입니다. 한 화면에 미로가 하나씩 놓여 있고, 곳곳에 금괴와 방해꾼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금괴를 다 모으면 그 판이 끝나고 다음 미로로 넘어갑니다.
미로를 도는 방식
기본은 점 먹기 미로 게임과 같습니다. 통로를 돌며 목표물을 모으고, 쫓아오는 것을 피합니다. 다만 이 게임의 주인공은 그냥 도망만 다니지 않습니다. 점프로 적을 뛰어넘을 수 있고, 얻는 것에 따라 적을 처리할 수도 있습니다. 완전히 무력하지 않다는 점이 순수한 회피형 미로 게임과 다릅니다.
미로마다 배치가 달라 최적의 경로가 달라집니다. 금괴가 통로 곳곳에 흩어져 있는데, 아무 데나 다니면 같은 길을 여러 번 지나게 되고 그동안 적과 마주칠 확률이 올라갑니다. 판을 시작하면 어느 방향으로 돌지를 먼저 정하고 한 방향으로 훑는 것이 안전합니다.
곳곳에 있는 장치도 변수입니다. 지나가면 반응하는 것들이 있어서, 안전해 보이던 통로가 갑자기 막히거나 위험해집니다. 처음 하는 판에서는 이런 것들을 모르고 걸리는 경우가 많고, 몇 번 해보며 어디가 함정인지 외우게 됩니다.
낯익은 얼굴들
이 게임의 진짜 볼거리는 방해꾼들입니다. 그 시절 일본에서 누구나 알던 인물들을 본뜬 캐릭터가 미로를 돌아다닙니다. 유명한 프로레슬러, 세계적인 팝 가수, 육상 선수, 개그맨까지 등장하는데, 물론 이름을 직접 쓰지는 않고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만 그려놓았습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실존 인물의 초상을 허락 없이 게임에 넣는 것도, 현직에 있었던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의 부패를 소재로 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작권과 초상권에 대한 인식이 지금과 완전히 달랐던 시절의 산물입니다.
이 요소들 때문에 이 게임은 해외 유통에서 손질을 거쳤습니다. 지역에 따라 캐릭터의 모습이 바뀐 판본이 있고, 그 차이 자체가 지금은 자료로서 흥미롭습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지점
첫 번째는 갈림길입니다. 미로에서 막다른 길에 들어갔다가 뒤에서 적이 따라 들어오면 빠져나갈 곳이 없습니다. 통로에 들어가기 전에 반대편이 열려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고, 확신이 없으면 큰 통로를 따라 도는 편이 안전합니다.
두 번째는 마지막 금괴입니다. 판을 거의 다 정리하고 마지막 하나를 주우러 갈 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적들이 좁은 범위에 몰려 있고 피할 곳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깊숙한 곳의 금괴를 먼저 처리하고 바깥쪽을 나중에 정리하는 순서가 낫습니다.
세 번째는 점프 타이밍입니다. 적을 뛰어넘는 동작은 정확한 순간에 해야 하고, 너무 일찍 뛰면 착지 지점에서 그대로 부딪힙니다. 적이 코앞에 오기 직전에 뛰는 감각을 몇 번 실패하며 익혀야 합니다.
만든 곳과 그 시절
이 게임을 만든 곳은 세가의 기판을 쓰던 개발사입니다. 그 시절에는 기계를 만드는 회사와 그것을 유통하는 회사가 나뉘어 있는 경우가 많았고, 이름 있는 회사의 로고가 붙은 기계 중에도 실제로는 다른 곳에서 만든 것이 적지 않았습니다.
1985년의 오락실은 아이디어가 거칠게 쏟아지던 곳이었습니다. 무엇을 소재로 삼아도 되던 시기였고, 그래서 지금 보면 황당한 물건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 게임은 그중에서도 극단적인 예입니다.
국내 오락실에서 이 기계를 본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소재 자체가 일본 국내 사정을 알아야 웃을 수 있는 것이었고, 국내에서는 등장인물이 누구인지 알 방법도 없었습니다. 게임 자체는 평범한 미로 액션이지만, 그 시절 오락실이 어디까지 자유로웠는지 보여주는 기록으로서 가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