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파크 플레이스테이션판
테마파크 (Theme Park) · 1995 · Electronic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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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칩에 소금을 더 뿌리는 경영
이 게임에는 이상하게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가게에서 파는 감자칩의 소금 양을 조절하는 화면입니다. 소금을 많이 치면 손님이 목이 말라 음료를 더 사고, 그러면 음료 매출이 오릅니다. 놀이공원 경영 게임에서 감자칩 소금 농도를 만지고 있다는 사실이 우스우면서도, 그 잔꾀가 실제로 통한다는 게 이 게임의 성격을 잘 보여 줍니다.
음료수 값을 올리고 소금을 더 치는 사장이 되어 보는 경험은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손님들이 화를 내며 나가 버리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무엇을 하는 게임인가
테마파크(Theme Park)는 빈 땅에 놀이공원을 짓고 운영해 돈을 버는 시뮬레이션입니다. 놀이기구를 놓고, 그 사이를 잇는 길을 깔고, 화장실과 가게를 배치하고, 직원을 고용합니다. 손님이 들어와 표를 사고 놀이기구를 타면 돈이 들어옵니다.
돈이 모이면 더 큰 놀이기구를 사거나 새로운 땅을 사서 공원을 넓힐 수 있습니다. 연구에 투자하면 더 좋은 기구와 시설이 열립니다. 어디에 돈을 먼저 쓸지가 매번 고민거리입니다.
직원은 정비사, 경비원, 청소부, 그리고 손님을 즐겁게 하는 인형탈 배우로 나뉩니다. 각각 하는 일이 다르고, 임금 협상도 해야 합니다. 임금을 짜게 주면 파업이 일어납니다.
손님의 기분을 읽기
이 게임의 핵심은 손님입니다. 손님 한 명을 클릭하면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목이 마른지, 화장실이 급한지, 줄이 너무 길어 짜증이 났는지가 표시됩니다. 이 정보를 보고 부족한 시설을 채워 넣는 것이 운영의 기본입니다.
가장 자주 터지는 문제는 화장실 부족과 청소입니다. 화장실이 멀면 손님이 아무 데나 흘리고 다니고, 그러면 공원이 더러워져 손님이 더 빨리 떠납니다. 청소부를 충분히 두고 순찰 경로를 잡아 주는 것만으로도 공원 평판이 크게 달라집니다.
길 설계도 중요합니다. 놀이기구를 아무리 좋은 걸 놓아도 손님이 그 앞까지 못 가면 소용없습니다. 입구에서 시작해 놀이기구들을 자연스럽게 도는 길을 만들고, 중간중간 가게를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디서 무너지는가
초보자가 가장 많이 망하는 이유는 초반에 너무 크게 벌이는 것입니다. 비싼 놀이기구를 여러 개 사 놓고 나면 정비사 임금과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해 적자가 쌓입니다. 처음에는 값싼 기구 서너 개와 가게 몇 개로 시작해, 흑자가 확인된 다음에 늘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비를 소홀히 하면 놀이기구가 고장 납니다. 심하면 사고가 나고 손님이 다칩니다. 그러면 평판이 곤두박질칩니다. 화려한 기구를 늘리는 것보다 정비사 수를 맞추는 게 먼저입니다.
입장료도 함정입니다. 비싸게 받으면 당장은 좋지만 손님 수가 줄고, 손님이 줄면 가게 매출이 함께 줄어듭니다. 입장료를 낮게 잡고 공원 안에서 돈을 쓰게 만드는 편이 대체로 이득입니다.
만든 곳과 그 시절
이 게임을 만든 팀은 이후 여러 경영 시뮬레이션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사람들이 화면 위에서 저마다 움직이고, 그 움직임이 숫자로 돌아오는 구조를 잘 다루는 팀이었습니다. 놀이공원이라는 소재가 이 방식과 잘 맞았습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고, 각자 원하는 게 다르고, 그 욕구를 채워 주면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나오는 같은 장르 게임들과 비교하면 조작이 투박한 부분이 있습니다. 대신 규칙이 단순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파악하기 쉽습니다.
오래 붙잡는 힘
이 게임에는 끝이 없습니다. 목표 수익을 채우고 새 땅으로 옮겨 갈 수 있지만, 한 공원을 계속 다듬으며 노는 사람도 많습니다. 완성이라는 게 없으니 언제든 손볼 곳이 보입니다.
무엇보다 내가 만든 공간에 사람들이 들어와 돌아다니는 광경 자체가 즐겁습니다. 줄이 길게 늘어선 인기 놀이기구 앞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매출과 상관없이 뿌듯해집니다. 경영 게임인데도 결국 마지막에 남는 건 이 장면이라는 점이, 이 작품이 오래 회자되는 이유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