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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맨 (게임보이컬러)

팩맨 스페셜 컬러 에디션 (Pac Man Special Color Edition USA) · 1999 · Na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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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오락실의 상징이 손바닥 안으로

노란 동그라미가 입을 벌렸다 닫으며 미로를 돌아다니는 모습은, 게임이라는 것을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사람도 알아봅니다. 팩맨은 게임 캐릭터가 문화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걸 처음 보여 준 사례에 가깝습니다. 오락실 기계뿐 아니라 인형, 문구류, 만화까지 뻗어 나갔으니까요.

이 작품은 그 팩맨을 휴대용 컬러 기기에 옮겨 담은 판본입니다. 오락실에서 동전을 넣고 하던 그 게임을, 색이 들어간 작은 화면으로 어디서나 할 수 있게 만든 것이지요. 단순한 이식에 그치지 않고 컬러 기기에 맞춰 화면을 다듬고 즐길 거리를 덧붙였습니다.

팩맨 (게임보이컬러) 액션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컬러 (1999)

무엇을 하는 게임인가

팩맨(Pac-Man)은 미로 안에 뿌려진 점을 전부 먹으면 한 판이 끝나는 게임입니다. 조작은 상하좌우 네 방향뿐이고 버튼은 없습니다. 규칙을 배우는 데 십 초면 충분한데, 제대로 잘하려면 한참이 걸립니다.

미로 안에는 유령 넷이 돌아다닙니다. 이들에게 닿으면 잔기를 하나 잃습니다. 대항할 수단은 미로 네 귀퉁이에 놓인 큰 점입니다. 이것을 먹으면 잠시 동안 유령들이 파랗게 질려 도망치고, 그동안은 거꾸로 팩맨이 유령을 잡아먹을 수 있습니다. 연달아 잡을수록 점수가 배로 뛰어서, 이 짧은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점수를 크게 가릅니다.

중간중간 미로 가운데에 과일이 나타납니다. 이것도 점수인데, 잠깐 있다 사라지므로 가지러 갈지 말지 판단해야 합니다. 욕심내다 유령에 둘러싸이는 게 초보자의 단골 실수입니다.

유령 넷은 각자 성격이 다릅니다

팩맨이 오래 사랑받은 가장 큰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유령 넷이 똑같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어떤 유령은 집요하게 뒤를 쫓아오고, 어떤 유령은 앞질러 가로막으려 하고, 어떤 유령은 제멋대로 돌아다닙니다. 그래서 넷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게 아니라 각각 다른 방향에서 압박이 들어옵니다.

이걸 모르면 그저 무섭게만 느껴지지만, 알고 나면 길이 보입니다. 뒤를 쫓는 유령은 계속 달아나면서 거리를 벌 수 있고, 앞을 막으려는 유령은 오히려 방향을 갑자기 틀어 따돌릴 수 있습니다. 유령들이 잠시 흩어져 각자 구석으로 물러나는 구간도 있으니, 그 타이밍에 위험한 자리의 점을 정리해 두면 편합니다.

미로 양옆의 통로도 잘 쓰면 목숨을 구합니다. 한쪽으로 들어가면 반대쪽으로 나오는 그 길은, 쫓기는 상황에서 거리를 한 번에 벌 수 있는 탈출구입니다. 다만 나오는 자리를 기다리는 유령이 있으면 그대로 잡히니, 상황을 보고 써야 합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넘어야 할 것

가장 흔한 실수는 남은 점을 찾아 미로를 헤매는 것입니다. 판 후반에 점이 몇 개 안 남으면 그걸 찾아다니느라 위험한 곳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처음부터 한쪽 구역을 확실히 비우고 옆 구역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차근차근 정리하면 이 상황이 덜 생깁니다.

두 번째는 큰 점을 아무 때나 먹는 것입니다. 지나가다 무심코 먹으면 유령이 멀리 있을 때 효과가 시작되어 한 마리도 못 잡고 끝납니다. 유령 몇이 가까이 몰려오기를 기다렸다가 먹으면 연달아 잡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방향을 늦게 꺾는 것입니다. 팩맨은 갈림길에 도착하기 직전에 미리 방향을 입력해 두면 그 자리에서 매끄럽게 돕니다. 도착한 뒤에 누르면 한 박자 느려지고, 그 한 박자가 잡히느냐 마느냐를 가릅니다.

색이 들어간 팩맨

흑백 화면으로 팩맨을 하면 유령 넷을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유령마다 색이 다른 게 이 게임의 중요한 정보입니다. 색을 보고 어떤 성격의 유령인지 알아야 대응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컬러 기기로 넘어온 이 판본은 단순히 보기 좋아진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하기 편해진 판본입니다.

국내 오락실과 문방구 앞에서도 팩맨은 아주 이른 시기부터 놓여 있던 게임이었습니다. 규칙이 쉬워 어린아이도 붙을 수 있었고, 동전 하나로 오래 버티는 사람이 있으면 구경꾼이 모였습니다. 지금 해 봐도 그 단순함이 전혀 촌스럽지 않습니다. 배울 게 없는데 늘 더 잘할 여지가 남아 있는, 흔치 않은 설계입니다.