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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k Upright) · 1981 · Mid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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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맨의 후속작이 되려 했던 게임

1981년 12월, 밸리 미드웨이는 팩맨의 뒤를 이을 물건으로 이 게임을 내놓았습니다. 미국에서 팩맨을 유통해 엄청난 돈을 번 회사였으니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나온 것은 미로를 도는 게임이 아니라, 외발자전거를 탄 광대가 머리에 뿔이 달린 모자를 쓰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풍선을 받아 내는 게임이었습니다. 팩맨과 유령들이 게스트로 잠깐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게 전부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팩맨만큼 팔리지는 않았습니다.

킥 액션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1)

머리로 받고 발로 차 올리는 게임

킥(Kick)은 화면 아래쪽에서 좌우로만 움직이는 광대를 조종해, 위에서 떨어지는 풍선과 물체를 받아 내는 게임입니다. 조작은 트랙볼입니다. 큼직한 검은 공을 손바닥으로 굴려 광대를 좌우로 몰고, 옆에 달린 커다란 킥 버튼으로 발차기를 합니다. 이 버튼은 기계에 전원이 들어오면 불이 들어오게 되어 있어서, 오락실에서 눈에 잘 띄었습니다.

기본은 머리 위 뾰족한 모자로 떨어지는 것을 꿰는 것입니다. 놓치면 끝이 아닙니다. 바닥에 닿기 전에 발차기로 다시 위로 차 올려 두 번째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게임 이름이 킥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수를 곧바로 만회할 수단이 조작 안에 들어 있다는 게 이 게임의 성격을 결정합니다.

라운드는 두 가지 성격이 번갈아 나옵니다. 떨어지는 것을 머리로 터뜨리며 처리하는 라운드와, 터뜨리지 않고 모자에 차곡차곡 쌓아야 하는 라운드입니다. 후자에서는 일정 개수를 모은 뒤에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어서, 쌓는 동안 균형을 잡으며 다음 것을 받아야 하는 긴장이 생깁니다.

킥 액션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81)

트랙볼이라는 조작

이 게임의 인상은 트랙볼에서 옵니다. 레버는 넣거나 넣지 않거나 둘 중 하나지만 트랙볼은 굴린 만큼 움직입니다. 살짝 밀면 조금, 세게 굴리면 화면 끝까지 갑니다. 그래서 목표 지점 바로 위에 정확히 멈추는 감각을 손으로 익혀야 합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과도하게 굴리는 것입니다. 풍선 위치를 보고 급하게 트랙볼을 밀면 그 자리를 지나쳐 반대쪽으로 빠집니다. 그러면 되돌아오느라 다음 것도 놓칩니다. 요령은 크게 한 번 굴려 대략의 위치로 간 뒤, 짧게 톡톡 쳐서 미세 조정하는 것입니다. 굴리는 힘을 두 단계로 나눠 쓰는 셈입니다.

또 하나는 발차기를 아끼는 것입니다. 발차기는 만회 수단이지 기본기가 아닙니다. 처음부터 차 올릴 생각으로 대충 받으면 리듬이 무너집니다. 머리로 받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정말 놓쳤을 때만 발을 쓰는 것이 안정적입니다. 그리고 화면에 여러 개가 동시에 떨어질 때는 전부 받으려 하지 말고, 확실히 받을 수 있는 것 하나를 고르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킥 액션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81)

1981년이라는 시점

이 게임이 나온 1981년은 오락실이 폭발적으로 커지던 해입니다. 팩맨과 갤러그, 동키콩이 같은 시기에 자리를 잡았고, 회사마다 다음 대박을 찾아 온갖 발상을 시험했습니다. 트랙볼을 쓴 것도 그런 실험의 하나였습니다. 이 시기 트랙볼은 센티피드나 미사일 커맨드 같은 게임에서 쓰이며 레버와 다른 조작감을 보여 주고 있었습니다.

기술적으로 보면 이 게임은 팩맨과 같은 계열의 기판 위에서 돌아갑니다. 화면 구성이 단순하고 움직이는 물체 수도 많지 않은데, 그 시절 기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그만큼이었습니다. 대신 조작 장치에 돈을 들여 차별화를 노렸습니다. 오락실 기계가 소프트웨어만이 아니라 손에 닿는 부품으로도 경쟁하던 시절의 물건입니다.

한국에서는 낯선 이름

한국 오락실에서 이 게임을 봤다는 이야기는 드뭅니다. 1981년이면 국내 오락실 문화가 이제 막 시작되던 때이고, 들어온 기판도 갤러그나 스페이스 인베이더 계열에 쏠려 있었습니다. 트랙볼이 달린 전용 컨트롤 패널은 복제하기도 유지하기도 까다로워서, 이런 조작 장치를 쓰는 게임은 국내에 잘 퍼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 게임을 해 보면 규칙이 단순해서 금방 손에 익습니다. 몇 분이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 알게 되고, 그다음부터는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의 싸움입니다. 짧고 명확한 한 판이라는 점에서 이 시절 오락실 게임의 전형을 잘 보여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