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스 군
찬스 군 (Chance Kun Japan) · 1988 · Peni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오락실 야구 게임에는 축구나 농구와 다른 구석이 있습니다. 계속 뛰어다니는 종목이 아니라, 공 하나가 날아오는 짧은 순간에 모든 게 걸리는 종목이기 때문입니다. 투수가 손을 떠난 공이 타석에 닿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인데, 오락실 야구 게임은 바로 그 짧은 순간을 게임 한 판의 중심에 놓습니다. 버튼 하나를 누르는 타이밍이 조금 이르거나 늦었다는 이유로 결과가 완전히 갈리고, 그게 분해서 또 동전을 넣게 됩니다.
Chance Kun은 야구를 소재로 삼은 아케이드 게임입니다. 혼자서 하는 게임이라 사람과 겨루는 대전이 아니라, 기계가 던지는 공을 상대로 주어진 기회를 살려 나가는 쪽입니다. 야구의 규칙을 전부 옮기기보다 타석의 긴장감만 뽑아낸 구성으로,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도 몇 번 해 보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감이 옵니다.
타이밍이 전부인 게임
이런 게임의 핵심은 언제 버튼을 누르느냐입니다. 공이 날아오는 걸 보고 반응하려 하면 대체로 늦습니다. 사람 눈이 공을 확인하고 손가락까지 신호가 가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잘하는 사람은 공을 보고 치는 게 아니라, 던지는 동작을 보고 미리 준비합니다.
같은 이유로 이 장르는 연습한 만큼 정직하게 늘어납니다. 처음에는 열 번에 한두 번 맞던 것이, 몇 십 판 하고 나면 절반 넘게 맞기 시작합니다. 실력이 느는 게 눈에 보이는 종류의 게임이라, 짧게 여러 번 붙잡기에 좋습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곳
초보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모든 공에 손을 대는 것입니다. 오는 족족 휘두르면 나쁜 공까지 건드리게 되고, 결과가 나빠집니다. 야구가 원래 그렇듯 이런 게임도 골라내는 게 절반입니다. 자신 없는 공은 그냥 보내고, 칠 만한 공만 노리는 편이 성적이 낫습니다.
두 번째 실수는 한 번 실패하고 나서 조급해지는 것입니다. 앞 타석에서 놓쳤다고 다음 공을 더 세게 노리려 하면 타이밍이 더 흔들립니다. 이 장르는 마음이 급해질수록 손이 빨라지고, 손이 빨라지면 계속 이르게 휘두르게 됩니다. 한 번 놓쳤을 때 오히려 한 박자 늦춘다는 생각으로 임하면 원래 감각이 돌아옵니다.
세 번째는 화면의 다른 정보를 안 보는 것입니다. 남은 기회가 얼마인지에 따라 지금 이 공을 노려야 할지 참아야 할지가 달라집니다. 여유가 있을 때는 좋은 공만 기다리고, 기회가 얼마 안 남았을 때는 조금 애매해도 손을 대야 합니다.
그 시절 오락실의 스포츠 게임
1980년대 후반 오락실에서 스포츠 게임은 나름의 자리를 갖고 있었습니다. 슈팅이나 액션은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가 너무 커서 초보자가 붙기 어려웠지만, 스포츠 게임은 규칙을 이미 알고 들어오기 때문에 처음 앉아도 무엇을 하는지 알았습니다. 야구는 특히 그랬습니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야구는 누구나 아는 종목이었으니, 화면만 봐도 설명이 필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야구를 소재로 한 아케이드 게임이 여럿 나왔습니다. 본격적으로 아홉 회를 다 치르는 것부터, 타석 장면만 떼어내 짧게 즐기는 것까지 형태가 다양했습니다. 짧은 쪽은 회전이 빨라서 오락실 주인이 좋아했고, 손님 입장에서도 한 판이 금방 끝나 부담이 적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하는 재미
이 게임은 널리 이름이 알려진 작품은 아닙니다. 1980년대 후반에는 크고 작은 회사들이 아케이드 기판을 계속 내놓았고, 그중 다수는 일본 안에서도 잠깐 놓였다가 사라졌습니다. 지금 이런 게임의 자료를 찾기 어려운 것도 그 때문입니다.
대신 이런 작품에는 유명작에 없는 재미가 있습니다. 미리 아는 정보가 없으니 화면을 보고 스스로 규칙을 알아내야 하고, 그 과정 자체가 하나의 놀이가 됩니다. 몇 판 하면서 어떤 공이 어떻게 오는지, 어느 타이밍이 맞는지를 직접 찾아내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됩니다. 그렇게 감을 잡고 나서 기록이 눈에 띄게 올라가는 순간이 이런 게임의 가장 좋은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