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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더 돌핀

에코 더 돌핀 (Ecco the Dolphin USA Europe) · 1992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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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빨려 올라간 바다

게임은 평화로운 만에서 시작합니다. 돌고래 무리가 물 위를 뛰어오르며 놀고 있고, 주인공 에코가 가장 높이 뛰어오릅니다. 그런데 착수하는 순간 화면 위로 거대한 소용돌이가 생기더니 물과 물고기와 동료 돌고래를 통째로 빨아들이고, 물이 다시 차오른 자리에는 에코 혼자 남습니다. 이 조용하고 불길한 도입부가 게임 전체의 분위기를 정합니다.

에코 더 돌핀(Ecco the Dolphin)은 사라진 무리를 찾아 바다를 돌아다니는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적을 쏘거나 두들기는 게임이 아니라, 넓은 바닷속을 헤엄쳐 길을 찾고 수수께끼를 푸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화면은 아름다운데 진행은 쉽지 않습니다.

에코 더 돌핀 어드벤처 게임 화면 1 - 메가 드라이브 (1992)

숨과 체력, 두 개의 게이지

에코는 돌고래라 숨을 쉬어야 합니다. 화면에 표시되는 산소 게이지가 계속 줄어들고, 다 떨어지면 체력이 깎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물 위로 올라가 숨을 쉬는 행동이 진행 내내 따라다니고, 천장이 막힌 동굴 안쪽으로 들어갈 때는 어디서 숨을 쉴지부터 계산하게 됩니다.

공격 수단은 몸통 박치기입니다. 헤엄쳐 속도를 붙인 다음 적에게 부딪치는 방식이라, 방향을 잘못 잡으면 오히려 자기가 다칩니다. 상어와 해파리, 게 같은 것들이 좁은 통로를 막고 있을 때는 무리해서 싸우기보다 지나갈 틈을 찾는 편이 낫습니다.

소리로 길을 찾다

이 게임의 특징적인 장치는 음파입니다. 소리를 내면 주변 지형이 잠시 드러나거나, 다른 생물과 대화가 이루어집니다. 물고기에게 말을 걸어 정보를 얻고, 다른 돌고래에게 다음에 갈 곳을 듣습니다.

또 곳곳에 놓인 수정 조각에 음파를 쏘면 문이 열리거나 구조가 바뀝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막혔을 때는 일단 음파를 여기저기 쏴 보는 것이 기본 요령입니다. 화면 안에 힌트가 거의 글로 나오지 않아서, 이 소리로 더듬어 가는 과정 자체가 이 게임의 진행입니다.

아름답고 무서운 바다

스테이지가 진행될수록 바다는 점점 낯설어집니다. 밝은 산호초에서 시작해 빛이 닿지 않는 심해로 내려가고, 나중에는 바다라고 부르기 어려운 공간까지 들어갑니다. 배경 음악도 잔잔하지만 어딘가 서늘해서, 혼자 어두운 물속을 헤엄치고 있으면 묘한 압박감이 듭니다.

난이도가 높기로도 유명합니다.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알기 어렵고, 숨을 못 쉬어 죽는 일이 잦습니다. 그래서 빠르게 진행하려 하기보다 한 구역씩 지형을 외워가며 나아가는 편이 결국 빠릅니다. 액션 게임의 속도감을 기대하면 답답하지만, 조용한 탐험을 좋아한다면 메가드라이브에서 이만한 물건을 찾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