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언 트릴로지
에일리언 트릴로지 (Alien Trilogy) · 1996 · Acclaim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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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복도 끝에서 삐, 삐 하는 감지기 소리가 점점 빨라집니다. 화면에는 아직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소리만 가까워집니다. 이 게임을 해 본 사람들이 공통으로 기억하는 장면이 바로 이 순간입니다. 영화에서 긴장을 만들던 그 감지기 소리를 게임 안에 그대로 옮겨 놓았고, 그것 하나로 분위기의 절반을 완성했습니다.
에일리언 트릴로지(Alien Trilogy)는 리플리가 되어 시설을 돌아다니며 제노모프를 처치하는 1인칭 총격 게임입니다. 영화 세 편의 무대를 섞어 스테이지로 만들었고, 한 판은 하나의 구역입니다. 지도를 보며 통로를 헤매고, 잠긴 문을 열 카드를 찾고, 튀어나오는 괴물을 쏘는 것이 기본 흐름입니다.
무엇을 하는 게임인가
각 스테이지에는 목표가 걸립니다. 정해진 수의 적을 처치하거나, 특정 지점에 도달하거나, 인질을 구하는 식입니다. 화면 구석에 남은 목표가 표시되므로 무엇이 부족한지 확인하면서 돌아다니면 됩니다.
무기는 권총으로 시작해 펄스 라이플, 화염방사기, 스마트건 순으로 늘어납니다. 영화 팬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반가운 무기들인데, 실제로 손맛도 다릅니다. 펄스 라이플은 연사가 빠르고 탄약이 흔해서 주력으로 쓰기 좋고, 화염방사기는 좁은 통로에서 몰려오는 적을 한 번에 정리할 때 씁니다.
탄약과 체력은 곳곳에 놓여 있지만 넉넉하지 않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아껴 쓰는 감각이 중요해지고, 약한 적에게 좋은 무기를 낭비하면 정작 필요한 순간에 빈손이 됩니다.
길 찾기가 진짜 난관
이 게임에서 가장 많이 막히는 부분은 전투가 아니라 길입니다. 통로가 비슷비슷하게 생겼고 조명이 어두워서, 조금만 돌아다니면 어디를 지나왔는지 헷갈립니다. 지도 기능을 자주 열어 보는 습관이 필수입니다.
잠긴 문을 만나면 대개 어딘가에 열쇠 카드가 있습니다. 카드는 갈림길 끝이나 눈에 잘 띄지 않는 방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아서, 본 길만 따라가면 영영 못 찾습니다. 막혔다 싶으면 지나쳤던 옆길을 하나씩 확인하는 것이 결국 빠릅니다.
바닥이 꺼지거나 유독 물질이 흐르는 구간도 있습니다. 뛰어들기 전에 발밑을 살피고, 건널 수 있는 폭인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적의 종류와 대처
가장 흔한 적은 성체 제노모프입니다. 빠르게 달려들어 근접 공격을 하므로 붙기 전에 처리해야 합니다. 좁은 통로에서 마주치면 뒤로 물러나며 쏘는 것이 정석입니다.
페이스허거는 작고 낮게 기어와서 조준하기 까다롭습니다. 시야에 잘 안 잡히니 감지기 소리가 울리는데 아무것도 안 보이면 바닥을 살펴야 합니다. 알이 놓인 방에서는 알을 미리 부수고 지나가는 것이 안전합니다.
인간형 적도 나옵니다. 총을 쏘기 때문에 원거리에서 체력이 깎이는데, 엄폐물 뒤에서 나왔다 들어가며 상대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분위기로 기억되는 게임
지금 기준으로 보면 조작은 뻣뻣하고 적의 행동도 단순합니다. 위아래를 자유롭게 볼 수 없는 구조라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게임이 오래 회자되는 이유는 영화의 공기를 잘 옮겼기 때문입니다.
어둡고 좁은 통로, 갑자기 켜지고 꺼지는 조명, 감지기 소리가 만드는 압박이 겹쳐서 실제로 무섭습니다. 총격 게임의 완성도보다 그 긴장감을 즐기러 하는 게임에 가깝습니다.
처음 하는 분께
초반에는 탄약을 아끼려 하기보다 무기를 골고루 써 보며 감을 잡으시길 권합니다. 어느 무기가 어떤 상황에 맞는지 알아야 후반에 판단이 빨라집니다.
그리고 지도를 자주 여세요. 이 게임에서 죽는 이유의 상당수는 헤매다가 체력과 탄약을 다 써서입니다. 방향만 제대로 잡으면 생각보다 수월하게 넘어갑니다.
소리를 켜고 하시길 권합니다. 감지기 소리가 적의 접근을 알려 주는 유일한 단서인 구간이 많아서, 소리를 끄면 난이도가 체감상 크게 올라갑니다. 화면이 어두운 것도 의도된 연출이니 밝기를 너무 올리면 오히려 맛이 빠집니다.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진행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무기 이름이나 배경이 되는 시설이 영화에서 온 것들이라, 영화를 알고 있으면 알아보는 재미가 하나 더 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