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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티밋 스파이더맨

얼티밋 스파이더맨 (Ultimate Spider Man E Independent) · 2005 · Acti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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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만 조작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스파이더맨 게임은 셀 수 없이 많이 나왔습니다. 대부분은 당연히 스파이더맨을 조작합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중간중간 플레이어를 반대편에 앉힙니다. 검은 덩어리 같은 몸으로 사람들을 흩어 놓으며 거리를 부수는 쪽을 직접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같은 도시를 두 입장에서 겪는다는 점이 이 게임을 기억에 남게 합니다. 한쪽은 날렵하게 매달리고 휘감으며 사람을 구하고, 다른 한쪽은 무겁고 우악스럽게 밀고 부숩니다. 조작감도 전략도 완전히 달라서, 두 구간 사이를 오갈 때마다 게임이 바뀐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얼티밋 스파이더맨 어드벤처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어드밴스 (2005)

무엇을 하는 게임인가

얼티밋 스파이더맨(Ultimate Spider-Man)은 같은 제목의 만화를 바탕으로 만든 액션 어드벤처입니다. 원작 만화의 그림체를 살린 굵은 윤곽선과 진한 색 화면이 특징이고, 이야기도 만화의 흐름을 따라갑니다.

휴대용 기기판인 이 작품은 옆에서 보는 화면으로 진행합니다. 스파이더맨 구간에서는 벽에 붙어 기어오르고, 거미줄을 쏘아 천장이나 건물에 걸고 매달려 이동하고, 주먹과 발로 적을 정리합니다. 좁은 통로에서는 발로 뛰고, 넓게 트인 곳에서는 거미줄로 건너뛰는 식으로 지형에 맞춰 이동 수단을 바꿔야 합니다.

다른 쪽 구간은 성격이 다릅니다. 벽을 타거나 거미줄로 멀리 가는 대신, 힘으로 부수고 밀어붙이며 나아갑니다. 대신 무언가를 계속 흡수해야 버틸 수 있는 제약이 붙어서, 마냥 느긋하게 돌아다닐 수 없습니다. 시간에 쫓기며 밀어붙이는 감각이 이 구간의 맛입니다.

거미줄 이동에 익숙해지기

처음 붙는 사람이 가장 많이 헤매는 것이 거미줄 이동입니다.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날아가는 게 아니라, 걸 곳이 있어야 하고 걸리는 각도와 놓는 시점이 맞아야 제대로 뻗어 나갑니다. 익숙하지 않으면 허공에 쏘고 그대로 떨어지기를 반복합니다.

요령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갈 방향 앞쪽 위를 노리는 것입니다. 바로 머리 위에 걸면 그 자리에서 시계추처럼 흔들릴 뿐 앞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다른 하나는 놓는 시점입니다. 흔들리며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그 지점에서 놓아야 멀리 날아갑니다. 이 감각만 잡으면 이동이 갑자기 편해지고, 그때부터 게임이 재미있어집니다.

벽 타기도 잘 쓰면 좋은 수단입니다. 적이 몰려 있는 바닥을 지나야 할 때 굳이 뚫고 지나갈 필요 없이, 벽이나 천장으로 붙어 머리 위로 넘어가면 싸움을 통째로 건너뛸 수 있습니다.

싸울 때 막히는 지점

전투는 단순해 보이지만 무작정 버튼을 두드리면 잘 안 됩니다. 적이 여럿일 때 한 명에게 붙어 계속 때리다 보면 반드시 옆이나 뒤에서 맞습니다. 몇 대 때린 뒤 물러나고, 다시 붙는 식으로 끊어 가는 편이 훨씬 안정적입니다.

거미줄은 이동 수단만이 아니라 전투에도 씁니다. 다가오는 적을 묶어 잠시 묶어 두거나 끌어당기면 여럿을 한꺼번에 상대하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손이 바쁘다고 이걸 안 쓰는 사람이 많은데, 쓰기 시작하면 체감 난이도가 크게 내려갑니다.

체력 관리도 중요합니다. 이 게임은 한 번에 크게 깎이는 경우가 적은 대신 잔 피해가 계속 쌓입니다. 굳이 싸우지 않아도 되는 적은 지나쳐 버리는 판단이 후반 구간을 넘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원작의 분위기를 옮겨 온 화면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보는 맛입니다. 만화책 특유의 굵은 선과 단순하고 진한 색을 화면에 그대로 옮겨 놓아서, 작은 화면인데도 무엇이 무엇인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배경과 캐릭터가 확실히 분리되어 보이니 빠르게 움직이는 구간에서도 덜 헷갈립니다.

국내에서도 스파이더맨은 영화와 만화로 익숙한 이름이었고, 휴대용 기기로 즐기는 히어로 액션은 늘 인기 있는 부류였습니다. 한 스테이지가 길지 않아 짧게 켰다 끄기에도 좋습니다. 거미줄로 도시를 가로지르는 그 감각 하나만으로도 지금 해 볼 값어치가 충분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