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 포코
우디 포코 (Woody Poco) · 1987 · dB-Soft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훔치면 그 뒤로 계속 도둑입니다
이 게임에는 다른 작품에서 보기 어려운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가게에서 물건을 살 수도 있지만, 돈을 내지 않고 훔쳐 갈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한 번 훔치면 주인공의 모습이 도둑 차림으로 바뀌고, 그 상태가 게임이 끝날 때까지 이어집니다.
모습이 바뀌면 여관과 전당포가 더 이상 받아 주지 않습니다. 쉬어 갈 곳도, 물건을 맡기고 돈을 융통할 곳도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눈앞의 무기 하나를 공짜로 얻는 대신 게임 전체의 살림이 무너집니다. 급할 때 손을 대고 싶어지는데, 그 유혹을 참는 것 자체가 이 게임의 한 부분입니다.
무엇을 하는 게임인가
우디 포코(Woody Poco)는 옆으로 진행하는 액션에 성장 요소를 얹은 게임입니다. 적을 쓰러뜨려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더 좋은 무기를 사서 더 강한 적을 상대할 수 있게 되는 흐름이 뼈대입니다.
화면에서 하는 일은 단순합니다. 좌우로 움직이고, 뛰고, 무기를 휘두릅니다. 하지만 그냥 앞으로 나아가는 액션과 다른 점은 돈과 장비라는 축이 계속 따라다닌다는 겁니다. 지금 가진 무기로 어느 적까지 상대할 수 있는지가 진행 가능한 범위를 정합니다.
마을에는 가게와 여관, 전당포 같은 시설이 있습니다. 무기를 사고, 체력을 회복하고, 필요하면 가진 물건을 맡겨 급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시설들을 어떻게 쓰느냐가 액션 실력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초반에 돈을 모아 두어야 합니다
이 게임에서 가장 흔한 실패 방식은 초반에 서두르는 겁니다. 앞으로 빨리 나아가고 싶은 마음에 돈을 충분히 모으지 않고 진행하면, 어느 지점부터 적이 갑자기 단단해집니다. 그때 가진 무기로는 몇 대를 때려도 쓰러지지 않고, 그사이에 이쪽이 먼저 당합니다.
돌아가서 돈을 벌면 되지 않느냐 싶지만, 약한 무기로 잡을 수 있는 적에게서 나오는 돈은 뒷판 무기값에 한참 못 미칩니다. 결국 초반의 쉬운 구간에서 얼마나 부지런히 벌어 두었느냐가 후반 난이도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요령은 진행을 서두르지 않는 겁니다.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적이 나오는 구간에서 충분히 돈을 모으고, 다음 등급 무기를 산 뒤에 앞으로 나아가는 순서를 지켜야 합니다. 이 게임이 어렵다는 평을 듣는 이유의 상당 부분이 여기에 있습니다.
조심해야 할 것들
체력 관리가 까다롭습니다. 회복은 대체로 시설을 이용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돈이 듭니다. 무기를 사려고 모은 돈이 회복에 계속 새어 나가면 성장이 멈춥니다. 결국 맞지 않고 적을 처리하는 요령을 익히는 게 곧 돈을 버는 길입니다.
적의 위치를 외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런 게임은 대체로 정해진 자리에서 적이 나오므로, 몇 번 죽어 보면 어디서 무엇이 나오는지 알게 됩니다. 알고 들어가면 미리 자리를 잡고 먼저 칠 수 있어 피해가 크게 줄어듭니다.
전당포를 쓰는 판단도 필요합니다. 급할 때 물건을 맡겨 돈을 만들 수 있지만, 맡긴 물건이 정작 필요해지는 상황이 생깁니다. 당장 쓰지 않는 것만 골라 맡기는 게 안전합니다.
그 시절 일본 컴퓨터 게임의 결
이 게임을 만든 곳은 그 시절 일본의 개인용 컴퓨터 쪽에서 활동하던 회사입니다. 처음에는 다른 기종으로 나왔고, 이후 여러 기종으로 옮겨졌습니다. 기종마다 성능이 달라 화면과 조작감에 차이가 생기는 것도 이 시기 컴퓨터 게임의 특징이었습니다.
당시 일본 컴퓨터 게임에는 액션과 성장 요소를 섞은 작품이 여럿 있었습니다. 오락실 게임처럼 반사신경만으로 밀고 나가는 게 아니라, 돈을 모으고 장비를 갖추는 준비 과정을 요구하는 방식입니다. 한 판에 승부를 보는 게 아니라 며칠에 걸쳐 조금씩 나아가는 놀이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일본 컴퓨터 게임이 정식 경로보다 복사된 매체를 통해 돌아다녔습니다. 설명서 없이 게임만 손에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직접 부딪히며 알아내야 했습니다.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면 벌어지는 일 같은 규칙도 대개 한 번 당해 보고서야 알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알아낸 것들을 친구끼리 옮겨 주던 방식이 그 시절의 공략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